적폐화두 끝났다.. 차기 대선 '국민의 요구'는 미래비전·통합 [새로운 리더의 출현]

장민권 2021. 1. 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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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치 리더십의 요건
산업구조 변화 대응 책임 막중
전문가 "미래·통합이 시대정신"
'인물난' 野 덕분에 반사익 본 與
윤석열 총장 정치적 부상에 촉각
친문진영 지지 여부가 최대변수
이낙연·이재명 구도 변화 전망도
2022년 3월 8일 대통령선거까지 불과 1년2개월여를 앞두고 차기 대선 승리를 거머쥐기 위한 여야 정치권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양강구도가 형성된 여권에 맞서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범야권 재편론을 꺼내든 야권의 잠룡들도 본격적으로 대권 가도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차기 대통령은 코로나19라는 미증유 사태로 발생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급속도로 재편되는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 또 여야 정치권의 극한대립 속에 소모적인 진영논리를 타파하고 국민들을 한데 모을 통합의 리더십도 요구받고 있다.

■ 차기 대통령 덕목 '미래비전·통합'

국내 정치전문가들은 차기 대통령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미래비전'을 꼽았다.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어 산업구조 대격변이 예고된 가운데 국가 장기적 성장전략과 정책방향을 구상하고, 이를 설득력 있게 국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은 "우리 정치 리더십은 기업처럼 더 큰 성장을 위해 경쟁조직과도 협력하는 미래설계 측면에서 부족하다. 앞으로도 적폐청산에만 묶여 있는 건 국민들이 원하는 모습은 아닐 것"이라며 "차기 대통령은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에 맞춰 미래에 대한 확실한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지방 소멸을 넘어 국가가 소멸할 수도 있는 시대에 노출된 위기를 극복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군지가 차기 대선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기 대통령에게 극단으로 나뉘고 있는 진보와 보수 대립을 봉합할 '통합'의 리더십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촉발된 광화문과 서초동 집회는 보수와 진보진영 간 이분법제 대립이 심화된 우리 사회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특히 지난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하며 행정과 입법 분야를 독식한 정부·여당의 독주는 더욱 고착화됐고, 여야가 타협을 모색하는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로 대표되는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려는 여권과 이를 막으려는 야권의 충돌,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등 극단적 진영논리와 '편가르기'만 득세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럼에도 최종적으로 진영 갈등을 중재하고 국민들을 통합해야 할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잘 보이지 않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많았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여러 갈등과 이해충돌 상황을 중재하는 리더십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특정 진영이나 집권세력의 수장으로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아 여야를 아우르는 관용과 포용의 리더십은 상당히 아쉬운 면이 있다"며 "차기 지도자는 너무 양극단으로 갈라져 있어 중도적 관점에서 통합하는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한 교수도 "지지층에 많이 의존하고 있어 초당적·초국가적 과제에 설득을 해나가며 국민 전체의 공감을 받는 건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선 뛰어든 잠룡들 운명 판가름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20대 대선이 1년도 안남아 여야 잠룡들도 세 결집에 나서며 대선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여권에선 '대세론'이 한풀 꺾인 이낙연 대표를 이재명 지사가 잇단 선명성 행보로 존재감을 부각시켜 바짝 따라붙으면서 두 후보가 연일 초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당내 최대 세력인 친문(친문재인) 진영 적자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여권 대권 판도 최대변수로 꼽히는 친문 진영이 누구의 손을 잡을지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줄곧 친문 진영과 대립각을 세워온 이재명 지사보다 문재인정부 초대이자 최장수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대표에게 일단 친문의 시선이 향하고 있지만, 정세균 국무총리 등 제3의 후보군과 손을 잡을 것이란 관측도 여전하다.

이준한 교수는 "현재는 이재명·이낙연 구도지만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위기상황에서 경륜을 갖춘 안정감 있는 후보나 세대교체를 이룰 후보가 나올 수 있다. 정세균 총리 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당내 '86그룹' 인사들이 계속 대선 후보로 호명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와 달리 여권을 뒤쫓아야 하는 추격자 입장인 보수야권은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채 좀처럼 여권으로부터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무소속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후보군만 난립할 뿐 각종 대권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집계된 지지율은 여권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정책, 검찰개혁 과정에서의 잇단 잡음 등 문재인정부의 실정에도 보수야권에서 참신함과 중량감을 갖춘 대권 후보를 키워내지 못하면서 여권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준한 교수는 "야권 후보들은 경륜이나 안정감을 보여주거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측면에서 여권에 비해 조금 부족해보인다"며 "각자 능력 대신 여권의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대는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최창렬 교수도 "야당의 무력함 때문에 여권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게 된 것"이라며 "과거에 대선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주자들로는 야당이 이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야권이 대선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선 '정부심판론'을 기치로 내세워 보수진영을 한데 묶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무엇보다 야권 후보로 분류돼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윤석열 총장의 정계 입문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윤 총장이 야권 후보로서 대선 출마를 결심하고 보수진영도 이에 동의할 경우 윤 총장을 중심으로 야권뿐 아니라 전체 대권 지형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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