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세계 거장들은 '코로나 시대'를 쓴다
노벨문학상 거장 잇따라 귀환
스티븐 핑커·리처드 도킨스도 신작
빌 게이츠는 '기후 재앙을..' 펴내
연초부터 두 명의 노벨문학상 작가가 귀환한다.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는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으로 장편소설을 발표한다. '클라라와 태양(Klara and the sun)'은 민음사에서 4월 중 출간된다. 고도로 발달된 지능을 지닌 인공지능(AI) 로봇 클라라가 인간 사회에서 인간의 감정을 배우고 교감하며 기적을 만들어내는 이야기. 로봇 판매매장 쇼윈도에 앉아 팔리기를 기다리면서 스쳐가는 인간을 관찰하며, 인간에게 선택되어 가족으로 입양되기를 바라는 클라라의 소망은 이루어질까. 영국 파버 출판사 편집국장 앵거스 카질은 "다른 곳으로부터 '지금-이곳'에 간절하게 이야기를 건네는 인간의 마음에 관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7월에는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르한 파무크의 '페스트의 밤'(민음사)이 출간된다. 20세기 초, 터키와 그리스 사이의 한 섬에 '3차 페스트 범유행'이라 불린 가래톳 페스트가 창궐해 정치, 사회, 경제가 카오스에 빠지는 이야기다. 코로나19와 과거 페스트, 콜레라를 겹쳐 본 뒤 오르한 파무크는 '부정'과 '왜곡'과 '조작', 그리고 '소문'과 '거짓정보'라는 공통점을 발견해낸다.
올해는 코로나 이후의 시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포스트 키신저로 불리는 국제외교 전문가인 CNN 진행자 퍼리드 저카리아의 신작도 3월 출간된다. '개편된 세계에서 알아야 할 10가지'(민음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시개발, 인공지능, 세계경제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미래를 내다보는 책이다.
경제서 중에는 1월 말 출간되는 존 D 터너와 윌리엄 퀸이 공저한 '버블, 부의 대전환'(다산북스)이 기대작이다. 인류 최초의 버블부터 현재까지 300년 역사를 뒤흔든 버블과 경제를 살펴본다. 왜, 무엇이 버블을 만들었으며 누가 그것을 이용해 부를 잃고 누군가는 이익을 얻었는지 반복되는 호황과 불황의 주기를 바탕으로 통찰력을 제공한다. 파이낸셜타임스 선정 2020년 올해의 경제경영서다.
재치 있는 경제학자 팀 하포드의 '세상에서 가장 짧은 경제학'(세종서적)도 나온다.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자전거, 벌집, 스프레드시트 등을 현대 경제를 만든 사물들로 소개하며, 여기에 깃든 역사적 의미와 경제 지식을 전한다.
과학도서 중에는 2월 출간되는 스티븐 핑커의 '지금 다시 계몽'(사이언스북스)이 눈길을 끈다. 세계는 정말 멸망해 가는 중인지 인지과학자 스티븐 핑거 하버드대 교수는 진보를 증명하는 객관적인 데이터로 해석하며 계몽주의, 즉 지식이 인간의 번영을 증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강조한다.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도 '신, 만들어진 위험'(김영사)으로 돌아온다. 신이 없는 세상을 꿈꾸는 무신론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다. 전 세계의 백신 전쟁을 지휘하고 있는 빌 게이츠도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김영사)을 펴낸다.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진행해온 환경·기후 관련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기후 재앙을 피할 실현 가능한 해법을 제시한다. 애덤 쿠차르스키 런던대 교수의 '수학자가 알려주는 전염의 원리'(세종서적)는 수학자이자 역학자인 저자가 바이러스, 투자 버블, 가짜뉴스 등 퍼져나가는 '전염의 원리'를 밝혀내는 책이다.
전작이 극찬을 받은 에세이 작가들의 신작도 풍성하다. 페미니스트 작가 리베카 솔닛이 새로 쓴 신데렐라 이야기 '다시 쓰는 신데렐라'(반비)는 4월 만날 수 있다. 매를 조련하는 이야기로 극찬을 받은 '메이블 이야기'의 헬렌 맥도널드의 신작 '저녁의 비행'(판미동)도 7월에 나온다. 동물과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이 담긴 41편의 에세이 모음집이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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