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임박한 쌍용차..법정관리 위기 조기 탈출 성공하나

송승현 2021. 1. 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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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엔카 사장 "이번주 텀시트 희망..2월 28일 전 매각 완료"
마힌드라, 지분 30%까지 낮추고 25% 감자 실시 예정
협력업체와 납품 협상 난항..매각 소식에 '청신호' 켜지나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전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으로 유예기간을 번 쌍용자동차(003620)가 매각협상에서도 상당 부분 진척을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이르면 이번 주 내 매각 대상자와 주요 조건에 합의할 수도 있다고 밝힌 만큼 위기 극복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3일 인도 외신에 따르면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쌍용차 매각과 관련한 주요조건 협의(텀시트)가 거의 이뤄졌다”며 “다음 달 28일 전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로 기한 내에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쌍용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엔카 사장은 지난해 4월부터 쌍용차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앞서 법원이 쌍용차가 신청한 ARS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면서, 오는 2월 28일까지 기업회생절차 개시가 연기된 만큼 기한 내에 매각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완 고에칸 마힌드라 사장. (사진=쌍용자동차)

새 투자자 통해 해외 금융기관 대출 해소‥법정관리 위기 조기 탈출

마힌드라 그룹은 현재 약 74.7%의 쌍용차 지분을 30%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아울러 인도중앙은행과 협의를 통해 25% 감자(보유 주식을 줄이는 것)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힌드라 그룹은 쌍용차 매각 발표 이후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와 협상을 벌여온 바 있다. 하지만 마힌드라 그룹이 협상 진척을 보인 곳이 HAAH오토모티브인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관건은 인도 정부의 의지다. 마힌드라 그룹은 감자를 통해 보유 주식 수를 줄이고 쌍용차를 매각하려고 했으나, 인도 정부가 쌍용차의 매각 방식은 자국 기업의 해외 보유 지분 매각 시 제한선(25%)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불허한 상태다. 다만 마힌드라 그룹이 내달 내 매각 완료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인도 정부의 규정 위반도 어느 정도 해소할 길이 열린 것으로 관측된다.

마힌드라 그룹은 쌍용차 지분 74.7% 인수를 위해 5억6400만달러(6200억원)가량을 투입했으나, 실제 매각이 성사된다면 가격은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 쌍용차 인수 이후에도 2016년부터 4분기 이후 15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더욱 악화되며 기업회생절차 신청까지 간 상태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마힌드라그룹은 지난해 12월 15일(현지시간) 인도 증권거래소에 쌍용차가 갚지 못한 외국계 은행의 대출 600억원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다고 공시한 상태라 매각 외에도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쌍용차는 먼저 해외금융기관 대출원리금을 상환해 법정관리 위기를 조기에 탈출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900억원 규모의 산업은행 대출원리금과 150억원의 우리은행 대출원리금에 대해서는 대출만기 연장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협력업체와 협상 ‘청신호’‥“생산판매활동 유지 위해 힘쓸 것”

쌍용차 매각에 속도가 붙은 만큼 협력업체들의 납품 중단으로 빚어진 공장 가동 중단 위기도 해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쌍용차는 지난달 23일 현대모비스(012330)와 S&T중공업(003570) 등 주요 부품사 5곳이 부품 납품을 거부하면서 같은달 12월 24일과 28일 이틀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현대모비스와 S&T중공업(003570)이 대승적 차원에서 공급 재개를 했지만 LG하우시스, 보그워너오창, 콘티넨탈오토모티브 등과는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재고 부품을 활용해 공장 가동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곧 소진될 예정이다. 부품사들도 주거래 은행들이 쌍용차 부품 공급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쉽사리 납품 재개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만일 연초부터 재차 공장 가동이 중단된다면, 정상적인 생산판매활동을 전제로 세운 ARS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된다.

하지만 쌍용차 매각이 속도를 내면서 공장 재개를 위한 협력업체들과의 협상 과정도 한층 쉬워질 전망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2월 28일까지 새로운 투자자를 통해 위기를 탈출한다는 계획은 변함없다”며 “부품 협력업체와 협상 타결을 통한 공장 가동을 통해 정상적인 생산판매활동을 유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dindibu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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