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표절·마약투약·코로나19 등.. 2020년 방송가 사건사고들
지난 한해 방송가는 논문표절·마약투약·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각종 사건사고로 바람 잘 날 없었다. 전문가들은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며 시청자들도 계속 이같은 사건들이 반복되는 것은 방송계 전반에 여전히 안이한 인식이 깔려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 시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사건 당사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사 스타 강사 설민석씨는 역사 왜곡 논란에 이어 논문표절 의혹으로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대표적인 에듀테이너인 설 씨는 타고난 입담에 명쾌한 강의로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고 MBC ‘선을 넘는 녀석들’과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등에서 수년간 활약해왔다. 그러나 자신의 전공인 한국사를 넘어 TV 안팎에서 세계사와 음악사 등 다른 분야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부족한 지식이 노출됐고, ‘진짜 전문가’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게다가 연세대 교육대학원 석사 논문을 절반 이상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설씨는 사과와 함께 모든 방송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트로트 가수 홍진영도 논문표절로 구설에 올랐다. 홍진영은 조선대 무역학과 석사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가 표절 심의 사이트 ‘카피킬러’ 검사 결과 표절률 74%를 기록했다. 홍진영 측은 처음에는 사실을 부인했지만, 이후 석박사 논문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조선대 측은 홍진영의 석사 논문을 잠정 표절로 결론 내렸다.
마약 사건도 계속됐다. 보이그룹 비투비의 래퍼 정일훈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지난 7월 검찰에 송치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31일 “신중한 논의 끝에 더 이상 그룹에 피해를 끼칠 수 없다는 (정일훈) 본인의 의견을 존중해 금일을 기점으로 그의 팀 탈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일훈은 이번 일로 많은 팬분의 신뢰를 깨뜨리고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회사 역시 엄중히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비투비는 앞으로 6인(서은광·이민혁·이창섭·임현식·프니엘·육성재) 체제로 활동할 예정이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집행유예 기간인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도 최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황씨는 지난해 7월 필로폰 투약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황씨는 2015~2019년 지인과 함께 자신의 주거지인 서울에서 일회용 주사기를 이용해 향정신성 의약품을 수차례 투약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지난해 2~3월에 가수 겸 배우이자 옛 연인인 박유천씨와 함께 필로폰 1.5g을 3차례 매수한 뒤 6차례 투약한 혐의도 포함됐다. 지난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재벌가 외손녀, 집행유예 기간에도 꾸준히 재범을 저지르는 마약 사범 황 씨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방송가 덮친 코로나19
코로나19 확산은 방송가도 피하지 못했다. 최근 SBS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자 가운데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개그맨 김영철 등 밀접 접촉자들은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SBS는 확진자의 사내 동선을 파악해 방역을 마쳤고, 접촉자들을 확인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MBC 상암동 사옥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 중이다. 지난 18일 예능 ‘선을 넘는 녀석들’ 조연출과 예능 ‘복면가왕’ 녹화에 참여한 외부 카메라 감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20일 청소노동자, 22일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 스태프가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확산세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2020 KBS 가요대축제’는 그룹 골든차일드의 멤버 재현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출연자들이 잇달아 진단 검사를 받기도 했다. 최근 가수 청하, ‘미스터트롯’ 이찬원 등 연예인들의 코로나19 확진 소식도 시청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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