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빌런 NO'..김남희 "'스위트홈' 만족도 50점! 그래도 감사" [★FULL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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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빌런인 줄 알았는데 완벽하게 스위트한 캐릭터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재헌을 연기한 배우 김남희(34)의 이야기다.
신선한 이야기와 긴박한 서스펜스로 수많은 팬을 양산하며 누적 조회수 12억뷰 이상을 기록한 인기 웹툰 '스위트홈'이 원작이다.
-'스위트홈' 인기 뿐만 아니라 정재헌 캐릭터 인기를 예상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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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빌런인 줄 알았는데 완벽하게 스위트한 캐릭터였다.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만화 같은 대사도 특유의 목소리로 승화시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재헌을 연기한 배우 김남희(34)의 이야기다. 그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50점을 부여했다. 만약에 시즌2가 제작된다고 해도 자신은 출연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NO"라고 말했다.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 분)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다. 신선한 이야기와 긴박한 서스펜스로 수많은 팬을 양산하며 누적 조회수 12억뷰 이상을 기록한 인기 웹툰 '스위트홈'이 원작이다.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 차트를 제공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스위트홈'은 12월 25일 기준 미국 내 넷플릭스 TV쇼 부문 일일 랭킹 3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 드라마 최초의 기록이다. 뿐만 아니라 유럽, 북미, 남미, 아시아 등 대륙을 가리지 않고 70여 개국에서 일일 톱 랭킹 10위 내를 유지하고 있다.
김남희는 극중 정재헌 역을 맡았다. 정재헌은 국어 교사이자 기독교 신자다. 조용하고 얌전한 말투, 성격과 달리 검도를 수련한 경험을 살려 날이 선 진검을 무기로 괴물과 싸운다. 남을 위해 목숨을 걸 정도로 선과 정의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가진 인물이다.
-'스위트홈'의 글로벌한 인기에 대해 실감하고 있나.
▶ 영어를 읽지 못해서 190여 개국의 반응은 잘 모르겠다. 영어로 올라오는 리뷰나 댓글들을 본 적 있다. 부정적인 말인지 긍정적인 말인지 확인은 안 된다. '나이스' '굿' '그레이트' 이런 단어는 보면 좋은 반응이구나 싶다. 월드 와이드한 반응을 직접적으로는 느끼지 못한다. 한국 팬분들의 반응은 충분히 알고 있다.
-'스위트홈' 인기 뿐만 아니라 정재헌 캐릭터 인기를 예상했나.
▶ 진짜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다. 재헌은 이 드라마에서 전체적인 주인공도 아니다. 사람들을 위해서 도와준다. 말 그대로 조연이다. 이렇게까까지 인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감독님이 잘 만들어주신 것 같다.
-이응복 감독과 벌써 세 번째 만남이다.
▶ 감독님은 언제나 한결 같으시다. 감독님은 한결 같은데 제가 한결 같지 않은 것 같다. 부딪히는 부분도 있었지만 배우로서 완수해야하는 목적성이 있기에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다. 감독님과는 의외로 대화를 많이 하지 않는다. 대화가 거의 없다. 정말 간단하게 '어떻게 할꺼냐', '이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하는 게 전부다. 평소에 사담을 거의 안 하신다. 일 이야기만 하신다. 그래도 우리나라 최고의 드라마 감독이자 연출자와 함께 꾸준히 작업한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는 거 말고는 없다.
-이응복의 페르소나라는 말이 있는데. 왜 이응복 감독이 김남희를 찾는지 물어본 적 있나.
▶ 저 말고도 페르소나가 있다. 김갑수 선배님, 조우진 선배님처럼 꾸준히 작업을 하고 계신 선배님들이 있다. 예전 작품들을 우연히 다시 보면 '도깨비'에도 나오셨네, '미스터 션샤인'에도 나오셨네, '태양의 후예'에도 나오셨네라고 했다. 제가 부각이 됐지만, 감독님이 의외로 의리파다. 단역부터 주조연 배우들까지 꾸준히 함께 하려고 하신다. 제가 감독님의 단독 페르소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님께서 저를 많이 애정하시는 것 같으면서도 많은 질타를 해주신다.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 감독님이 '우리가 만날 인연이었던 것 같다'고 하시는 걸 보면 묘한 끌림이 있었지 않을까 싶다. 만족스럽게 최선을 다하려고 했던 게 세 번째 연이 된 것 같다. '스위트홈' 이후로는 장담을 못하겠다. 감독님께서 예쁘게 봐주실지는 장담할 수 없어서 노력해야할 것 같다.
-재헌을 어떻게 분석하고 연기했나.
▶ 재헌은 서브 텍스트가 많다. 전사는 설명이 없지만, 과거에 어떻게 살았는지 대사로 알려준다. 가령 '알콜 중독자였습니다', '국어 선생님입니다', '주님' 등으로 설명했다. 다양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더니 연기적으로 어려웠다. 목사님 같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면서 검도를 하는 무사 그리고 로맨티스트다. 또 국어 선생님이자 유머러스한 모습도 있어야 했다. 이 캐릭터를 한 가지 모습으로 담기 어려워서 감독님이 '이럴수록 담백하게 가자'라고 하시더라. 모든 걸 담고 있는데 표현을 하지 않는 사람처럼 묵묵하게 표현했다. 재헌을 기독교 빌런이라고 하는데 초반엔 그렇게 하다가 후반부에는 남들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준비된 사람으로 보여주려고 했다.
-극중 재헌의 대사가 만화 같은데. 처음 대사를 접했을 때 어땠나.
▶ 재헌이는 문어체적인 대사가 많았다.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이 대사를 잘할 수 있을까?'라는 말이 있었다. 제가 연극을 많이 했었고, 셰익스피어 연극을 해봤기 때문에 감독님께서도 '네가 연극을 해봤으니 이런 문어체 같은 대사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씀해주셨다. 자칫 우스꽝스럽거나 오글거릴 것 같지만, 자연스럽게사람처럼 녹여달라는 지문이 있었다. 제 스스로가 부끄럽다고 느끼고, 멋있는 척을 했다면 더 오글거렸을 것 같다. 최대한 담백하고 자연스럽게 대사를 했다. 재헌이는 '이렇게 대답할 거 같은 사람'이라고 상상하면서 대사를 준비했다. 사실 처음에 대본 받았을 때 당황스러웠다. 일상에서 쓰는 말이 아닌데 이 말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오히려 그게 도움이 됐다. 재헌이는 '되게 독특한 사람', '알고보니 괜찮은 사람'이라고 작용이 됐다.
-박규영과의 애틋한 러브 라인도 화제가 됐다.
▶ 사실 감독님과 재헌, 지수를 준비할 때 러브 라인을 정해두고 한 건 아니었다. 상황이 힘드니까 자연스럽게 도와주다 보니 정이 생기고,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어느 정도 연인의 마음으로 발전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재헌은 떠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연기를 하면서도 소위 말하는 러브 라인에 대해서 크게 생각을 하고 연기하지 않았다. 생존해야하는 목적성이 강했다. 전쟁통에 출산율이 높듯이 어려우니까 더 마음이 간 것 같다. 유튜브나 블로그 보면 지수와 재헌의 러브 라인을 애틋하게 생각해 주신 분들이 많더라. 우리가 이렇게까지 생각하면서 연기하지는 않았다. 해석을 더 잘해주시는 것 같았다. 감독님이 재헌과 지수에 애착이 있어 소통을 많이 하면서 작업을 해나갔다.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저희 둘은 현장에서 감독님의 욕심이 많은 캐릭터라고 느껴졌다.
-끝까지 선한 인물인 재헌의 반전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준비한 장치 또는 디테일이 있나.
▶ 처음에 재헌이 '국어 교사다', '교회를 간다', '전도는 아니다'라며 얌전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이건 의도하고 연기한 건 아니다. 대본대로 충실하게 했다. 요즘 사회가 본의 아니게 독실한 기독교 신자들을 비하하는 분위기가 있더라. 재헌은 자연스럽게 '저 친구 수상하다', '지수 괴롭히겠다', '십자가 괴물이 돼서 죽일 것 같다'라는 말이 있었다. 그 포인트에서 반전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 처음 보인 모습과 갑자기 칼을 들고 사람을 구한다. 언제나 반전이 있을거야 했는데 마지막에 죽음을 맞는다. 지수와 처음 만났을 때 독실한 기독교 신자 모습이 첫 번째 포인트였던 것 같다. 중간중간 칼을 닦는 모습에서 복합적인 면을 보여주려고 했다.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칼을 닦는건 지 해치려고 닦는건지 이중적으로 느껴지게 연기하려고 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
-실제로 종교인인지.
▶ 저희 집안이 기독교다. 그래서 저도 모태 신앙이다.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교회를 다녔다. 나이가 들면서 귀찮아졌는지 교회를 안 다니기 시작했다. 가끔씩 집안에서 크리스마스나 연말 신년 가족 행사식으로 교회를 간다. 근래에는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 무교로 봐야할 것 같다. 현재는 무교지만, 기독교 신자에 대한 경험이 있어서 그때의 경험으로 연기했다.
-만약 '스위트홈' 시즌 2가 제작된다면, 재헌은 나올 수 있을까.
▶ 제가 알기로는 재헌은 정확히 완벽하게 죽었다. 저도 개인적으로 아쉽다. 괴물화가 진행된 과정도 남기지 않았고 팔이 잘려 타죽었다. 스스로도 시즌 2에는 안 나오겠구나 마음을 닫았다. 스핀오프가 나오면 좋겠지만, 시즌2에는 절대 나오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재헌이 괴물화가 된다면 어떻게 될 것 같나. 또 배우 김남희의 욕망으로 괴물이 된다면.
▶열화와 같은 성원에 의해 감독님이나 작가님들이 재헌이 '스위트홈' 시즌2에 나와야겠다라는 판단하면 재헌은 조커 같은 인물 아닐까 싶다. 선과 악을 제어할 수 없어서 왔다 갔다 하는 인물일 것 같다. 돌고 돌아 지수와 다시 만났을 때 그걸 제어해줄 수 있는게 지수라는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 천사와 악마로 왔다 갔다 해서 사람을 도와주기도 괴롭히기도 하는 캐릭터를 지금 상상해봤다.
일 안하고 맨날 놀면서 가난하지 않는 나태괴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평생 놀 수만 있다면 행복할 수 있는 그런 나태 괴물. 친한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낚시 다니는 나태 괴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위트홈' 속 자신의 연기에 점수를 매겨보자면. 또 어떤 의미로 남을 작품이라고 생각하나.
▶ 개인적으로 얘기하자면 50점으로 하겠다. 예쁘게 봐주시는 분들도 분명히 있지만, 연기적으로나 작업적으로 현장에서 보지 못한 모습도 있다. 그런 모습들을 보셨다면 제가 이 작품을 위해서 충분히 좋은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50점을 주고 스스로 반성하겠다.
연기는 저한테 직업이다. 연기를 할 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모두가 열심히 살다시피 나도 최선을 다한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품이 끝나면 '끝났구나' 하고 의미를 두지 않는다. 잘 되면 그래서 감사하고, 못 됐으면 내가 반성하는 정도다. 큰 의미는 없다. 많은 분들이 애착을 가져주시니까 감사하다는 말만큼은 하고 싶다. 연기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될 지, 오히려 안 좋은 쪽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알수가 없다. 잊을 건 잊고, 지나간 건 잊고 새로운 연기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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