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신성장전략] 가난한 도시 광주..'인공지능 선도도시'로 판 바꾼다
[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세에 전 세계 경제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다행히 백신이 개발됐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리지만 2021년에도 세계 경제는 더욱 커진 불확실성 속에 그 어느 때 보다도 더 혹독한 시기가 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또한 불안스럽긴 마찬가지다. 눈을 지방으로 돌려보면 상황은 더 답답하다.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 등으로 지역소멸론을 걱정해야 하는 지자체들은 여기에 더해 코로나 이후 지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까지도 풀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그렇다고 모두가 무기력하게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뉴스1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전국의 지자체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주요 역점사업들을 살펴봤다.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민주화의 성지' 광주, 그러나 가난한 도시.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돼 산업기반 시설은 열악하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대기업조차 없다. 재정자립도도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기존 방식대로 경쟁해서는 승산이 없다. 발상의 전환, 판을 바꿔야 한다. 그래서 선택한 게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인공지능 선도도시' 광주다.
2019년 1월, 광주는 승부수를 걸었다. 정부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에 SOC(사회간접자본) 관련 사업이 아닌 '인공지능 R&D'사업을 신청해 선정됐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AI를 예타 면제 사업으로 신청한 건 광주가 유일했다.
광주의 열악한 산업먹거리 구조를 인공지능이라는 미래먹거리로 혁신적 변화를 이끌어내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고 경제적 활성화를 이뤄 소비도시, 낙후된 도시를 벗어나겠다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예타 면제를 시작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글로벌 선도도시 도약을 위한 '광주형 3대 AI-뉴딜' 정책도 추진했다.
인공지능 중심의 디지털 뉴딜, 2045년까지 탄소중립 에너지자립도시 실현을 위한 그린뉴딜, 광주형 일자리를 바탕으로 하는 상생과 안전의 휴먼뉴딜이다.
광주시는 이 중 AI를 광주형 뉴딜의 핵심으로 놓고 차곡차곡 준비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공지능산업국과 인공지능 정책과를 신철하고 산업융합 사업단을 설치해 본격적인 추진체계를 갖췄다.
AI산업의 핵심인 인력 양성 체계도 마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인공지능사관학교를 운영해 1기 수료생 155명을 배출했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은 인공지능 대학원을 설립했고 전남대, 조선대, 호남대 등 지역 대학도 인공지능 인재 양성에 들어갔다.
성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가 들어설 예정인 첨단3지구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고 309만5950㎡부지의 그린벨트도 해제됐다.
국내 유일의 '국가 AI융복합단지'와 세계적 수준의 성능을 갖춘 GPU기반 '국가AI데이터센터'도 착공한다.
데이터센터 슈퍼컴퓨팅 시스템은 실측 성능이 88.5페타플롭스로(세계 10위)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보유한 국내 최태 슈퍼컴퓨터 누리온 5호기(세계 17위) 25.7페타플롭스보다 3배 이상 뛰어나다.
20년 한해에만 국내 AI 업체 60여곳과 인공지능 선도도시 기반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중 36개 기업이 광주에 법인과 연구소 설립 등 투자를 약속했다.
AI창업캠프도 개관해 초기 자본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창업가들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AI펀드를 조성했다. 앞으로 7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시는 인공지능 사업에 5년 동안 4116억원, 10년간 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앞으로 어떤 산업이나 기술도 인공지능과 결합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며 "각 분야별 뉴딜 계획을 토대로 속도감 있는 광주형 AI-뉴딜을 추진, 지역산업의 구조전환과 신산업 혁신생태계 조성의 계기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응변창신(應變創新)의 자세로 변화에 한발 앞서 선도적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2021년을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광주의 시간'으로 만들겠다"며 "혁신의 씨앗들이 깊게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nofatej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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