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3인의 새해 증시.."실적 옥석 가리기..조정도 대비해야"

전민 기자 2021. 1. 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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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수익률 상위 펀드매니저 3人 인터뷰.."친환경주, 하드웨어·5G 등 눈여겨봐야"
"증시조정 대비 전략 필요도..방망이 길게 쥐고 실적 중심 접근해야"
2020년도 증권 시장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52.96p(1.88%) 상승한 2873.47을 나타내고 있다. 2020.12.3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지난해 수익률 최상위권을 기록한 펀드 매니저들은 올해도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게 기대감에 오른 종목들의 실제 실적에 따라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주는 단기적으로 가치주나 경기민감주에 밀릴 수는 있으나 상대적으로 지난해 부진했던 IT하드웨어, 5G 관련주 등을 중심으로 견고한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좋은 수익률을 냈지만 단기 수익률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적 중심으로 접근 해야하고 향후 조정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 친환경·에너지 단기 테마 아냐…바이든 취임에 올해도 강세 예상

<뉴스1>은 지난해 수익률 최상위권을 기록한 설정액 100억원 이상 공모펀드 매니저들로부터 새해 증시 전망을 들어봤다. 지난해 공모펀드 시장에서는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관련 주식에 투자한 펀드들이 좋은 성적을 냈다.

알파자산운용의 '알파글로벌신재생에너지' 펀드는 1년 수익률이 127.62%로 전체 펀드 중 1위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미국의 인페이스 에너지·솔라에지 테크놀로지스·플러그 파워·두산퓨얼셀·지멘스 등 국내외 친환경 에너지 관련 기업의 주식을 담고 있다.

역시 친환경에너지 펀드인 멀티에셋자산운용의 '멀티에셋글로벌클린에너지' 펀드가 110.49%로 2위를 차지했다. 이 펀드는 미국 선런과 친환경 에너지주 상장지수증권(ETF)인 ICLN(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 솔라에지 테크놀로지스 등 해외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에 투자했다.

지난해 국내를 비롯해 주요국가에서도 친환경 테마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국내에서는 '그린뉴딜' 정책이 발표됐고, 미국 등 주요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미국에서는 친환경 정책을 내세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그린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알파글로벌신재생에너지 펀드를 운용하는 오한일 알파자산운용 멀티에셋본부 차장은 "에너지 분야는 특히 정책에 의해 관련 기업의 전망, 실적, 주가가 판가름 난다고 볼 수 있는데, 글로벌 주요국에서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부양책 중 하나로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주목했다"면서 "이로 인해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펀드 설정 후 가장 뜨거운 한해였다"고 평가했다.

멀티에셋글로벌클린에너지 펀드를 운용하는 박호건 책임운용역은 "대체 에너지원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국가적 선점 경쟁이 심화되는 등 청정에너지에 대한 장기적 전망이 유망한 국면은 이미 2019년부터 형성됐다"면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조 바이든의 친환경 투자정책이 여기에 트리거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올해도 에너지 섹터, 특히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의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오한일 차장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발표, 관련 기업들의 개선된 실적 발표 등으로 해당 섹터는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다만 올해의 경우 투자로 인한 실적이 확인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종목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중에서도 풍력 발전이 가장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오 차장은 "신재생에너지는 세부적으로 태양광·풍력·수소로 나눌 수 있는데, 세가지 섹터 모두 전망이 좋지만 이중 풍력 섹터가 성장율도 높으면서 가시적인 실적 성장성도 좋은 분야"라면서 "풍력 분야는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인 유럽 기업들이 헤게모니를 잡고 있으며, 세부적인 부분에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섹터는 모든 종목의 수익률이 좋았지만, 올해부터는 실적 확인을 통해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이에 대비해 기업실적을 면밀히 분석해 국가별·섹터별로 분산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수혜 기대가 현실화된다면 관련주 주가도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박호건 책임운용역은 "전반적으로 청정에너지 관련주가 지난해 이미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바이든의 집권 이후인 올해 이후에도 주가가 쉽사리 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록 최근 급등에 대한 피로감으로 다소 조정은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인 전망에서는 여전히 성장성이 유효하다"고 했다.

박 책임운용역은 "올해 바이든 친환경 정책의 전개와 실효 여부, 청정에너지 기업들의 상업성과 실적 등을 살펴 펀드를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펀드 수익률 TOP 10. (12월19일 기준)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기술주, 단기 소외될 수 있지만…여전히 비교 우위

지난해 급등세를 탔던 글로벌 성장·기술주의 강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고 효과로 인해 상대적으로 주춤한 흐름을 보일 수는 있으나, 장기 성장 매력이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미래에셋G2이노베이터' 펀드를 운용하는 육진수 글로벌운용본부 본부장도 이같은 점을 감안해 펀드를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G2이노베이터 펀드는 미국과 중국의 성장·기술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질로우 그룹(미국 부동산 플랫폼 기업)과 메이투안 디엔핑(중국 음식배달 기업), 룽기친환경에너지기술(중국 에너지 기업), 스퀘어(미국 결제서비스 기업), 애플, TSMC 등 미국과 중국의 성장기업 주식을 담고 있다. 지난해 74.5%의 수익을 거둬 인덱스 펀드를 제외하고 4위를 기록했다.

육진수 본부장은 "현재 기술주와 가치주의 주가 괴리도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라 올해 단기적 관점에서 가치주·경기민감주가 상대적으로 선전할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최근 시장에서 각광을 받는 IT 주식들은 과거와 다르게 압도적인 기술적 우위에 있거나 독과점적 시장지위를 구축한 기업이 많다. 따라서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 혁신을 기반으로 견고한 실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시현하는 기업의 주가가 더욱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기술주 내에서도 지난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던 IT하드웨어, 5G 관련주들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육 본부장은 "결과적으로 올해 전체와 중기적 관점에서도 기술주의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기술주 내부에서 2020년에 IT소프트웨어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면, 2021년에는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었던 IT하드웨어·5G·공장자동화 관련주들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더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G2이노베이터 펀드는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혁신 기반 성장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다만 올해 백신보급에 따라 실적이 개선되는 기업이 많아질 것으므로, 실적추정치 변화를 더욱 의미있는 지표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 "조정에 대비한 방어적 전략도 필요…방망이 길게 쥐고 실적 중심으로 접근해야"

펀드매니저들은 지난해 급등세를 탄 증시의 단기 수익률에 연연하기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 실적을 중심으로 한 투자를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동학·서학개미들도 당장은 아니지만 조정에 대비한 방어 전략도 세워놓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있었다.

오한일 알파운용 차장은 "기업의 중장기적 전망, 실적은 주가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며 "당장 눈 앞에 보이는 단기 수익률에 연연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육진수 미래운용 본부장은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참여도 증가는 증시 전체적으로 고무적인 현상"이라면서 "다만 잘 알려진 테마나 스토리에 기반한 투자보다는 종목 하나하나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강한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을 위주로 투자하면 지속적으로 좋은 투자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호건 멀티에셋운용 책임운용역은 "아시다시피 지난해 유동성에 힘입어 주식시장이 급등했다"면서 "기업별로 실적이 뒷받침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조정 폭이 다를 수는 있겠으나, 올해 상반기부터는 다소의 조정에 대비하는 방어적 전략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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