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터뷰] 깡통 4번 차고 비로소 습득한 슈퍼개미 필살기

명순영 2021. 1. 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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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의 고수 '보컬' 김형준 대표 2편
거래대금 큰 종목 투자 1순위
움직임 크고 매도할 때 유리
섹터, 성장성, 회사 CEO 점검
CB·BW 남발하는 기업 조심
흑자 내다 일시 하락한 종목
쌀 때 사 모으는 전략 선호
'뇌동매매'로 깡통 찬 기억도
나만의 목표주가 됐을 때 매도
'보컬'로 알려진 슈퍼개미 김형준 대표는 매일경제 '돈터뷰'에 출연해 자신만의 투자철학과 방법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 실전투자회사에서 4회 우승하고 13회 수상한 손꼽히는 재야의 고수다. 그는 단기 투자 때 거래대금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고 밝혔다. 중장기 투자 때는 성장하는 산업에서 이익을 많이 내는지, 회사 CEO는 건전한지 등을 살핀다. 방송 2편 주요 내용을 공개한다. 녹화 이후 추가 인터뷰를 통해 내용을 보완했다.

Q.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는 무엇입니까?

저는 3~4종목 정도 투자합니다. 일단 무조건 거래대금이 큰 종목을 고릅니다. 단기 매매를 할 때 그렇습니다. 최소한 거래대금이 순위 50위 안쪽이 돼야 합니다. 눌림목(주가가 상승하다 한번 내려갔다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150위권만 봅니다. 아무리 차트가 좋아보여도 거래대금이 없으면 투자 리스트에서 빼 놓는 편입니다.

개인투자자는 거래대금이 많은 종목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죠. 호가창을 보면 저렇게 주식이 많은데 매수가 일어나고 오를까 싶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종목이 더 잘 갑니다. 거래대금이 많으면 잘못되더라도 쉽게 팔고 '손절'할 수 있어요. 살 때뿐만 아니라 팔 때를 생각해야 합니다.

어떤 투자자는 거래대금이 없는 종목이 조금만 사도 크게 오른다고 말합니다. 중장기 투자의 경우는 어느 정도 맞는 얘기입니다.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종목을 조금씩 모아가는 전략을 쓸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거래량이 터질 때 매도에 나서는 것이지요.

비슷한 맥락으로 흑자를 내는 좋은 회사인데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일시적으로 하락한 회사에 투자하면 좋습니다.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일시적인 위기로 하락한 경우죠. 이런 회사를 모아가는 건 괜찮은 방법입니다. 삼성전자도 쭉 오르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약간씩 하락할 때 모아가면 지금과 같은 삼성전자 상승세를 맛볼 수 있는거죠.

Q. 중장기 투자종목을 고르는 방법은요.

저는 중장기 투자할 때 섹터(산업)는 괜찮은지, 성장성이 있는지, 회사가 망하지는 않을지 등을 살펴봅니다. 대주주가 괜찮은지, 타법인 출자가 있을 때 좋은 회사에 출자했는지, 파생생품을 어느 정도 갖고 있는지 등도 선택 기준이죠. 아무리 회사가 잘 나가도 CB나 BW를 남발하는 등 장난치는 종목은 많이 투자 안합니다. CB나 BW를 많이 발행하면 나중에 추가상장 물량이 많아져 주가가 떨어집니다. 결국 오르락내리락 쇼만 하다 하락하죠.

반복하는 얘기지만 스윙(초단기투자)이든, 단기든, 중장기투자든 자기만의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어디서 배워오든, 유튜브를 보든, 강의를 듣든, 공부하든 자기만의 필살기를 연마해야 합니다. 자기 줏대가 없는 투자는 곤란합니다.

Q. 기억에 남는 종목은 무엇인가요.

한화였습니다. 좋은 회사였기에 사뒀는데 그냥 잊고 지내다 3년만에 15배 이익을 봤죠. 스몰캡 중에 5G 중 KMW도 큰 수익을 봤습니다. 2000원 하던 종목이 8만원까지 올랐죠. 이렇게 미래성장성 있는 종목은 잘 올라갑니다. 스몰캡은 잘 고르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죠.

크린앤사이언스도 기억납니다. 황사 테마로 오르락내리락 '가두리' 매매하던 종목이었죠. 그러다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면서 박스권을 뚫고 큰 폭 상승했습니다. 강조합니다만, 영업이익이 오르는지 잘 봐야합니다. 넷마블이 빅히트에 투자해 급상승했지만, 이후 급격히 빠졌습니다. 이익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Q. 큰 손실을 본 종목도 있습니까.

DSR제강이 있었습니다. 2003년 주식 초보 때 데이 트레이딩을 하며 신규주로 매수했습니다. 500만원 투자했는데 계속 올랐죠. 여기저기 돈을 끌어와 2억원을 만들어 '풀 배팅'했는데 순간 급락이 나왔습니다. 곧장 최대 미수로 5억원어치 매수했는데 하한가로 직행했죠. 하한가에서라도 손절매 했어야 했는데 결국 못하고 다음날 하한가에서 손절매 했더니 5000만원 남았습니다. 눈을 감았다가 뜨니 5억원이 5000만원이 되어 있던 겁니다. 그나마도 이후 '뇌동매매(자신의 확실한 예측이나 철학 없이 시장 흐름이나 다른 투자자의 움직임에 편승해서 매매하는 것)'로 1000만원으로 줄었습니다.

Q. HTS(홈트레이딩 시스템) 화면에 어떤 지표를 깔아둡니까.

호가창, 차트, 거래대금 상위, 주가 등락률, 프로그램 매매 등을 봅니다.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오늘의 테마도 봅니다. 아침부터 강하게 움직이는 테마, 산업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매일 확인합니다.

Q. 매도 타이밍을 어떻게 잡으시나요.

저만의 적정가치를 산출합니다. 미래 영업이익, 브랜드 가치 등을 고려하죠. 단기투자는 5일선 등 이동평균선을 봅니다. 욕심 부리지 않고 적절하게 수익을 낸 뒤 매도합니다. 주식을 열심히 공부하고 오래 하다보면 '감'이 생깁니다. 마치 골프 칠 때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이 있듯, 그런 설명하기 어려운 감이 있죠. 여기서 중요한 건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겁니다.

Q. 지금 들고 있는 종목은 무엇입니까.

KOTC 상장사인 삼성메디슨을 들고 있습니다. AI 의료기술에 경쟁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장외시장에서 가격이 낮았던 삼성SDS가 상장한 뒤 크게 올랐습니다. 삼성메디슨도 비슷하게 상승하리라 봅니다. 삼성전자 지분이 높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금 가격은 과거 삼성전자가 인수한 가격 수준이라 비싼 수준이 아니라고 봅니다.

한화생명을 들고 있는데 잘 고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안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크게 떨어졌습니다. 역시 주식은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10% 정도 마이너스인데 배당을 받으며 좀더 들고 가려고 합니다. 삼성전자도 꽤 보유 중입니다.

주린이는 묵묵하게 오랫동안 들고가는 방법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요리조리 머리만 쓰다가 투자에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주식은 언제든 깨질 수 있습니다. 리스크를 챙겨야 합니다. 그리고 공부를 통해 자신만의 철학을 형성하시길 바랍니다.

[명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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