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부터 '라라랜드'·'신과함께'..빈 극장 재개봉 영화 봇물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 2021년새해를 맞게 됐다. 극장은 연말연시 성수기에도 큰 수혜 없이 관객 기근을 견디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각 극장 체인이 자구책 중 하나로 택하고 것이 재개봉 영화의 상영이다.

왕가위 감독의 명작 중 하나로 꼽히는 영화 '화양연화'(2000)는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탄생해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지난달 24일 개봉했다. '화양연화 리마스터링'은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앞서 제58회 뉴욕영화제에서 공개된 것과 같은 버전이다. 영화는 각 배우자의 불륜을 계기로 비밀스러운 만남을 갖게 된 차우(양조위 분)와 첸 부인(장만옥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두 연기파 배우의 열연과 왕가위 감독 특유의 서정적인 연출, 아름다운 미장센이 20여년 전 개봉 당시에도 극찬을 받았던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에 이어 두번째로 재개봉했다.

'화양연화 리마스터링'은 재개봉 직후 블록버스터 '원더 우먼 1984'의 뒤를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 4만명이 넘는 누적관객을 동원하며 의미있는 성적을 내고 있다.

'화양연화 리마스터링'과 비슷한 시기에 일본 멜로 영화 '러브레터'(1995)도 재개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지난 20년간 4번이나 재개봉을 했을 정도로 사랑 받은 작품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이어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에도 재개봉한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에서의 성적은 다소 미미하지만 톱 10 안에는 이름을 올렸다.

국내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두 편의 음악 영화 '라라랜드'(2016)와 '비긴 어게인'(2013)은 지난달 31일 전국 34개 CGV 재개봉 전용관 별★관에서 재개봉했다. 재개봉 전용관은 지난달 CGV가 오픈한 재개봉 콘셉트의 특별관이다. '라라랜드'와 '비긴 어게인'은 이 재개봉 전용관에서 상영되는 두 번째 작품들이다. 앞서 '1917'과 '작은 아씨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정직한 후보' 등 4편이 첫번째 상영작으로 선정돼 별★관에서 상영된 바 있다.

해외 영화 뿐 아니라 우리나라 '천만 영화'도 신년부터 재개봉에 들어간다.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다.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인과 연'(2018)은 각각 이달 7일과 21일에 개봉한다. 두 편 모두 천만 관객을 동원해 '쌍천만 시리즈'라 불리는 '신과함께' 시리즈는 2주의 기간을 두고 재개봉을 결정했다. '신과함께-죄와 벌'은 1440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신과함께-인과 연'은 1227만 관객을 동원했다.

극장 예매 사이트에서는 심심치 않게 재개봉 영화들을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신작 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믿고 보는' 재개봉작들은 그나마 관객들을 불러모으는 데 일조하며 이름값을 하고 있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