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대] '동맹 중시' 바이든, 韓 외교에 딜레마 될까

민선희 기자 2021. 1.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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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혼란 속에서 한국 외교 운신의 폭이 좁아든 한 해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정교하고 강력한 다자협의체를 통해 반중네트워크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해왔으나, 바이든 행정부가 가치를 내세워 동참을 요구하면 모호성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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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전략경쟁 고도화..'전략적 모호성' 유지 어렵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8일(현지시간) 외교정책 화상회의에 참석한 뒤 가진 연설서 “미·중 경쟁에 있어 동맹의 연합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2020.12.28/뉴스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혼란 속에서 한국 외교 운신의 폭이 좁아든 한 해였다. 특히 미중 간 패권경쟁이 격화하면서 '신냉전 체제'가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새해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지만, 미국의 대중국 견제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중 갈등 한복판에 선 한반도도 미중 사이 선택의 딜레마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오는 20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취임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파트너와의 공조를 통한 미국 주도 다자주의를 외교적 원칙으로 제시했다. 동맹을 거래 상대로 인식하며 '공평한 분담'을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한미동맹에 대한 인식차는 향후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서 확연히 드러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 취임 이후 SMA 협상이 양국 모두 수용 가능한 선에서 조속히 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 간 제11차 SMA 협상은 총액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한미 실무협상팀은 지난해 3월 '첫해 13~14%, 2024년까지 매년 7~8% 인상'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이뤘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협상은 장기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와 관련해 미국 민주당은 "한반도의 핵 위기 상황에서 그는(트럼프 대통령) 한국의 동맹 분담금을 대폭 늘리기 위해 동맹인 한국을 '갈취(extort)'하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동맹 인식은 미중 전략경쟁 구도에서 한국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정교하고 강력한 다자협의체를 통해 반중네트워크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해왔으나, 바이든 행정부가 가치를 내세워 동참을 요구하면 모호성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인 반중전선으로는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꼽힌다. 바이든 당선인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민주주의 국가들이 모여 민주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민주주의에) 뒤처지는 국가들과 정직하게 맞서 공동의 의제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우리 정부도 민주주의 국가인만큼, 정상회의에는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아스펜안보포럼 기조연설에서 우리 정부가 '민주주의 정상회의'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중국은 이 같은 미국의 중국 배제의 움직임에 대응해 주변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 대선이 끝난 직후 한국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해 한중일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가치 중심 신냉전 체제 하에서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은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민주주의 진영의 '약한 고리'로 인식돼 양측으로부터 동시 압박이나 동시 방기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추구하는 바람직한 가치에 대해서는 분명한 원칙과 철학을 정립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당당하게 개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한국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국가들로부터 교훈을 얻거나, 이들과 연대하여 공통의 해법을 찾아내는 것 역시 필요한 접근"이라고 제언했다.

minss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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