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 "괜히 건드렸나"..미운털 박힌 혁신 전도사 마윈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주 마윈(馬雲)은 지난해 10월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금융서밋 연설에서 "당국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정책을 취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마윈은 "적벽대전 당시 조조는 모든 전함을 하나로 연결했다. 세계 최초로 항모를 만든 발상"이라며 "적벽대전의 실패로 중국에서는 1000년 이상 대규모 전함을 만드는 발상을 하지 못했다"고 일갈했다. 마윈은 "리스크 없는 혁신을 하는 것 자체가 혁신을 말살하는 행위"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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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그룹 공모주 청약에만 2조8000억달러가 몰려들 정도로 시장의 관심이 컸던, 공모규모만 340억달러의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기업공개)는 그렇게 허망하게 멈춰섰다.
중국 당국은 앤트그룹의 경영에 치명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 조치를 최근 또 내놨다. 인민은행,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외환관리국 등 4개 기관은 지난해 12월26일 앤트그룹 경영진을 소환해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앤트그룹에 ▲건전한 경영체제 결여 ▲법적 인식 부재, 규제 무시, 불법 차익거래 ▲시장 위치 남용 통한 라이벌 배제로 소비자권리·이익훼손 등을 지적했다.
이에 앤트그룹은 시정방안을 적극적으로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와 협력사의 부담을 늘리 않고 고객서비스를 보장하고 금융 감독관리 준수 전제하에 영세기업 지원과 핀테크의 적극 발전 등 금융서비스 효율성·포용성 향상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사실상 백기투항으로 비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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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의 칼끝은 앤트그룹을 넘어 알리바바 그룹 전체를 향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추 기구인 정치국은 최근 시진핑 총서기가 주재한 회의에서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을 방지한다"는 내용과 함께 반(反)독점 원칙을 강조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지난해 12월24일 국가시장감독총국이 알리바바 그룹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가 자사 인터넷 쇼핑몰에 입점한 판매자들에게 다른 쇼핑몰에는 입점하지 못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반독점 관리 감독 강화는 더 나은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리바바의 시련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내년도 중국 경제의 운용방침을 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반독점을 강화하고 무질서한 확장을 막는' 과제가 제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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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 최대 생수업체 농푸산취안(농푸)이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이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 회사의 창업주 중산산 회장이 중국 최고 부자 자리에 등극했다.
지난해 12월25일 기준 포브스의 실시간 세계 부호 리스트에 따르면 중 회장의 재산은 726억달러(80조원)로 전세계 14위를 차지했다. 중국 2∼3위 부자인 마윈 알리바바 전 회장과 마화텅 텐센트 회장의 재산은 각각 573억달러, 546억달러로 집계됐다.
포브스가 집계한 마윈의 재산에는 알리바바 산하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 지분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앤트그룹이 상장된다면 마윈이 중 회장을 제치고 손쉽게 중국 부호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앤트그룹의 상장불발로 마윈의 자산은 250억달러가 증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미국 증시에서 알리바바의 주가도 급락해 마윈의 자산은 더 크게 줄었다.
중 회장과 마윈 회장의 격차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중 회장은 인지도가 낮았지만 지난 9월 농푸가 상장되고 주가가 급등하면서 단숨에 중국 부호 1위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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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룡 특파원 kjhnpc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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