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③]한국 축구, 도쿄올림픽 9년만에 메달 도전

안경남 입력 2021. 1. 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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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2012년 런던대회 이후 9년 만에 메달 목표
'학범슨' 김학범 감독..AG금메달 이어 올림픽 메달 도전
24세 이상 '와일드카드' 후보군 관심
[방콕=AP/뉴시스]대한민국 선수들이 2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경기장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사우디를 꺾고 우승, 시상식을 마치고 김학범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은 사우디와의 0-0 무승부 이후 연장 후반 8분 터진 정태욱의 결승 골로 1-0으로 승리해 이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20.01.27.

[서울=뉴시스] 안경남 기자 = 세계 최초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란 새 이정표를 세운 김학범호가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1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에서 9년 만에 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올해 1월 22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서 연장 후반 8분에 터진 정태욱(대구)의 헤딩 결승골로 1-0 승리,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겸해 열린 U-23 챔피언십에선 3위까지 도쿄행 티켓을 줬고, 한국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한국 축구의 올림픽 본선은 1948년 런던 대회, 1964년 도쿄 대회를 포함해 통산 11번째다.

김학범호, 세계 최초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새 역사

[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김학범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AFC U-23 챔피언십 2020 결산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01.30.khkim@newsis.com
김학범호의 도쿄행은 완벽 그 자체였다. 조별리그 3전 전승을 시작으로 8강(요르단), 준결승(호주)까지 6전 전승을 U-23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아 호랑이'로 명성을 떨쳐온 한국은 그동안 AFC 연령별 대회 중 유일하게 U-23 챔피언십만 우승하지 못했었다.

2014년 초대 대회 이후 최고 성적은 2016년 준우승이었고, 당시 신태용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결승에서 일본에 졌다.

'전술가'로 불리는 김 감독은 대회 기간 '팔색조 로테이션'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중국과 조별리그 1차전부터 주전이 7명, 6명, 8명, 5명씩 큰 폭으로 바뀌었다. 태국 현지의 무더운 날씨와 빡빡한 대회 일정을 고려한 승부수였고, 결과적으로 김 감독의 작전은 적중했다.

또 결승전에선 가장 적은 3명을 바꾸며 조직력을 극대화했고, 이는 연장 승부에서 한국이 힘을 발휘한 결정적인 원동력이 됐다.
[방콕=AP/뉴시스]대한민국 주장 이상민(가운데)이 2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경기장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고 동료들과 시상대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은 0-0 무승부 이후 연장 후반 8분 터진 정태욱의 결승 골로 1-0으로 승리해 이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20.01.27.

AG 금메달에서 올림픽 본선까지…'학범슨의 도전'

9년 전 홍명보호가 그랬듯, 이번 김학범호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 유명 선수가 아닌 '감독'이다. 김 감독은 뛰어난 지략으로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감독의 이름을 따서 '학범슨'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지도자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당시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을 보좌하며 이름을 드러낸 김 감독은 1998년부터 7년간 차경복 감독과 '성남 전성시대'를 연 장본인이다. 2005년 지휘봉을 잡은 뒤에는 이듬해 성남의 K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2008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엔 중국을 거쳐 2012년 강원FC를 통해 K리그로 복귀, 성남(2014~2016년), 광주FC(2017년)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갔다.

【카디프(영국)=뉴시스】서재훈 기자 = 4일(현지시간) 저녁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한국 축구 올림픽대표팀과 영국 단일팀과의 8강전이 열린 가운데 전후반 무승부를 기록,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기성용이 마지막 골을 성공시키자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한국팀은 승부차기 끝에 영국을 5:4로 꺽고 4강에 진출했다. jhseo@newsis.com

김 감독이 연령별 대표팀 수장으로 부임 된 건 2018년 2월이었다. 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한국을 대표해 유럽 무대를 누비고 있는 손흥민(토트넘)이 병역이란 큰 부담을 덜어진 순간이기도 하다.

아시안게임 성공 이후 올림픽 본선 진출이란 숙제까지 풀어낸 김 감독은 코로나19로 대회가 1년이나 연기되는 악조건에도 '공부하는 지도자'답게 꾸준히 현장을 누비며 2021년을 준비했다.

지난 11월엔 코로나19를 뚫고 이집트에서 열린 3개국 친선대회에 참가해 이집트, 브라질 등 세계적인 강호들을 상대로 실전 경험을 쌓았다. 비록 결과는 기대 이하였지만 "두들겨 맞으며 배우겠다"던 김 감독은 대회가 끝난 뒤 얻은 게 더 많다며 웃었다.

출전 연령제한…1997년생도 도쿄올림픽 무대 밟는다

[인천공항=뉴시스] 조수정 기자 = 2020 AFC U-23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머쥔 대한민국 축구 U-23 대표팀이 28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귀국, 대회 MVP 원두재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1.28.chocrystal@newsis.com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난감한 상황을 맞았던 1997년생들도 본선 무대를 밟는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4월 "도쿄올림픽 출전 자격을 그대로 유지한다. 1997년 1월1일 이후 출생한 선수들과 3명의 와일드카드가 출전할 수 있다"라고 발표했다.

올림픽 남자축구에 U-23 연령 제한 제도가 생긴 건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다. 이후 팀당 3명의 24세 이상 선수를 기용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가 도입됐다.

문제는 2020년 7월 열릴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1년 연기되면서 내년 24세가 되는 1997년생의 출전 여부가 논란이 됐다. 규정대로라면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의 중심이 됐던 1997년생들이 내년에는 연령 제한에 걸려 출전 자격을 잃기 때문이다.

그러나 FIFA는 실무 회의를 통해 출전 자격을 기존의 1997년생 1월1일 이후 출생 선수로 유지하기로 했다.

【화성=뉴시스】최진석 기자 = 10일 경기 화성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과 스리랑카의 경기. 권창훈이 득점 뒤 황희찬과 기뻐하고 있다. 2019.10.10.myjs@newsis.com

AFC U-23 챔피언십 우승 당시 23명 중 11명이 1997년생으로 구성됐던 김학범호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이 대회 최우수선수(MVP)인 원두재(울산)를 비롯해 이동경(울산), 이동준, 김진규(이상 부산), 정승원, 김대원, 정태욱(이상 대구), 김동현(성남), 이유현(전남), 강윤성(제주), 송범근(전북) 등이 해당한다.

올림픽 최종예선에는 뛰지 않았으나,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다름슈타트에서 뛰는 유럽파 백승호도 1997년생이다.

김학범호 와일드카드 후보군은?

도쿄올림픽 본선이 다가오면서 김학범호의 와일드카드 후보군도 관심사다. 연령 제한이 있는 올림픽의 특성상 3명의 24세 이상 선수의 활약 여부가 대회 성패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2012년 런던 대회 당시엔 공격수 박주영, 수비수 김창수, 골키퍼 정성룡을 뽑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와일드카드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대회 전까지도 부상에 따른 선수 변화가 크고, 조추첨으로 상대가 정해져야 와일드카드의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손흥민, 황의조(보르도), 조현우(울산)를 와일드카드로 발탁해 금메달을 따던 김 감독은 당시의 노하우를 살려 최적의 후보군을 추린다는 계획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에서 뛰는 권창훈이 꾸준히 거론되는 가운데 수비 보강을 위해 김민재(베이징궈안), 박지수(광저우헝다), 정승현(울산) 등도 오르내리고 있다. 손흥민과 황의조의 경우 이미 병역 혜택을 받은 데다 의무 차출 조항이 없어 올림픽 출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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