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관계, 맺었으나 끊어야 사는..전현선 '열매에서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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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좀 크다 뿐이지 알아볼 순 있다.
열매 앞에는 나비를, 원기둥 앞에는 돌을 놓았다.
'열매에서 기둥'(2020)이란 작품명이 그렇다.
열매가 기둥이 됐다는 건지, 기둥을 열매로 만들었다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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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수집하고 배치하듯 화면에 올려
위계 없이 동등하고 나란한데 차이나는
사물의 독특한 관계성 탐구하고 의도해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키가 좀 크다 뿐이지 알아볼 순 있다. 열매다. 그 옆은 원기둥이고. 열매 앞에는 나비를, 원기둥 앞에는 돌을 놓았다. 하나하나는 선명하다. 형체든 색이든. 그런데 한데 모아놓은 순간 ‘변해’ 버렸다. 어색하고 불편한, 조화롭지 않은, 비율이 틀어진, 아예 균형이 깨진 듯한 장면이 연출된 거다. 사실주의가 급격하게 초현실주의로 이동했다고 해야 할까.
작가 전현선(31)이 펼쳐놓은, 아니 늘어놓은 풍경이 말이다. 작가는 이미지를 수집하고 배치하듯 화면에 올린다. 마땅히 눈에 띄어야 할, 우리가 습관적으로 찾는 중심과 주변, 주연과 조연이 없다. 맞다. 위계 없이 동등하고, 나란하지만 차이가 나는 사물의 독특한 관계성을 의도했단다.
작가의 또 다른 ‘의도’도 관심을 끈다. 이미지와 텍스트의 관계인데, 연결하는 게 아니라 끊어놓는 거다. ‘열매에서 기둥’(2020)이란 작품명이 그렇다. 열매가 기둥이 됐다는 건지, 기둥을 열매로 만들었다는 건지. 애매한 지점을 만들어 좀더 그림에 집중케 한 전략일지도 모르겠다.
2월 6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5길 송은아트스페이스서 신이피·오종·조영주와 여는 ‘제20회 송은미술대상전’에서 볼 수 있다. 올해 공모에서 선정된 대상 후보작가 4인의 전시다. 캔버스에 수채. 180×130㎝. 작가 소장. 송은문화재단 제공.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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