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아 미안해'..'그것이 알고싶다', 16개월 입양아 사망 사건 진실은? [MK★TV컷]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나영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제작진이 단독 입수한 CCTV 영상, 부검감정서 및 사망 당일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16개월 입양아 정인 양이 왜 죽음에 이르렀는지 되짚어본다.
2일 방송되는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16개월 입양아 정인 양이 어떻게 학대를 받아 죽게 되었는지 분석해본다.
# 16개월 아이의 몸에 남은 흔적들
“피가 딱 거꾸로 솟는 거 있죠. 콱 이렇게 솟는 거.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아동학대 소견이에요.” -남궁인 /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의료진은 아이의 몸에 드러난 손상의 흔적들을 단순 사고가 아닌 아동학대라고 판단했고, 현장에 있던 양모 장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 정인 양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장 씨는 구속기소 된 상태다. 어렵게 입수한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 강한 외력으로 인해 췌장도 절단된 상태였다.
양모인 장 씨는 단순한 사고였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장 씨의 말에 따르면,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홧김에 흔들다 자신의 가슴 수술로 인한 통증 때문에 정인 양을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양모 장 씨의 주장으로 아이의 몸에 난 상처들이 충분히 설명될 수 있을까. 입양되어 양부모와 같이 지낸 지난 271일 동안 아이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물거품이 된 세 차례의 신고
“차 뒷좌석에 애를 태우시면서 옆구리에 아이를 끼고 정말 짐짝도 그렇게 던지지는 않을 거예요. 팍 던지시더라고요. 아이를” -양모 장 씨 지인 인터뷰 중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기 위해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취재를 시작한 후, 300여 개에 달하는 제보가 쏟아졌다. 제보자들의 증언이 쌓일수록 충격적인 학대의 정황이 윤곽을 드러냈다. 장 씨 부부는 입양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고 입양 가족 모임에 참여하는 등 입양을 염원하고 아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전혀 달랐다. 정인 양 몸에 남은 수많은 학대의 흔적들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양부모 장 씨 부부는 정인 양이 사망하기 전날, 어린이집 측으로부터 아이의 심각한 몸 상태를 전해 듣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더욱더 안타까운 사실은 지속적인 학대의 정황으로 인해 5, 6, 9월에 걸쳐 무려 세 번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실제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수사가 이뤄지거나 정인 양이 양부모로부터 분리되는 일도 없었다. 아이는 매번 장 씨 부부의 품으로 되돌아갔다. 온몸에 멍이 든 걸 알아차리거나, 차에 오랜 시간 방치된 것을 목격하거나, 영양실조 상태를 직접 진단한 이들이 용기를 내 어렵게 신고했지만 정인 양을 구할 수 없었다. 수사기관과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왜 16개월 정인 양손을 잡아 줄 수 없었을까.
# 정인 양의 죽음이 남긴 진실
세 차례의 아동학대 신고 과정에서, 장 씨 부부는 모든 게 입양 가족에 대한 편견일 뿐이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하지만 참담하게도 이들은 건강했던 16개월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 검찰은 현재 양모 장 씨를 ‘살인’이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정인 양의 죽음이 ‘고의’가 아니라 ‘실수’라는게 장 씨의 주장이다.
“척추. 이 앞에 이렇게 분포하는 것이 췌장, 소장, 대장, 장간막 이렇게 된다고. 이 부위가 한번 충격받아서 찢어져 있던 것이 (사망)당일 날 또 충격 받아서 이제 장간막 파열이 온 거예요. 그래서 대량 출혈이 발생한 거거든.” -이호 / 전북대 법의학교실 교수
전문가들은 단순한 실수로는 아이의 췌장이 절단될 만큼의 외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제작진은 사건 당일 아이에게 가해진 외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실험을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했는데,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16개월 정인 양을 죽음까지 이르게 한 폭력행위, 과연 양모 장 씨의 행동을 실수라고 볼 수 있을까. 죽은 정인 양 몸이 말하는 사건 당일의 진실은 무엇일까. 그리고 왜 우리는 정인 양의 죽음을 막지 못했을까.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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