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아 미안해'..'그것이 알고싶다', 16개월 입양아 사망 사건 진실은? [MK★TV컷]

김나영 2021. 1. 2. 23: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나영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제작진이 단독 입수한 CCTV 영상, 부검감정서 및 사망 당일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16개월 입양아 정인 양이 왜 죽음에 이르렀는지 되짚어본다.

2일 방송되는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16개월 입양아 정인 양이 어떻게 학대를 받아 죽게 되었는지 분석해본다.

# 16개월 아이의 몸에 남은 흔적들

그것이 알고싶다 사진=SBS
2020년 10월 13일, 생후 16개월의 아이가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차디찬 응급실에서 숨을 거뒀다. 위독한 환자들을 수없이 경험한 응급실 의료진이 보기에도 당시 아이의 상태는 처참했다. 또래에 비해 눈에 띄게 왜소한 데다 온몸이 멍투성이였고, 찢어진 장기에서 발생한 출혈로 인해 복부 전체가 피로 가득 차 있었다. 숨진 아이의 이름은 정인.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정인 양은 입양 271일 만에 하늘로 떠났다.

“피가 딱 거꾸로 솟는 거 있죠. 콱 이렇게 솟는 거.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아동학대 소견이에요.” -남궁인 /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의료진은 아이의 몸에 드러난 손상의 흔적들을 단순 사고가 아닌 아동학대라고 판단했고, 현장에 있던 양모 장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 정인 양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장 씨는 구속기소 된 상태다. 어렵게 입수한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 강한 외력으로 인해 췌장도 절단된 상태였다.

양모인 장 씨는 단순한 사고였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장 씨의 말에 따르면,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홧김에 흔들다 자신의 가슴 수술로 인한 통증 때문에 정인 양을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양모 장 씨의 주장으로 아이의 몸에 난 상처들이 충분히 설명될 수 있을까. 입양되어 양부모와 같이 지낸 지난 271일 동안 아이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물거품이 된 세 차례의 신고

“차 뒷좌석에 애를 태우시면서 옆구리에 아이를 끼고 정말 짐짝도 그렇게 던지지는 않을 거예요. 팍 던지시더라고요. 아이를” -양모 장 씨 지인 인터뷰 중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기 위해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취재를 시작한 후, 300여 개에 달하는 제보가 쏟아졌다. 제보자들의 증언이 쌓일수록 충격적인 학대의 정황이 윤곽을 드러냈다. 장 씨 부부는 입양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고 입양 가족 모임에 참여하는 등 입양을 염원하고 아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전혀 달랐다. 정인 양 몸에 남은 수많은 학대의 흔적들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양부모 장 씨 부부는 정인 양이 사망하기 전날, 어린이집 측으로부터 아이의 심각한 몸 상태를 전해 듣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더욱더 안타까운 사실은 지속적인 학대의 정황으로 인해 5, 6, 9월에 걸쳐 무려 세 번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실제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수사가 이뤄지거나 정인 양이 양부모로부터 분리되는 일도 없었다. 아이는 매번 장 씨 부부의 품으로 되돌아갔다. 온몸에 멍이 든 걸 알아차리거나, 차에 오랜 시간 방치된 것을 목격하거나, 영양실조 상태를 직접 진단한 이들이 용기를 내 어렵게 신고했지만 정인 양을 구할 수 없었다. 수사기관과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왜 16개월 정인 양손을 잡아 줄 수 없었을까.

# 정인 양의 죽음이 남긴 진실

세 차례의 아동학대 신고 과정에서, 장 씨 부부는 모든 게 입양 가족에 대한 편견일 뿐이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하지만 참담하게도 이들은 건강했던 16개월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 검찰은 현재 양모 장 씨를 ‘살인’이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정인 양의 죽음이 ‘고의’가 아니라 ‘실수’라는게 장 씨의 주장이다.

“척추. 이 앞에 이렇게 분포하는 것이 췌장, 소장, 대장, 장간막 이렇게 된다고. 이 부위가 한번 충격받아서 찢어져 있던 것이 (사망)당일 날 또 충격 받아서 이제 장간막 파열이 온 거예요. 그래서 대량 출혈이 발생한 거거든.” -이호 / 전북대 법의학교실 교수

전문가들은 단순한 실수로는 아이의 췌장이 절단될 만큼의 외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제작진은 사건 당일 아이에게 가해진 외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실험을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했는데,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16개월 정인 양을 죽음까지 이르게 한 폭력행위, 과연 양모 장 씨의 행동을 실수라고 볼 수 있을까. 죽은 정인 양 몸이 말하는 사건 당일의 진실은 무엇일까. 그리고 왜 우리는 정인 양의 죽음을 막지 못했을까. mkculture@mkculture.com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