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그바가 달라졌어요? 지속적으로 달리며 궂은 일을 도맡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1. 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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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유, 빌라전 2-1 승
▲ 포그바, 선제골 기점 패스 & 결승골이 된 페널티 킥 획득
▲ 포그바, 볼터치 최다(69회) & 경합 최다(19회) & 공중볼 획득 최다(5회)
▲ 포그바, 전력 질주 2위(31회) & 활동량 2위(10.52km)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뛰어난 능력에도 다소 성실성이 부족한 플레이로 계륵 취급을 받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미드필더 폴 포그바가 애스턴 빌라전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하며 2-1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맨유가 올드 트래포드 홈에서 열린 빌라와의 2020/21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7라운드에서 2-1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맨유는 10승 3무 3패(번리와의 개막전 경기가 연기되어 아직 치르지 않은 상태다) 승점 33점으로 1위 리버풀과 승점 동률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골득실에서 리버풀이 +17로 맨유 +9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더 고무적인 부분은 바로 그 동안 다소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던 포그바가 빌라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면서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데에 있다. 포그바는 그 동안 다소 설렁거리는 플레이 유형으로 인해 뛰어난 실력에도 쓰기 까다로운 선수라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지나치게 기분파이기에 잘 하는 경기와 못하는 경기의 편차가 큰 편이었고,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잦았다.

심지어 그의 에이전트인 미노 라이올라마저 자주 언론플레이를 통해 팀을 흔드는 모양새였다. 특히 맨유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RB 라이프치히와의 32강 조별 리그 최종전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라이올라는 인터뷰를 통해 "포그바의 맨유 생활은 끝났다. 이제 그는 팀을 떠날 것이다"라고 폭탄 발언을 해 팀에 혼란을 가중시켰다. 단순히 이 발언 때문만은 아니지만 맨유는 라이프치히와의 최종전에서 2-3으로 패하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당연히 영국 현지에선 포그바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맨유 전설들도 입모아서 포그바를 처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조차 기자회견을 통해 "라이올라는 축구가 팀 스포츠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더 이상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고 이 문제에 더 이상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14라운드에 결장한 포그바는 이어진 레스터 시티와의 15라운드에서도 교체 출전에 그치며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싶었다. 하지만 울버햄튼 원더러스와의 16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수비적으로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으나 준수한 패스 능력과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1-0 승리에 기여한 그는 이어진 빌라전에도 선발 출전했다.

결과부터 얘기하도록 하겠다 빌라전에 그는 맹활약을 펼치며 2-1 승리를 견인했다. 39분경, 경합 과정에서 볼을 띄워선 수비를 제치고 패스를 내주면서 선제골의 기점 역할을 담당했다(포그바의 패스를 동료 공격수 마커스 래쉬포드가 원터치 패스로 연결했고, 오버래핑해 올라온 오른쪽 측면 수비수 아론 완-비사카의 크로스를 또다른 공격수 앙토니 마샬이 다이빙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이어서 그는 후반 12분경, 맨유가 동점골을 허용하자 곧바로 2분 뒤, 왼쪽 측면 수비수 루크 쇼의 스로인을 받아선 영리하게 돌아서는 움직임으로 애스턴 빌라 수비형 미드필더 더글라스 루이스를 제치고 들어가다가 파울을 유도하면서 페널티 킥을 얻어냈다. 이를 맨유 에이스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차분하게 성공시키면서 결승골을 넣었다. 포그바가 2골에 모두 간접적으로 관여한 셈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포그바는 이 경기에서 맨유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볼터치(69회)와 패스(48회)에 더해 2번째로 많은 슈팅(4회)을 가져가면서 높은 기여도를 보여주었다. 찬스 메이킹도 2회였고, 드리블 돌파 역시 1회를 성공시킨 포그바이다.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부분은 그가 성실히 뛰면서 수비적으로도 높은 공헌도를 보여주었다는 데에 있다. 이는 평소 그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다. 먼저 그는 이 경기에서 맨유 선수들 중 2번째로 많은 활동량(10.52km)과 전력질주 횟수(31회)를 자랑했다. 그가 평소 전력질주를 기피하는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통해 상당히 넓은 범위를 커버하면서 그라운드 전역을 누빈 포그바이다(하단 히트맵 참조).

포그바 빌라전 히트맵(Powered by OPTA)
게다가 그는 이 경기에서 맨유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볼 경합 횟수(19회)와 공중볼 획득 횟수(5회)를 자랑했다. 심지어 태클 성공 횟수 역시 2회로 완-비사카(4회)에 이어 공동 2위였고, 걷어내기 역시 3회로 공동 2위였다. 평소와 달리 궂은 일을 해주면서 팀 경기력에 크게 기여한 것이다.

물론 포그바는 이 경기에서도 15분경엔 영리하게 크로스를 흘려주는 플레이를 통해 프레드의 중거리 슈팅을 이끌어냈고, 29분경엔 센스 있는 힐패스를 찔러주었으며, 환상적인 중장거리 패스를 전방에 공급하기도 했다. 이런 점들 때문에 그가 특급 재능을 가진 선수라는 평가를 듣는 것이다. 하지만 맨유 팬들은 그가 화려한 플레이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오늘처럼 성실하게 뛰는 모습을 더 바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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