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여! 결핍을 받아들여라. 노후에 불행하지 않으려면"
"자녀 교육투자에 올인, 모두에게 불행될 수도"
"저성장시대에도 절망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절약"
"체면 버리고, 젊은이들 피하는 허드렛일 할 각오 있어야"
이런 나라에서 아낌없이 주는 부모를 만나 학업을 마치면 밥벌이는 할 수 있었다. 부모로부터 받았듯이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뭐든지 해주고 싶다. 살아오면서 몇 번의 경제 충격은 있었지만, 그래도 해가 바뀔 때마다 형편이 나아질 때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 뭔가 불안하다. 한국의 40~50대 상황이다.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는 최근 4050세대가 느끼는 불안에 대해 "결핍을 받아들이는 걸 배울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증권회사 임원, 2개의 자산운용사 대표를 거쳐 노후설계 스타강사로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강창희 대표는 자신의 자녀에게도 '결핍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못한 걸 아쉬워하며 "꼭 필요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출을 필사적으로 절약하는 게 결핍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4050세대가 살아온 지난 30~40년은 특별한 시대였습니다. 이런 고성장 시대에는 물질적 욕망이 커도 그걸 이뤄낼 가능성이 크지만, 저성장 시대에도 그러면 결국 좌절하게 돼요. 저성장 시대에 자신의 의지로 절망을 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절약입니다."
4050세대가 가장 절약해야 할 대상으로 자녀 교육이 꼽혔다. 투자에 비유하면 수익을 낼 가능성이 낮아서다.
강 대표는 대부분의 자녀 가진 사람들이 부담스러운 수준의 교육비를 지출해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80%를 웃돌지만,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운 좋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기업에 입사해도 50대에 접어들자마자 퇴사 위협을 받지 않느냐고 말했다.
자녀 입장에서도 부모의 교육열이 인생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못하는데, 부모는 노후파산 가능성까지 떠안아야 한다. 강 대표는 자신이 인터뷰한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A씨 부부의 사례를 들려줬다.
"맞벌이 하는 A씨 부부의 연 소득은 1억원에 달했지만, 초등학생과 중학생 두 자녀의 사교육비로만 3360만원을 지출하고 있었습니다. 책값, 급식비, 간식비는 별도이고요. 지금 당장은 감당할 수 있지만 A씨 부부가 50대가 되면 회사에서 퇴사 압박을 받게 될 겁니다. 다행히 재취업에 성공해도 이전 직장에서보다는 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죠."
때문에 소득 감소 폭을 최소화할 두 번째 직업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얻게 된 특기를 살리는 게 가장 좋다. 세상의 변화와 자신의 특기를 버무려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도 있다. 강 대표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강연을 할 수 없게 되자 작년부터 유튜버로 나섰다. 그가 만든 '트러스톤tv' 채널의 구독자 수는 벌써 3만명을 넘어섰다.
아쉽게 새로운 직업을 준비하지 못했더라도 젊은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허드렛일이라도 꼭 해야 한다고 강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이 때 버려야 할 게 체면"이라며 '인간은 타인의 눈길에서 지옥을 경험한다'는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의 말을 인용했다. 벌이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이어가며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다.
4050세대의 노후 소득은 국민연금으로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강 대표는 "가장은 직장에서 자동으로 가입돼 있을 것이고, 외벌이라도 꼭 아내도 임의가입을 해야 한다"며 "그러면 노후에 월 100만원 수준의 소득은 생긴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산 구조 조정도 주문했다. 강 대표는 부동산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다"며 손사래를 치면서도 "부동산에 자산의 대부분이 편중돼 있는 건 문제"라고 지적한다.
"투자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릅니다. 리스크는 '불확실성'을 뜻하지요. 가격이 오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내릴 수도 있다는 거예요. 노후에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매우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60세가 되는 시점에는 부동산과 금융 자산의 비중을 50%씩으로 만드는 게 좋습니다."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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