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올해의 사진〉 눈을 돌릴 때마다 부스러지는 것

사진 김흥구·글 박서련 2021. 1. 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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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부터 수모를 겪은 개인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은 쉽다.

그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 경우를 누구나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으로부터 모진 일을 당한 사람은 종종 우리가 공감이라고 부르는 이 작용으로부터 소외된다.

그런 것을 상상하고 싶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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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구대전광역시 동구 골령골 민간인 학살 유해 발굴 현장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온 성미산 학교 학생들이 추모의식을 올리고 있다. 지난 9월22일부터 42일 동안 다섯 차례에 걸친 발굴과 종합감식 등을 진행해온 공동조사단은 가로·세로 10여m 크기(약 100㎡)의 발굴터에서 유해 250여 구를 발굴했다.

자연으로부터 수모를 겪은 개인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은 쉽다. 그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 경우를 누구나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으로부터 모진 일을 당한 사람은 종종 우리가 공감이라고 부르는 이 작용으로부터 소외된다.

몰랐어, 또는… 못 본 척하고 싶었어. 그런 것을 상상하고 싶지 않았어.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 믿고 싶었어.

기억해야 할 죽음으로부터 눈을 돌릴 때마다 우리라는 약속이 조금씩 부스러진다.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자는 아주 간단한 약속이.

사진 김흥구·글 박서련(소설가)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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