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주거안정?..정권따라 '간판' 내린 임대주택들
정권마다 공공임대주택 공급 정책이 급변하면서 정책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서민 주거안정이라는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선 중장기적 관점에서 공공임대주택 공급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해 12월30일 발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동향 분석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 공공임대주택 정책이 시행된 1988년 이후 현재까지 정권마다 새로운 공공임대주택 유형이 신설되거나 특정 유형의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삼 정부는 5년형과 50년형의 공공임대주택 25만호 건설을 계획했다. 50년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공급 초기 재정지원 비율을 영구임대주택(85%)보다 줄어든 50%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1994년 정부의 재정지원이 중단 후 50년 공공임대주택은 사실상 공급이 중단됐다.
김대중 정부는 ‘국민임대주택’을 짓기 시작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서민 경제가 어려워지고 저소득층 주거불안이 심화된다는 우려에 따라 도입됐다. 국민임대주택은 공급 초기 전용면적 50㎡ 이상의 ‘10년형’ 주택과 50㎡ 미만의 ‘20년형’ 주택으로 구분됐다.
‘30년형’ 임대주택이 탄생한 것도 김대중 정부에서다. 2002년 9월 이후에는 국민임대주택의 임대의무기간을 ‘30년’으로 통일하고 전용면적 50㎡ 이상 및 이하 등 규모에 따라 입주자격에 차등을 뒀다.
노무현 정부는 사실상 처음으로 이전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정책을 계승했다. 노무현 정부는 2003년 9월 ‘서민 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대책’을 통해 향후 10년간 국민임대주택 100만호 등 장기 공공임대주택 150만호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9월 보금자리주택 건설 방안을 발표하며 공공분양 및 임대주택을 보금자리주택으로 통합하고 2009~2018년 보금자리주택 총 150만호를 공급하도록 계획했다. 그 중 임대주택은 10년 임대(20만호), 장기전세(10만호), 장기임대(50만호) 등 80만호로 계획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행복주택’이 탄생했다. 행복주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대학생, 주거취약계층 등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됐다. 도심 내 철도부지, 유휴 국·공유지를 활용해 2013년∼2017년 총 20만호의 행복주택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에서 탄생했던 보금자리주택의 명칭은 ‘공공주택’으로 바꿨다.
이외에도 민간 협력을 기반으로 한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정책도 추진했다. 기업형 임대사업자가 8년 이상 임대 목적으로 취급하는 민간임대주택으로 입주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1월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라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 총 65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때까지 장기 공공임대주택 재고율 9%(200만호)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2020년 3월에는 ‘주거복지로드맵 2.0’을 발표하고 공공임대 재고를 2025년 240만 호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보고서는 “새로운 유형의 공공임대주택이 생겨나는 것은 당시 국민의 수요 및 시대 상황 등을 반영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너무 잦은 변화는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일관성, 연속성 및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속가능한 재원구조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보고서는 “주거종합계획이나 공공주택 공급·관리계획에도 불구하고 정권교체 후에는 대통령 선거 공약 등의 내용을 토대로 공공임대주택 공급계획이 변경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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