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오신환·금태섭도..서울시장 선거, 끓어오른다
2021년 새해 정치권 최대 관심사는 단연 서울시장 선거다. 2022년 대선의 승패를 가늠해볼 핵심 지표다.
여야 모두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거물급을 투입해서라도 서울을 잡고 정권 재창출로 나가야 한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선거를 정권 탈환의 교두보로 벼른다.
새해 벽두부터 야권에서는 오신환 전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잇따라 공식 출사표를 던지며 선거판을 달굴 예정이다.
1971년생인 오 전 의원은 서울 토박이로서 세대교체와 민생해결의 새로운 서울을 내세우며 선거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제19, 20대 재선의원(서울 관악을)을 역임했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를 지냈다. 지난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 서울 관악을 후보로 나섰지만 정태호 민주당 의원에게 석패 하면서 3선 고지를 밟는데 실패했다.
비록 원외에 있지만 오 전 의원은 서울 여의도에 정치카페 하우스(How’s)를 열어 이사장(협동조합 형태)을 맡으며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누구보다 '외연 확장'을 주창해온 인사답게 특별한 경계를 두지 않고 많은 이들과 교류하는 게 특징이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활동에 제약이 있지만 그간 원내·외 다양한 인사들이 하우스를 중심으로 토론회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하고 소통해왔다.
오 전 의원은 출마 여부를 고심해오다가 연말에 이르러 결심을 굳혔다. 일단 마음을 정한 만큼 당내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지만 끝까지 완주한다는 각오다.
오 전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에 도전한다고 밝히자 "모든 후보들이 서울탈환을 위해 뛰어드는 범야권 원샷 공동경선을 제안한다"고도 했다.
특히 현 정권의 독주에 실망한 민심을 파고드는 행보를 보인다. 민주당 내 일부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 탄핵을 주장하자 이를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점수를 좀 따보겠다는 얄팍한 술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여권 지지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방송인 김어준씨도 정조준했다. 금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서 "여당 중진 의원들도 그 방송(TBS 뉴스공장)에 출연하려고 줄을 서서 그가 지휘하는 방향에 맞춰 앵무새 노릇을 한다"며 "김씨가 개인적으로 어떤 주장을 하든 그것은 자유지만 그는 서울시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방송국(TBS 교통방송)에서 전파라는 공공재를 점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경심 동양대 교수 구속 판결문의 구절 '진실을 말하는 사람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가했다'도 인용했다. 금 전 의원은 "김어준씨에게도 이 말을 적용할 때가 됐다"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 약속을 걸고 시민들의 뜻을 묻겠다"고 했다.
범야권에서는 이미 출마의사를 밝힌 이들이 줄을 잇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에서는 이혜훈·이종구 전 의원, 김선동 전 사무총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이 출마를 선언했고 안 대표의 측근이었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출마선언문을 냈다.
남은 변수는 여론조사에서 주목받는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출마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본다.
나 전 의원은 자녀 입시비리 의혹 등 가족 관련 13개 혐의가 검찰 조사에서 모두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되면서 한결 부담을 덜었다. 다만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뿐만 아니라 당권, 대권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가 '결자해지'를 외치며 나서자 자연스레 등판 요구를 받는다. 안 대표가 2011년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양보'하면서 민주당 3선 시장의 길을 열어줬다면 오 전 시장은 애초 무상급식 도입투표로 서울시장 직을 던진 원죄가 있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발표하자 "야권단결의 시발점이 돼 정권탈환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저도 안철수 후보의 말씀처럼 보선이 야권전체의 승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어떠한 역할이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초선 중에서는 제21대 국회 최고 스타로 떠오른 윤희숙 의원(서울 서초갑)이 주위의 출마 권유를 받고 있다. 윤 의원은 여러 의견 등을 종합해 출마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31일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 등에 "밖에서 이러고 저러고 얘기하는 사람한테 나는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과거 자신이 안 대표와 함께 했던 일화까지 소개하며 안 대표의 정치적 역량이 수준 미달이라고 역설해왔다.
안 대표는 승리를 위해 단일화가 필수인 만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안 대표는 31일 기자회견에서 "야권 단일후보가 돼야 내년 서울·부산 시장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에 (국민의힘에서도) 동의하고 계시고 목적은 같다고 생각한다"며 "선거 승리를 위해서 어떻게 하면 모두가 야권 단일후보를 지지할 수 있게 만들 것인가 그것만 생각하면 저는 답이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를 정하는 그 시기가 야권만 먼저 빨리 정할 필요는 없다"며 "상대는 없는데 야권 후보만 뽑히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여당은 우상호 의원이 출마선언을 한 것 외에는 여전히 후보가 나오지 않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이 계속 거론되지만 해가 바뀌도록 출마가 공식화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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