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달린다 '통일로 가는 길'

2021. 1. 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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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통일로라는 길, 한번쯤 차를 타고 달려보셨거나 들어보셨을 텐데요.

◀ 차미연 앵커 ▶

네, 참 오래된 길이죠?

그런데 이렇게 남북을 잇고자 하는 또 하나의 통일로가 최근 개통됐다는데요.

이상현 기자가 이 '통일로 가는 길'들을 달려봤습니다.

◀ 리포트 ▶

남북관계가 분단 이후 처음으로 해빙기에 들어서던 1971년.

50킬로미터에 달하는 통일로라는 이름의 고속화도로가 그 위용을 드러냅니다.

[대한뉴스] "서울과 문산 사이를 잇는 통일로가 개통되었습니다. 이 고속화도로 개통식에 참석한 박정희 대통령은 겨례의 통일 염원을 나타내기 위해 이 도로를 통일로로 이름지었습니다."

유일하게 남북을 잇던 이 길은 이듬해인 1972년, 양측 협상단의 서울-평양간 왕래를 도우며 7.4 남북공동성명과 남북적십자회담의 산파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흐른 지금.

당시 통일로의 출발점이었던 서울 구파발역 인근엔 통일로 기념석이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채 여전히 그 존재감을 뽐냈고, 그 주변은 논밭 대신 고층 아파트숲과 대형 쇼핑몰이 둘러쌌습니다.

도로명 개편이 있었던 2010년엔 구파발과 서울역까지의 의주로 구간이 합쳐져, 통일로의 출발점 '통일로 1'은 이때부터 서울역이 됐습니다.

[이상현 기자/ 통일전망대] "통일로가 시작되는 지점인 서울역 앞입니다. 이곳에서 임진각까지 47킬로미터 구간을 통일로라고 하는데요, 그 도로를 따라 올라가며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세종대로와 한강대로가 만나는 서울역 앞에서 서대문역 방향으로 뻗어가는 통일로.

주변 건물들엔 통일로라는 주소명이 또렷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서대문역 사거리를 지나 만난 독립문과 그 옆의 통일로.

조선시대 중국 사신을 맞이했던 영은문과 당시 사신들의 왕래길, 의주로를 대체한 이 독립문과 통일로는 그래서 더 의미 깊게 다가왔습니다.

독립문을 지나 지하로는 서울지하철 3호선과 함께 북쪽으로 향하는 통일로는 과거 통일로의 출발점이었던 구파발역 옆에서 50년전 세워진 통일로 기념석을 마주하게 됩니다.

[전병길/(재)통일과나눔 사무국장] "길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또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데, 이 길은 남북을 잇는 길입니다. 지금은 여러가지 정치적인 상황이나 국제적인 상황들이 서로 남북을 잇는데 좋진 않지만 길은 항상 열려있어야 되거든요. 지금은 닫혀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열릴 길을 바라보고 통일로를 항상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구파발을 지나 경기도로 접어들면 분위기는 사뭇 달라집니다.

대한민국 국도 1호선에 속하는 구간으로, 우선 왕복 6차선이던 길이 왕복 4차선으로 좁아지게 됩니다.

또 서울의 빌딩 숲 대신 오래된 나무와 집들, 논과 밭이 주변 풍경을 대신합니다.

그렇게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경의중앙선 파주역을 지나게 되고 문산역에 이르면 통일공원이 나타납니다.

6.25전쟁 휴전회담이 있던 1953년 유엔종군기자센터가 있었고, 이후 호국영령을 위로하는 공원으로 조성돼 지금에 이르고 있는 곳입니다.

더 북쪽으로 가면 임진각을 만나게 되고 이곳에서 통일로는 일단 멈추게 됩니다.

하지만 1998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떼방북을 앞두고 개통한 통일대교를 건너면 판문점에 이르고, 지금은 갈 수 없지만 더 북쪽으로는 개성 평양과도 이어지면서 북으로 북으로 계속 향하게 됩니다.

두달전 개통된 서울문산 고속도로.

1994년 자유로로 이어진 서울에서 문산까지를 직선화시켜 10킬로미터 정도 단축시킨 35.2킬로미터의 고속도로로, 기존의 통일로와 경로는 비슷하지만 소요시간을 40분 가량 줄이며 역시 북으로 향합니다.

[이상현 기자/ 통일전망대] "제 뒤로 보이는 저곳이 현재 서울문산 고속도로의 종착지점인 내포IC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땅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서울문산 고속도로는 인근 지역 신도시들로의 인구유입으로 인한 교통정체를 해소하고 낙후된 접경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건설됐는데요.

더 나아가서는 통일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국가 간선도로망 확충을 위해 기획된 도로로, 지난 5년간 2조 1190억원이 투입됐습니다.

8개의 나들목과 3개의 분기점, 상하행선에 휴게소 한곳씩이 설치됐고, 개통 두달이 돼가는 현재, 하루 평균 3만 3천대의 차량들이 이 도로를 이용중입니다.

이른바 '제2의 통일로'로도 불리는데, 2024년 서울 광명간 고속도로와 평택 부여간 고속도로가 완공되고, 이후 전북 익산까지 확장되면 한반도의 고속도로망은 더 한층 견고해지게 됩니다.

[정대창/서울문산고속도로(주) 대표이사] "이 도로가 북쪽으로 장단면 도라산까지 예정돼 있습니다. 도라산에서 개성-평양 고속도로까지 거리가 8km인데요, 이 도로를 연결하면 전라도에서 평양까지 고속도로망이 구축되어 앞으로 전개될 통일시대에 관문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반백년, 우여곡절 많았던 남북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하며 때로는 슬픔을, 때로는 기쁨을 함께 해온 통일로 가는 길.

그 길은 이제 하나가 아닌 둘이 됐고, 앞으로 우리는 더 많은 길에서 함께 달리고 또 달릴 것입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045398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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