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에서 시작한 노무현을 선택한 호남..다음 대선은?
(광주=뉴스1) 박진규 기자 = 20대 대선을 1년여 앞둔 2021년 새해가 밝았다.
불과 대선이 1년 2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차기 대선을 향한 시계 바늘이 째깍째깍 돌고 있는 가운데 집권 여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은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이낙연 vs 이재명 구도에 정세균 다크호스
지난 2017년 5월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2022년 5월9일까지이며, 새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는 내년 3월9일 치러진다.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당내 경선을 통해 대통령선거의 링에 오를 후보를 확정한다.
민주당은 당헌에 따라 대선 선거일 전 180일까지 대통령후보자를 선출해야 한다. 역으로 계산하면 9월 초까지이다.
국민의힘도 당헌에 의거해 대선 선거일 전 120일까지 후보자를 선출하게 돼 있어 민주당보다 2달 후인 11월 초에 후보가 확정될 예정이다.
현재 야권에서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유력 후보군에 들어가는 인사는 아직 없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어 윤 총장이 대선에 출마할지, 나선다면 야당후보로 나설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여당에서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양당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정세균 국무총리도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고, 여당 내 제3의 인물이 새롭게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호남의 쏠림 현상…어떤 후보를 '간택'할까
지난 1998년 15대 대선에서 호남출신인 김대중 후보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 정권교체를 이룬 호남 지역민들은 16대 대선에서는 경남 출신의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를 밀어 정권 재창출을 이뤄냈다.
당시 당내 광주 경선결과 노 후보는 전남 출신인 한화갑 후보와 전북의 정동영 후보를 누르고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지지율 1%에서 시작한 노무현 후보가 광주경선 승리로 이른바 '노풍(盧風)'이 불면서 결국 대선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18대 대선에서는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90% 안팎의 몰표를 던졌으나 대권 승리 꿈을 이루지 못했으며, 19대 대선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킨 안철수 후보 대신 다시 한번 문 후보를 지지하며 10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뤘다.
이번에도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대표가 맞붙은 여당 내 대권후보 경쟁은 흥미롭다.
새해 첫 날인 1월1일 주요 종합일간지들이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오차범위 안이지만 이 지사가 이 대표를 따돌리고 선두를 달렸다.
현재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이 대표는 호남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지사는 중도층과 수도권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호남 지역만을 놓고 살펴보면 전남출신인 이 대표가 이 지사에 줄 곧 앞서왔으나, 한국갤럽이 지난해 12월 1~3일 실시한 지지도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이 지사 지지율이 27%를 기록하며, 이 대표(26%)보다 1%포인트 앞서 주위를 놀라게 했다.(95% 신뢰수준에 ±3.1%.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하지만 아직 호남 표심은 특정 후보에 대한 쏠림 현상은 보이고 있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광주, 전남, 전북…이번에는 각기 다른 선택?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기 위해서는 당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당심의 핵심인 호남의 최종 선택이 승부를 갈라왔다.
특히 이번 대선은 호남이 단일대오를 형성하기보다는 처해진 현실에서 광주와 전남, 전북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제기돼 궁금증을 자아낸다.
전남은 지역 출신(영광)인 이 대표에 대한 선호가 높은 반면, 광주군공항 이전문제와 행정통합 등 전남과 이런저런 갈등을 겪고 있는 광주의 경우 추진력 있는 이 지사에 대한 호감이 높을 수 있다.
또한 같은 호남이지만 상대적 소외감을 갖고 있는 전북은 진안출신의 정세균 총리가 출마할 경우 압도적 지지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현 정권과 여당의 지지가 반등할 것으로 보이나 지역민들은 현재 여론추이로 볼 때 이러다가 정권 재창출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호남은 늘 그래 왔듯 지역출신이라는 이유로 맹목적 지지를 보내기보다는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04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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