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남긴 교훈.."다시 돌아갈 수 없다"
[앵커]
이렇게 돌아가선 안 되는 것 우리나라로 좁혀보면 어떤 게 있을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코로나19로 다시 한번 중요성이 확인된 전염병에 대한 대응 체계와 능력일 겁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빨라진 산업과 일자리 구조의 변화는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게 됐습니다.
임재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K-방역도 위협 받았습니다.
급증한 위중증 환자들은 부족한 전문 인력과 병상 탓에 통째로 격리됐습니다.
[최희찬/서울 구로구 요양병원 의사 : “묶어놓고 포기하지 마시고, 이분들 빨리빨리 빼서 치료하면….”]
이런 상황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직후 나온 정부의 용역 보고서.
최소 5개 권역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3개로 줄어듭니다.
그나마 아직 단 한 곳도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예산이 배정된 호남권 전문병원도 3년 뒤에나 완공됩니다.
[김우주/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권역별 전문병원이) 네, 다섯 군데가 국립중앙감염병 전문병원과 함께 이렇게 있다면 중환자는 그쪽에서 집중 치료하면서 사망 위험도 낮추고, 조금 더 위기상황에서 버티는 데 큰 도움이 되겠죠."]
메르스 직후 앞다퉈 발의됐던 감염병 관련 법안도,
[2015년 6월 25일 국회 본회의 : “(법안 설명만 해요!) (왜 나왔는지 이유를 모르겠네!) 이런 조치를 하지 않으면 우리는 메르스에 대해서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게 됩니다.”]
관련 예산도 메르스가 잊혀지면서 흐지부지됐습니다.
[감염병 전문가/음성변조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예산이 통과되면 나중에 쪽지 예산에서 다 잘려요. 잘린다고. 맨날 기재부 가서 애걸복걸하고. 예산 따려고. 이게 말이 됩니까?”]
‘바이오 강국’ 자부심도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치료제도 개발하고 해외 제약사의 백신을 제조하고 있지만, 정작 독자적인 백신 개발은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이수영/셀트리온 연구지원담당장 :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임상을 빨리해야 되는데 그런 임상을 할 수 있는 체계가 생각보다는 잘 준비가 안 돼 있다고 할까. 국내에서….”]
감염병 대응 체계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돌아갈 수 없는 건 또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더 빨라지고 있는 산업과 일자리의 구조 변화입니다.
[송은정/취업준비생 : “(취업을) 포기하신 분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거의 제 주위로 보면 한 70%가 포기하고 30%가 올해 했던 것 같아요. 내년에는 더 안 된다는 전망이 나와서….”]
청년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배를 넘습니다.
취업자 수가 9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청년 취업 문은 더 좁아진 탓입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사라져도 이런 상황이 나아지긴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조영무/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코로나19는) 무인화 그리고 원격이라는 추세를 더 강화시킬 가능성이 높고요. 코로나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4차 산업혁명 흐름 속에서 이런 흐름은 반전되기 어려워 보임에 따라서 고용시장의 회복을 낙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런 추세는 반도체와 IT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비대면’ 산업과 기존 산업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과도 맞닿아있습니다.
‘고용 없는 성장’의 가속화, 경제와 일자리가 함께 성장하던 시대로 다시 돌아가기는 어렵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 강희준 이승준/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김지혜
임재성 기자 (newsism@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코로나19 당신의 이야기]② “언제까지 이 고통, 계속될까?”
- 서울 동부구치소 누적 천 명 육박…요양시설 등 집단감염 계속
- 文, 새해 첫날 한반도 ‘초계비행’…‘강한 안보없이 평화 없어’
- 이낙연, “적절한 시기 이명박·박근혜 사면 건의”…갑론을박
- 백신, 2월부터 순차적 도입…올해 마스크 벗을 수 있나?
- “막연히 두려워하지 마세요”…완치자가 말하는 코로나19
- “2021년 미국 경제 3%대 성장”…이것도 ‘백신’에 달렸다
- 중국 “8% 성장”…중국 ‘쌍순환’으로 세계경제 선도
- 코로나19가 남긴 교훈…“다시 돌아갈 수 없다”
- [영상] 포스트 코로나19, 우리사회가 갈 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