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김종인의 달력은 4월 이후를 본다..재보선 잡고 대선까지 지휘

김일창 기자 2021. 1. 2. 07: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재 임기는 재보선까지.."서울·부산 승리하면 대선까지 맡겨야" 중론
정강정책 개정·전직 대통령 사과 등 긍정 평가 우세..김 "새해 첫날 승리 다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총선이 끝나고 열흘 후인 4월26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택을 나서는 모습. 당시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김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데 공을 들였으나 당내 일부 반대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했다. 2020.4.2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4월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등 재보선을 끝으로 임기를 마친다. 그러나 그의 임기를 이때로 단정 짓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김 위원장의 시간표가 4·7 재보선을 넘어 2022년 3월9일 대선으로 연장될지에 대해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일 국민의힘 안팎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의 임기 연장에 대한 의견은 4·7 재보선 승리를 전제로 긍정적인 기류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바탕에는 지난 7개월간 직을 수행하며 보여준 김 위원장의 모습이 깔려 있다. 김 위원장은 4·15 총선이 있은 지 42일만인 지난 5월27일 비대위원장에 공식 취임했다.

취임 일성으로 그는 사법심판대에 오른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와 지역색·과거사에서 벗어나는 데 족쇄로 작용했던 정강·정책의 수정, 약자와의 동행 등 기존 보수 진영을 덮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는 '고강도 개혁'을 내세웠다.

쇄신론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2월 중순 총선을 앞두고 보수야권이 단일대오를 형성하며 내건 '미래통합당'은 6개월여만인 지난해 9월 '국민의힘'으로 변경됐고, 새로운 당 정강·정책인 '모두의 내일을 위한 약속'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명시하며 5·18 망언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던 과거에서 탈피하는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한달여 후인 지난해 8월19일 김 위원장이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것으로 빈말이 아님을 대외에 확인시켜 주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과거에 대한 반성은 지난해 12월15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에 대한 사과로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뿐만 아니라 정책 선도면에서도 김 위원장은 돋보였다. 취임하자마자 꺼내든 기본소득론에서부터 경제3법, 올해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재난지원금 등을 선제적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80대 고령에도 불구하고 자당 의원들이 개최하는 행사를 일일이 찾아다니는 것은 물론 지난해 여름 수해 현장을 제일 먼저 찾아 국민의 어려움을 직접 살핀 것도 김 위원장에 대한 당내 평가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데 한몫했다.

당내에선 중진들을 중심으로 김 위원장의 거침없는 '서진 정책'에 불만의 목소리를 냈지만 그때마다 식사 자리 또는 간담회 형식으로 얼굴을 맞대며 진심을 전하는 것으로 갈등을 수습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8월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무릎 꿇고 참배하고 있다. 2020.8.19/뉴스1 © News1 한산 기자

김 위원장의 행보가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하다. 바로 중도층의 포섭.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이 30% 안팎을 넘나들며 엎치락뒤치락 하는 사이 어느 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 비율은 10~20%를 유지하고 있다.

오는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3월 대선에서 누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지가 선거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이유다.

김 위원장의 그간 행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지만 4·7 보궐선거 전승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서울과 부산 어디 하나라도 놓치거나, 모두 승리한다고 해도 압도적인 표차가 아니라면 임기 연장은 어려울 수 있다.

당내에서는 영남권 중진을 중심으로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대선을 불과 몇개월여 앞두고 영남 일색으로 당 지도부가 꾸려지는 것에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서울과 부산을 이기는 것을 전제로 보궐선거가 끝나면 당장 대선 준비 국면으로 돌입할 수밖에 없다"며 "영남권에서 대표와 원내대표가 나올 경우 캐스팅보트를 쥔 무당층·보수층을 포섭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보궐선거에서 확실한 성적을 거둔다면 김 위원장의 임기는 연장될 것이 유력하다"며 "다만 출사표를 던진 대선 주자들의 동의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보궐선거 이후 있을 전당대회에 누가누가 출마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며 "그러나 언급되는 분들에 대한 당내 평가가 부정적인 만큼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 대선까지 김 위원장이 끌고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김 위원장의 '보수정당 재집권' 강연을 들은 후 "김 위원장을 모셔서 (보수정당 재집권을 위해) 어떤 비전을 가졌는지 좋은 얘기를 굉장히 많이 들었다"며 "(마포포럼) 회원 중에서도 (지금까지) 호불호가 갈렸는데 높은 경륜을 가진 얘기를 듣고 상당히 신뢰가 많이 갔다"고 호평한 바 있다.

김 위원장도 이를 의식한 듯 전날(1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나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새해 첫날인데 우리 당으로서는 4·7 보궐선거에 전력을 경주해 승리할 수 있도록 다짐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임기가 연장된다면 전당대회에서 추대하는 형식으로 대표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 중진 의원은 "전당대회를 열겠지만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추대하는 형식으로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해 12월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대국민사과를 통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됐는데도 당이 제대로 혁신하지 못한 채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지 못해 나라가 위기에 빠졌다"며 "10년 동안 권력 운용을 잘못한 것에 대해 국정을 책임졌던 세력으로서 사과한다"고 밝혔다. 2020.12.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ic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