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정치판]②윤석열 대선 뛰어들까..'의지' 있어도 쉽진 않아

김정률 기자 2021. 1. 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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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선호도, 10월부터 급등..11월엔 서울에서 이낙연까지 꺾어
보수·중도층 기반으로 했던 윤석열, 이젠 정의당·진보층까지 확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일선 검사들과 간담회를 갖기 위해 29일 오후 대전 고등검찰청·지방검찰청을 방문하고 있다. 윤 총장은 29일부터 대전을 시작으로 지방검찰청을 순회할 예정이다. 2020.10.29/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12월 리얼미터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여권 유력주자들을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대통령이 임명한 고위공직자가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여론지지를 얻은 이례적인 현상에 새해 정치권의 이목은 윤 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쏠리고 있다.

윤 총장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속내는 복잡하다. 한때 윤 총장을 '내편'으로 여겼던 여당은 연일 비판의 날의 세우며 윤석열 탄핵과 검찰 기능 축소를 외치고 있다.

반면, 야당은 윤 총장의 탄핵을 주장하는 여당을 비판하면서도 윤 총장을 직접 옹호하거나 대선에 대한 언급 등은 피하고 있다. 자칫 '윤석열=야권 정치인'이라는 구도를 만들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 사이에 윤 총장은 '대쪽 검사' 이미지를 앞세워 보수·중도층을 넘어 진보·중도 충까지 흡수하며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올랐다.

이른바 '윤석열 현상'으로 부를 만한 윤 총장의 지지율 상승세는 여당과 야당 모두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어 2022년 대선을 앞둔 올해 정치권에 가장 주목받는 이슈로 지속될 전망이다.

◇"출마 의지 있어…검찰총장 임기 등 걸림돌도 많아"

정치권 관계자들은 윤 총장이 '출마 의지'는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입당 혹은 신당 창당 등 실무적 문제 등을 뚫고 실제 대선에 도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검찰 출신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윤 총장도 (출마)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치에 발을 들인다는 것은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며 "윤 총장의 결단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윤 총장이 대선 출마를 결심하면 오는 7월까지인 검찰총장이 임기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대선 준비를 위해서는 지금부터 움직여야 하지만 법을 지키겠다며 대통령과 법적 다툼까지 한 윤 총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며 검찰총장직을 내려 놓으면 결국 목적이 있었다는 여론의 비판을 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윤 총장은 재임 기간에는 정치행위를 할 수 없다. 지금이야 반문전선의 선봉장으로 인지도를 쌓고 있지만 '정치인 윤석열'을 드러낼 기회가 없어지면서 대선 구도에서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윤 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정치권에 들어오면 대선까지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그렇다고 윤 총장이 임기를 끝 마치지 않으면 명분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다만 정치라는 것은 명분을 찾으면 되는 것"이라며 "현재 상황은 윤 총장에게 유리하다. 워낙 정권과 각을 세워 중도·보수층에서 관심이 많다"고 했다.

이와 함께 대선까지 실무적인 문제도 제기된다. 현재 윤 총장의 인기가 다른 야권 후보들에 비해 압도적이라고 하지만 이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뒷받침 해줄 정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윤 총장이 당내 대선 후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이에 신당 창당을 통한 제3지대 후보론이 거론된다.

최근 국민의힘 충청권 의원들이 윤 총장을 고리로 뭉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 어느 정도까지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최 교수는 윤 총장의 향후 정계 입문 가능성에 대해 "국민의힘으로는 갈 수 없을 것이다"며 "전반적인 정당 체계에 변화가 있으면 윤 총장이 정계에 입문할 공간이 생길 수도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국민의힘으로 입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윤 총장의 성향으로 봐서는 적극적으로 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윤 총장의 지지율이 유지가 되면 국민의힘에서 입당을 타진해 통합 경선을 제안하는 등 자신들에게 정치적으로 끌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2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윤석열 선호도, 10월부터 급등…11월엔 서울서 李·李 꺾어

지난해 6월 처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리얼미터-오마이뉴스)에 이름을 올린 윤 총장은 10.1%로 한 자릿수 야권 대선주자들을 가볍게 눌렀다.

개원 협상에서 야당의 상임위원장 배분 참패 속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재수사 지시를 두고 윤 총장이 추 장관간 갈등을 벌이자 야권에 실망한 보수층이 결집했다는 분석이었다.

윤 총장은 지난해 6월 조사 당시 서울에서는 9.4%의 선호도를 얻는 데 그쳤다. 당시 1위였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서울 선호도는 31.6%, 2위인 이재명 경기도지는 11.8%였다.

윤 총장은 20~40대에서 한 자릿수, 50~60대에서 10% 이상을 선호도를 얻었다. 지지정당에서도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지지층에서만 23.9%를 기록했다.

이후 윤 총장에 대한 선호도는 7월 13.8%, 8월 11.1%, 9월 10.5%로 10% 초반대를 유지했다. 이 기간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윤 총장에 대한 선호도는 두 자릿수(9월, 경기·인천 제외)를 기록했다.

윤 총장의 상승세는 10월부터 뚜렷하게 드러났다. 10월 17.2%, 11월 19.8%, 12월 23.9%대로 급등했다. 11월에서는 서울에서 20.6%를 기록, 이낙연 대표(17.9%)보다도 높게 조사됐다. 12월에는 서울에서 다시 25.1%를 기록하며 강원과 광주·전라,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 20%대의 지지를 얻었다.

윤 총장은 서울 출생이지만 부친인 윤기중 전 교수가 충남 공주 출신으로 충청권에서 새로운 충청 대망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 충청권에서는 윤 총장의 지지는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윤 총장은 첫 여론조사가 시작된 6월 대전·세종·충청 권역에서 18%를 얻은 이후 7월(16.3%), 8월(12.4%), 9월(10.5%), 10월(17.2%), 11월 (19.4%), 12월(23.7%) 등 부산·울산·경남 및 대구·경북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 뉴스1

◇보수층·중도층 지지기반…진보·정의당·무당층으로까지 확장 윤 총장의 지지기반은 국민의힘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보수층과 중도층이다. 윤 총장이 처음 대선 후보 반열에 이름을 올린 6월부터 국민의힘 지지층은 20%대 이상의 호응을 보이며 12월에는 47.5%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중도층은 15.9%에서 33.9%까지 상승했다.

이런 현상은 정부·여당과 추 장관의 이른바 '윤석열 때리기'가 이어지면서 보수와 중도층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 야당 잠룡들의 존재감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윤 총장이 '좋다'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 맞서 온몸으로 싸우는 인물이 '윤석열 밖에 없다'라는 것이다.

윤 총장과 정부·여당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민주당이 아닌 다른 정당과 진보층·무당층 내부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정의당 지지층에서 윤 총장에 대한 선호도는 한 자릿수였다.

하지만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가 있던 11월에는 16.3%로 껑충 뛰었고 법원의 효력정지 판결이 있던 12월에서는 18.9%를 기록했다.

진보층에서 윤 총장에 대한 선호도는 6월 4.3%로 시작했다. 이후 9월 2.3%로 떨어졌지만 10월 7.9%, 11월 7.5%를 찍은 이후 12월에는 10.3%로 두자릿수로 나타났다.

국민의당 지지층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지지도는 8월까지 한 자릿수였지만 9월 18.1%를 기록했다. 이후 10월 28%, 11월 29.8%, 12월 33.0%까지 올랐다.

무당층에서도 6~9월 사이 7~10%대의 지지를 보였지만 10월 12.7%를 기록한이후 11월과 12월에서 각각 18.5%, 18.9%까지 올랐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아직 윤석열 대망론으로 부르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석열 대망론은 아직 빠르다"며 "30%대를 넘었던 사람도 한순간에 끝나기도 했다"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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