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로 고통받는 사람 위해 정신 건강 지키는 '마음 백신' 내놓을 것"
"정치, 다시는 안 한다"
새하얀 목폴라 위에 멀리서도 눈에 확 띄는 겨자색 셔츠가 인상적이었다. “지사님!”이라 부르니 눈꼬리를 접으며 머쓱해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남경필(56) 전 경기도지사. 언제나 말쑥한 양복 차림에, 선거철이면 유세용 ‘잠바(단체복)’를 주로 입었던 그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얼굴이 좋아 보인다” 했더니 “새벽에 축구 선수 손흥민 경기를 보느라 영 피곤하다”며 웃었다.
고(故) 남평우 의원의 맏아들로 태어나 33세이던 1998년 국회에 입성, 내리 5선(選)을 했던 그가 지금은 건강 관련 스타트업 ‘빅케어’의 대표로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그는 “사람들을 100세까지 건강하게 해주고 싶다”며 최근 출시한 같은 이름의 애플리케이션(앱) ‘빅케어’를 열어 보였다. 앱에는 건강 상태와 현재 위치 등에 따라 코로나와 독감의 위험도를 알려주는 이른바 ‘디지털 백신’이 담겨 있다.
젊은 나이에 ‘의원님’이 돼 ‘오렌지족 정치인’이란 비아냥거림도 종종 들었다. 그러나 보수 진영의 대표적 소장파로 정권이 바뀌어도, 대통령 탄핵 역풍 속에서도 ‘붙박이’로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지금도 “오렌지란 오해는 억울하다”고 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현 경기지사에게 패했고, 지난해 돌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스타트업에 뛰어든 지 1년 반, 남 전 지사는 “가슴이 뛰고 즐겁다”고 했다. 오랜 정치 경력도 회사 운영에 도움이 됐다. “플랫폼 업계엔 ‘묶어내는 리더십’이 약한데,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제가 하고 있죠.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공정한 방법으로 이익을 공유하게 하는 게 제 목표예요.”
“똥차들은 비켜주거나, 나처럼 폐차해야 한다”고 했다. 그에게 ‘왜 정치는 안 한다고 하느냐’ 물으니 돌아온 대답이다. 작년 4월 총선 때에도 ‘돌아오라’는 러브콜을 숱하게 받았다고 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얘기까지 나왔다. 그는 그러나 “‘나 없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나 없이도 잘 돌아간다. 정치는 내 몸에 안 맞는다”고 했다.
국내 1위 배달 앱 ‘배달의민족’ 등과 협력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코로나 블루(우울증)’로 고통받고 있는 플랫폼 생태계 근로자들의 정신 건강을 지켜주기 위해서 ‘마음 백신’을 내놓으려고요.” 그는 “돈을 많이 벌겠단 생각은 없다”고 했다. “첫째도, 둘째도 우리의 가족, 우리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돕는 것이 제 삶의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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