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권 교체 바란다"는 신년 여론, 文 4년에 대한 민심 평가다
본지 신년 여론조사에서 ’2022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49.9%로,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 34.8%를 크게 앞섰다. 1년 전 각 언론 신년 여론조사에서 4월 총선 민심을 물었을 때는 정반대로 야당 심판론이 50%대로, 정부 여당 심판론 30%보다 20%포인트가량 높았다. 실제 4월 총선에서 집권당은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확보하면서 100석을 간신히 넘긴 야당을 압도했다. 야당의 견제를 받지 않고 국정을 자기 뜻대로 펼칠 수 있는 힘을 몰아준 것이고, 실제 문재인 정권은 그 권력을 지난 8개월 동안 원 없이 휘둘렀다. 그 결과 국민의 삶은 어떻게 됐나.
집권 후 스무 차례가 넘도록 쏟아낸 부동산 정책으로 집을 사도, 갖고 있어도, 팔아도 세금 폭탄을 맞는 세상을 만들어 놨는데도 집값은 치솟기만 했다. “집 두 채 가진 분은 파시라”는 국토부 장관 말만 믿었던 20, 30대들은 ‘영혼까지 끌어 모아' 집을 마련한 사람들의 성공담을 들으며 피눈물을 흘리며 후회하고 있다. 전·월세를 4년 동안 동결하는 임대차법은 전세도 구할 수 없고, 내 집에도 들어갈 수 없는 이재민을 양산했다.
입만 열면 세계 방역의 모범이 됐다고 자랑하더니 세계 각국이 지난 연말부터 접종을 시작한 백신을 못 구해 비난을 받게 되자 질병관리청장에게 책임을 떠밀었다. 그러다가 뒤늦은 백신 확보 공로는 대통령이 다시 가로챘다. 전문가들이 그렇게 서두르라고 한 병실 확보도 손 놓고 있다가 겨울철 대확산이 시작되자 입원을 기다리다 치료도 못 받고 사망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오로지 월성 원전 조기 폐쇄를 위한 경제성 조작, 대통령 30년 친구를 당선시키기 위한 울산시장 선거 공작, 정권 실세 개입설이 난무했던 옵티머스·라임 사기 같은 권력 비위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었다. 법무장관을 앞세워 수사팀을 공중분해하고, 검찰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지휘권 발동, 감찰, 징계 추진 같은 무리수를 두다가 법원에 가로막혔다. 그런데도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아예 박탈하거나, 공수처를 서둘러 출범시켜 검찰이 진행하던 수사를 빼앗아 오는 후속 조치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정권의 안위와 홍보에만 총력을 쏟고,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줄 능력도 없는 정권의 모습에 상당수 국민이 넌더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래서 불과 8개월 전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줬던 집권 세력에 대한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는 것이다.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재신임하는 것보다 낫겠다는 쪽으로 기운 여론조사는 문 정권의 지난 4년에 대한 민심의 평가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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