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제주, 양평.. '세한도' 를 만나는 시간
‘세한도’를 직접 감상하는 방법도 있다. 코로나 확산으로 거리 두기 단계가 강화돼 운영이 잠시 중단됐지만 꼭 기억해두었다가 가볼 만한 곳들이다.
이달 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평안(平安)’전은 세한도의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추사 김정희가 그린 세한도는 원래 가로 69.2㎝, 세로 23㎝였지만 청나라와 국내 문인 20명이 쓴 감상문이 덧붙으면서 15m에 달하는 대작이 됐다. 이번 전시는 꽁꽁 말아뒀던 두루마리를 모두 펼쳤다. 세한도 두루마리(가로 1469.5㎝, 세로 33.5㎝) 전체를 공개하는 건 14년 만이다. 세한도를 더 자세히 볼 수 있도록 초고화질 디지털 스캐너로 스캔한 영상은 눈으로 볼 수 없었던 김정희의 치밀한 필력을 생생히 보여준다.
세한도에 앞서 2018년에 손창근 선생이 기증한 김정희의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와 김정희 초상화 등 15점도 전시된다. 세한도의 제작 배경부터 세한도가 이곳으로 오기까지의 과정, 세한도를 지켜온 사람들을 보며 세한도의 가치와 기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전시는 세한도의 ‘세한’과 대비되는 ‘평안’을 대표하는19세기 작품 ‘평안감사향연도(平安監司饗宴圖)’로 이어진다. 세한을 함께 견디면 곧 따뜻한 봄날 같은 평안을 되찾게 될 거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김정희는 제주에서 8년 3개월 동안 유배 생활을 했다. 세한도를 그린 것도 제주 유배 중이던 1844년이다. 서귀포 대정읍에 있는 서귀포 김정희 유배지는 위리안치(圍籬安置)된 김정희가 집 안에 갇힌 채 보냈던 고립, 단절된 시간을 가늠하게 한다. 제주 추사관이 바로 옆에 있다. 건물과 건물 옆에 서 있는 소나무가 세한도를 빼닮았다. 김정희의 생애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색다른 공간. 세한도도 감상할 수 있다. 김정희 연구자로 손꼽히는 후지쓰카 지카시가 1939년 영인한 한정본 중 하나다.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에는 연꽃으로 유명한 세미원이 있다. 다양한 수생 식물과 한국식 정원을 만날 수 있는 이곳에 세한도를 본떠 만든 ‘세한정(歲寒庭)’이 있다. 담장을 두른 정원 안에 그림 속 건물과 소나무, 잣나무를 옮겨 놓은 듯하다. 송백헌(松柏軒)이라 이름 붙은 건물에는 세한도에 대한 설명과 자료가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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