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성격·사회성이 장수 보약

배영대 2021. 1. 2.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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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
마르타 자라스카 지음
김영선 옮김
어크로스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이맘때면 흔하게 주고받는 ‘건강 덕담’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인간의 가장 큰 소망일 것이다. 이를 위해 채소와 과일 섭취량을 체크하며 다이어트를 하고, 각종 비타민과 영양제를 섭취하는가 하면, 하루에 얼마나 걸었는지를 측정하기도 한다.

이런 시도들이 건강에 도움이 되겠지만, 과학 전문기자인 이 책의 저자는 건강 장수에 대해 색다른 조언을 한다. 식이요법이나 운동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회적 관계와 마음가짐’이라 했다. 헌신적인 사랑, 가족·친구·이웃의 폭넓은 사회 관계망, 성실한 성격 등이 오래 사는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생물학·신경과학·심리학 등 여러 분야의 논문과 세계 곳곳의 노화와 수명 관련 실험을 참조했고, 마음과 건강의 상관성을 연구하는 과학자 50여 명의 의견을 들었다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건강하게 나이 듦’의 비결은 우선 운동과 식습관에 대한 맹신과 집착을 내려놓는 데서 시작한다. 전 세계 노화 방지 시장의 규모는 2500억 달러를 웃돈다고 한다. 미국인과 캐나다인의 절반가량은 영양제를 적어도 한 가지는 섭취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만 그 같은 건강보조제의 수가 5만5000개 이상이라고 한다. 문제는 대다수 제품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원만한 인간관계는 장수에 영향을 미친다. 사진은 요양원에서 결혼한 중국의 노인 신혼 부부들. [신화=연합뉴스]
1960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중부의 로제토 마을에서 흥미로운 조사가 있었다. 65세 미만 주민 가운데 심장병 앓는 사람이 없었고, 사망률도 다른 지역보다 35% 정도 낮았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조사했고, 유전자나 식단 때문이 아닌 남다른 사회성 덕분이란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19세기 말 이탈리아의 로제토 발포르토레 출신 이민자들이 정착한 이곳의 주민들은 이탈리아 전통에 따라 여러 세대가 함께 살며 서로 보살피고, 틈날 때마다 모였다고 한다. 마을을 돌보고 가꾸는 일에 함께 참여하며 살아가는 이 마을과 같은 모습은 ‘로제토 효과’로 불린다.

원만한 인간관계, 자원봉사, 친절함 등은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영향을 준다. 가족·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이웃에게 더 친절하고, 더 많이 웃는 일이 새로운 식단이나 운동만큼이나 건강 장수에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좋은 우정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온라인 소셜미디어의 친구 관계는 오히려 고독감·고립감을 높일 수 있다는 부정적 연구 결과도 보여준다. 고독감은 영양 부족만큼이나 사망위험도를 높인다고 했다.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은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배영대 학술전문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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