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5000만원짜리 임대주택 '선전' 쇼, 국민 기망한 사이비 '홍보'

2021. 1. 2.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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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 날조된 거짓 대중에게 주입
홍보, 진실에 입각해 쌍방향 설득

콩글리시 인문학
콩글리시 인문학 1/2
“우리는 선전을 이용해서 제3제국을 건설했다.” 나치 선전부 장관 괴벨스의 고백이다. 선전 선동은 파시스트정부와 공산당의 전유물이었다. 엽서에 그린 그림 팔아 풀칠이나 하던 히틀러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군에 입대한다. 패전 후 뮌헨으로 돌아온 그는 국가사회주의당 나치에 가입, 선동일꾼으로 주목받는다. 괴벨스는 집단적 선전자, 선동자, 조직자로서 히틀러의 우상화에 큰 공을 세운다. 괴벨스는 문제를 단순화시키고 그 공식을 끝없이 되풀이하여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었고 조직적으로 민중을 정치에 동원했다.

거짓말도 반복하면 결국 대중들은 믿게 된다. 나치는 이런 대중심리를 정권유지 수단으로 삼았다. 선전 선동은 허위, 과장, 기만을 반복해 남을 속이는 술책이다. 이들은 민중의 적을 설정하고 낙인찍기(name calling) 기법을 애용했다. 히틀러는 주변에 돌격대와 친위대를 포진시키고 합법을 가장해서 반대파를 제압해 나갔다. 그는 사회 전체를 일사불란한 조직으로 재편했는데 노동자는 노조, 여성은 여성연맹을 그리고 아이들은 소년단으로 묶어 빗나간 국가주의로 세뇌시켰다.

원래 가톨릭 용어로 선전(propa-ganda)은 선교활동을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1, 2차 대전을 겪으면서 거짓과 선동의 동의어가 되었다. 히틀러는 말했다. “선전은 진실을 섬겨서는 안 된다. 특히 진실이 적에게 유리한 것이면 더더욱 그렇다.”

설득은 상대방의 태도나 행동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려는 일련의 노력을 뜻한다. 나를 찍어 달라고 하는 선거유세나, 내 상품을 사주세요 하고 호소하는 일이 모두 설득 커뮤니케이션이다. 설득 수단에는 선전, 홍보, 광고 세 종류가 있다. 선전은 진실과 관계없이 날조된 거짓내용을 상대방에게 주입시키려는 일방적 강압적 행위다. 이에 비해 홍보(public relations, PR)는 진실에 입각해서 쌍방적으로 소비자와 국민을 설득하는 가장 효과적인 행위다. 광고(advertising)는 주로 매스미디어의 지면과 시간을 사서 원하는 메시지를 내보낸다.

지난해 12월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도 화성시 14평짜리 임대주택을 방문해 수행한 국토교통부 장관, 장관 후보자와 함께 임대주택 예찬론을 폈다. “아늑하다” “신혼부부에 애 둘도 키우겠다” “누구나 살고 싶은 임대주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쇼통’ 정부의 임대주택 쇼는 이렇게 국민을 기망했다.

14평 아파트는 네 식구가 살기에는 너무 비좁다. 이 단지엔 누수와 곰팡이 등 하자가 많은데 살기 좋다니 허위다. 대통령에게 보여 줄 두 개의 아파트 인테리어와 행사에 4억5000만원의 국민혈세를 낭비했으며 밤늦게까지 벼락공사를 강행해 주민들의 피해가 컸다고 한다.

지금 정부는 선전(propaganda)을 홍보(PR)로 착각하고 있다. 백신 확보도 못 해 놓고 K방역을 자랑하기 바쁘고, 권력수사를 막으면서 검찰개혁이라고 포장하고, 대북 삐라 금지를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 보호라고 강변하는 등 사이비 홍보가 판을 친다. 링컨은 일찍이 말했다. “모든 사람을 한동안 속일 수 있다. 그리고 일부 사람들을 오랫동안 속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끝까지 속일 수는 없다(You can fool all the people some of time, and some of the people all the time, but you cannot fool all the people all the time).” 선전은 나쁜 정책의 포장술이다.

김우룡 한국외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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