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발견 어려운 췌장암, 복강경 수술 효과적"

박효순 기자 2021. 1. 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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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율 10%..발생 연령 낮아져
췌장암은 개복수술로 진행 많아
연세암병원 강창무 교수 수술팀
임상결과 근거로 '연세조건' 개발
복강경 이용 출혈 적고 경과 좋아

[경향신문]

강창무 교수가 복강경을 이용한 최신 췌장암 수술법인 ‘연세조건’을 통해 췌장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연세암병원 제공

지난 30여년간 진단 및 치료기술 등의 발달로 위암, 대장암, 간암 등 주요 소화기계 암종의 의학적 완치율(5년 생존율)이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췌장암 생존율은 여전히 10% 내외에 불과하다. 매년 6000명 이상의 췌장암 환자들이 발생하고, 이 중 5500명 정도가 사망한다. 췌장암은 10년 후 인류의 목숨을 위협하는 2위 암으로 등극할 전망이라는 보고가 나오기도 한다.

췌장암 사망률이 높고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조기 발견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60~70대 환자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발병 연령이 계속 낮아져 40~50대 환자도 상당하다.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강창무 교수는 “췌장은 우리 몸의 소화 기능 및 내분비 기능을 하는 특수 장기로, 섭취한 음식물들이 지나가는 길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췌장암의 조기 발견이 잘 안 된다”면서 “이 때문에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단일 치료임에도 불구하고 발견 당시 수술할 수 있는 경우가 15% 내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치료 중 하나는 암을 깨끗하게 없애는 근치적 수술이다. 췌장암의 위치에 따라 췌장 머리 부분에 암이 있는 경우 ‘췌십이지장절제술’, 몸통 또는 꼬리쪽에 있는 경우 ‘원위부췌장절제술’을 시행하게 된다. 특히 췌장은 해부학적으로 복강 내 주요 혈관분지들을 둘러싸고 있는 위치적 특성 때문에 수술 위험성이 매우 높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고난도 수술로 알려져 있다.

위암이나 대장암 같은 다른 복강 내 소화기암의 경우 2000년대 초반에 이미 복강경 수술이 일반화되어 대부분의 수술을 복강경으로 시행해왔다. 하지만, 췌장암 수술의 경우 지금까지도 대부분의 기관에서 개복수술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강창무 교수 수술팀은 2007년 췌장암 수술에 복강경과 로봇을 도입했다. 강 교수는 대규모 수술 경험과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미세침습적, 근치적 췌장절제술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임상조건인 연세조건(Yonsei Criteria)을 개발했다. 강 교수는 “연세조건은 수술 전 CT를 바탕으로 판정하게 되는데, 이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미세침습적 방법으로 출혈이 없는 근치적 췌장절제술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강 교수팀은 다년간 축적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복강경, 로봇수술과 개복수술 결과를 비교해 복강경 수술의 효과성을 입증했다. 2012년부터 2017년 6월까지 연세암병원에서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받은 217명의 환자(개복수술 113명, 복강경 104명)를 대상으로 복강경 수술의 안전성과 타당성을 분석했다. 100건 이상의 이전 연구결과와 비교해 분석한 결과, 복강경 수술은 개복수술과 비교해 상처 크기가 작은 것 외에도 수술 중 출혈이 적고, 수술 후 통증·재원기간·합병증 빈도 면에서도 우월한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복강경 췌십이지장 절제술에 적합한 환자들의 경우 개복수술과 동등한 수술 효과를 보이면서도, 미세침습적 수술의 장점인 작은 흉터, 통증 경감, 빠른 회복, 출혈량 감소 등의 효과를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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