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육성 신년사 대신 주민들에 친필 서한.."새 시대 위해 힘차게 싸울 것"
[경향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은 1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육성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인민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는 연하장 형식의 친필 서한을 주민들 앞으로 보냈다. 개최가 임박한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대내·대외 정책 방향을 집대성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어서 별도의 신년사를 생략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희망찬 새해 주체110(2021)년을 맞으며 전체 인민들에게 친필서한을 보내셨다”며 1면 전면을 할애해 서한을 실었다.
김 위원장은 서한에서 “새해를 맞으며 전체 인민에게 축원의 인사를 삼가 드린다”면서 “온 나라 모든 가정의 소중한 행복이 더 활짝 꽃피기를 부디 바라며 사랑하는 인민들의 귀한 안녕을 경건히 축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새해에도 우리 인민의 이상과 염원이 꽃필 새로운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힘차게 싸울 것”이라며 “어려운 세월 속에서도 변함없이 우리 당을 믿고 언제나 지지해주신 마음들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서한은 “위대한 인민을 받드는 충심 일편단심 변함없을 것을 다시금 맹세하면서”로 끝을 맺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새해 첫날 주민들에 연하장을 보낸 것은 1995년 이후 26년 만이다. 김일성 주석 사망 이듬해였던 그해 1월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피눈물 속에 1994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합니다”로 시작하는 서한을 발표했다.
2012년 집권한 김 위원장은 2013~2019년 매번 육성 신년사를 통해 새해 국정 구상을 밝혀왔다. 그러나 올해는 8차 당 대회 사업총화보고 등에서 제시할 대내외 메시지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신년사를 건너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친필 연하장도 주로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과시하는 데 초점이 있어 통상적인 신년사와는 내용과 형식 면에서 차이가 크다. 김 위원장은 작년에도 2019년 12월 말 당 7기 5차 전원회의 연설로 신년사를 갈음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0시 8차 당 대회 대표자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며 올해 첫 공개활동에 나섰다.
북한이 아직 당 대회 개회일은 밝히지는 않았지만, 각지에서 온 8차 당 대회 대표자들이 이미 수도 평양에서 대표증을 수여받고 실무 작업에 나선 점을 볼 때 당 대회는 곧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8차 당 대회를 앞두고 벌여온 ‘80일 전투’를 지난달 30일자로 완료한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보도에서 코로나19 방역과 수해 복구, 농업 건설 분야 성과를 나열하며 “80일 전투를 자랑찬 승리로 빛냈다”고 주장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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