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하지만..'사면론' 저의가 편치 않은 야권
안철수 "선거 이용 시도 용납 못해"
이재오·유승민 "조속한 사면 기대"
정의당 "전혀 옳지 않아" 강력 반발
[경향신문]
야권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 이명박·박근혜씨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사면 건의는 환영하지만 그 배경이 무엇인지는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카드가 아니냐는 의심도 뒤따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후 “(사면 건의는) 들어본 적 없는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지난달 30일 이 대표와의 단독 면담 때도 관련 논의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청와대와의 조율 여부 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적극 반응하기는 어렵다는 게 국민의힘의 전반적인 기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여권 내 교감이 된 것이라면 환영할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희망고문’이고 또 다른 평지풍파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면전환용 노림수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진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전직 대통령 사면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여권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니까 반짝카드를 꺼낸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지난 총선 국면에서 “탄핵의 강을 건너자”고 주장했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이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전직 대통령 문제는 정리되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의 조속한 사면 결정을 기대한다”고 적었다.
같은 당 한 중진 의원은 “국면 전환용이라는 게 보이지만 두 분 다 고령이고 코로나19 시국인 만큼 빠른 사면 결정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친이명박계 좌장 격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통화에서 “통합과 민심화합을 이야기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늦었지만 어렵게 말을 꺼낸 것 아니냐”고 했다.
정의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종철 대표는 SNS에 “갑자기 이런 말씀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심히 유감”이라고 썼다. 그는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은 전혀 옳지 않을뿐더러 불의한 것”이라며 “이 대표는 입장을 철회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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