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3% 안팎 성장 전망.. 코로나 확산 땐 '장밋빛 목표' [2021신년특집-국내외 기관이 본 새해 한국경제]

우상규 2021. 1. 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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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2% 제시.. 내수·수출 함께 개선 예상
2020년 '3차 유행' 반영 안 돼 현실과 괴리
韓銀 3% 전망.. '하방 시나리오'선 "2.2%"
KDI "수출 개선되겠지만 내수 회복 제한"
OECD 2.8%·IMF 2.9%로 보수적 전망
"코로나 여름까지 종식 안 되면 목표 미달"
새해 한국 경제의 모습을 예상하는 국내외 주요 기관은 대체로 3% 안팎의 성장을 전망한다. 숫자 자체는 커 보이지만 2020년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기저효과’로 인한 ‘착시현상’에 가깝다. 간신히 코로나19 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수준에 불과하다.

더구나 지난해 11월 중순 시작된 국내 코로나19 ‘3차 유행’이 반영되지 않았고, 일부 국가에서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효과와 부작용 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 결국 새해 경제도 2020년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2월17일 ‘2021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새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3.2%를 제시했다. 연말과 연초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백신접종이 시작되고, 하반기에는 백신이 상용화가 되는 것을 전제로 삼았다. 상반기는 산발적 확산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점진적인 경제활동 정상화가 진행되고, 하반기 중 코로나19가 진정돼 경제활동이 본격 회복하는 상황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정부는 새해에는 내수와 수출이 함께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소비가 3.1% 증가하고, 주가 상승과 대출금리 하락 등이 소비 여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경기 회복과 교역 증가 속에서 반도체와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수출도 그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8.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정부의 전망치는 국내의 코로나19 3차 유행 상황인데도 이를 반영하지 않은 채 발표됐다. 확산세가 길어질 경우, 재확산 상황이 반복될 경우, 정부의 전망치는 현실과 괴리가 커질 전망이다.

그래서 정부 전망치는 순수한 전망이 아닌 ‘목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2020년 성장률 전망치로 0.1%를 제시한 바 있다. 이후 ‘현실과 동떨어진 수치’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플러스 성장을 이루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있다”며 하향조정을 거부했다. 그러다가 12월이 되자 새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2020년 전망치를 -1%대로 끌어내리며 현실을 인정했다.

정부에 앞서 한국은행은 코로나19가 이번 겨울부터 진정되는 상황을 가정해 새해 성장률 전망치로 3.0%를 제시했다. 정부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치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세 진정이 더딘 비관적 상황을 고려한 ‘하방 시나리오’에서는 2.2%를 예상했다. 코로나19 피해가 반복되고 장기화할 경우 경제성장률이 0.8%포인트나 떨어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새해 성장률을 3.1%로 전망했다. 수출은 개선되겠지만 내수 회복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수 소비와 투자, 대외 교역이 전반적으로 개선돼 성장률이 3.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수출 증가 등 대외부문의 회복과 코로나19 관련 백신과 치료제 보급에 대한 기대감으로 새해 우리나라 경제가 2.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새해 한국 경제 전망은 상대적으로 어둡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한국 경제가 2.8%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세계경제 회복과 미·중 갈등 완화, RCEP(아르셉·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체결 등은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불확실성은 다소 높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12월1일 발표 당시 OECD가 우리나라에 대해 “한국은 효과적인 방역조치로 회원국 중 국내총생산(GDP) 위축이 가장 작은 국가”라고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가 진정되는 상황을 전제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할 경우 이 전망치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새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9%를 제시했다. 종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는데, 2020년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2021년 반등폭도 그만큼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2020년과 마찬가지로 새해 경제도 코로나19가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백신이 언제 어떻게 보급돼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되는지가 가장 큰 변수”라며 “여름까지 종식되지 않는다면 정부의 성장률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 계획대로 국내에서 새해 초 백신 접종이 이뤄진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미뤄진다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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