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인의 불만 이용 정치 분열 조장" [2021신년특집-위기의 민주주의]

국기연 2021. 1. 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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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주의가 포위 공격을 받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으나 역사가 반드시 퇴보하는 길로 가는 건 아닙니다. 현재 미국과 세계가 당면한 위기 본질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이 득세함에 따라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이를 수호할 필요가 있느냐는 절망감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향후 미국과 세계 민주주의의 미래는 기존의 민주적인 정치 시스템이 현재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날 것입니다."

"미국 민주주의의 취약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는 구호를 내건 시위와 백인 우월주의 세력 등장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 투쟁 등 과정에서 미국 일반 국민이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빈부격차가 심화하고 중산층이 저소득층으로 전락하고 있으며, 많은 미국인이 생계를 걱정하는 사태를 맞았다. 미국 사회는 극심한 분열과 환멸에 시달리고 있으며 도저히 양립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세계관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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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버그 美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인종차별·코로나 사태 무방비에
美 국민, 민주주의 체제 불신·절망
협치시스템 부활 통해 바로잡아야"
“미국 민주주의가 포위 공격을 받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으나 역사가 반드시 퇴보하는 길로 가는 건 아닙니다. 현재 미국과 세계가 당면한 위기 본질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이 득세함에 따라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이를 수호할 필요가 있느냐는 절망감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향후 미국과 세계 민주주의의 미래는 기존의 민주적인 정치 시스템이 현재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날 것입니다.”

앤 버그(사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역사학과 교수는 최근 세계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미국 민주주의는 퇴보하고 있나.

“미국 민주주의의 취약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는 구호를 내건 시위와 백인 우월주의 세력 등장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 투쟁 등 과정에서 미국 일반 국민이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빈부격차가 심화하고 중산층이 저소득층으로 전락하고 있으며, 많은 미국인이 생계를 걱정하는 사태를 맞았다. 미국 사회는 극심한 분열과 환멸에 시달리고 있으며 도저히 양립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세계관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투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권위주의가 이를 대체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부터 자신이 계속 집권해야 평화적인 정부가 유지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해왔다. 그의 집권 말기는 히틀러의 나치 독재정권 수립의 길을 열어준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바이마르공화국 말기를 연상케 한다.”

―미국 정치가 양보와 타협이 없는 극단으로 치닫는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당선된 이후 극단적 수사(修辭)가 난무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백인 우월주의 세력이 등장했고,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는 흑인 인권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됐다.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후 미국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법과 질서’를 강조하며 시위 진압에 나섰다. 2001년 9·11 테러 사건 후 미국에서 강경 보수파 세력이 ‘티파티 운동’을 전개했다. 미국에서 현재 나타나는 현상은 새로운 것도 아니고, 갑자기 생겨난 것도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의 불만을 이용해 정치 분열을 조장하고 이를 통치에 이용해왔다.”

―미국이 최악의 코로나19 피해국으로 전락한 것이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놀라울 정도였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아 수백만명의 중산층이 저소득층으로 전락했다. 이 과정에서 전통적 가치를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운 폭력적인 백인 우월주의가 기승을 부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질서 회복’을 이유로 이들을 비난하기보다 격려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버그 교수는 △미 터프스대 역사학과 졸 △미시간대 역사학 박사 △미시간대 역사학과 교수 △펜실베이니아대(유펜) 교수 △저서 ‘쓰레기의 사회질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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