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MB·朴 사면론에 與 내부 반발.."부적절" "난 반댈세"(종합)

문광호 2021. 1. 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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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민 통합 차원에서 사면 건의할 것"
우상호 "두 전직 대통령 반성, 사과 없었어"
정청래 "국민적 합의 됐을 때 용서와 관용"
당원 게시판 "사퇴하라" "누구 마음대로" 비난
정의당 "박근혜 사면하면 최순실은 어떻게"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021년 1월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서울 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문광호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뉴시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가 되면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께 건의드릴 생각이 있다"고 한 것에 대해 1일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우상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 김종철 대표도 유감을 표했다. 당원 게시판에도 이 대표의 사퇴와 입장 철회를 요구하는 당원들의 게시글이 쏟아졌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국민통합을 거론하며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이 부자유스러운 상태에 놓여 계시는데 적절한 시기가 되면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께 건의드릴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앞서 배포한 신축년 신년사에서 국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한 코로나19 극복과 미래로의 전진을 언급하며 "사회갈등을 완화하고 국민통합을 이루고 최선을 다해 전진과 통합을 구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같은 국민통합의 차원에서 문 대통령에게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건의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통합을 위해서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께 영수회담을 제안드린 이유도 그것"이라며 "여야의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국민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지혜를 나누는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께 안심을 드릴 수 있을 것이다. 대화의 정치가 복원됐으면 한다"고 했다.

다만 사면 건의의 '적절한 시기'에 대해서는 "법률적 상태나 시기 등 여러 가지를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인터뷰가 보도된 직후 파장이 일자 이 대표는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한 뒤 기자들이 전직 대통령 사면 건의 의사에 대해 묻자 "적절한 시기에 대통령께 건의드릴 생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 의원 뒤로 이한열 열사 장례 집회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이 걸려있다. 2020.12.15. bluesoda@newsis.com

이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기적으로도 내용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며 "두 가지 이유로 반대한다. 첫 번째, 두 사람의 분명한 반성도 사과도 아직 없다. 두 번째, 박근혜의 경우 사법적 심판도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탄핵과 사법처리가 잘못됐다는 일각의 주장을 의도치 않게 인정하게 될 수도 있는데다 자칫 국론분열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사법적 정의는 사법적 정의대로 인정되고, 촛불국민의 뜻은 국민의 뜻대로 실현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5가지 이유를 들어 "이명박 박근혜 사면론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용서와 관용은 가해자의 몫도 정부의 몫도 아니다. 오로지 피해자와 국민의 몫이다. 가해자들이 진정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고 '이제 됐다. 용서하자'라고 국민적 합의가 됐을 때 용서하고 관용을 베푸는 것이다. 그럴 때 국민통합도 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프랑스가 '똘레랑스'(관용)의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나치부역자를 끝까지 추적해 철저히 처벌하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웠기 때문"이라며 "프랑스 국민들이 이제 용서하고 관용을 베풀자고 할 때까지 민족반역자들을 무관용으로 대하고 처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탄핵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이 용서할 마음도 용서할 준비도 되어있지 않고 그럴 생각조차 해 본적이 없다"며 "그래서 난 반대일세"라고 전했다.

반대하는 이유로는 ▲재판이 끝나지 않음 ▲두 전직 대통령이 국민들께 사과를 하거나 용서를 구한 적이 없음 ▲촛불국민들이 아직도 용서하지 않고 있음 ▲사면은 특정인이 제기한다고 되는 게 아님 ▲적폐청산 작업을 할 때 등을 들었다.

민주당 권리당원게시판에도 이날 오후까지 "이낙연 대표님 사퇴하십시오" "누구 마음대로 사면을 요청합니까" "사면 안 됩니다" 등의 글이 빗발쳤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단식농성장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01. photo@newsis.com

김종철 정의당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갑자기 이런 말씀을 왜 하시는지 모르겠다. 심히 유감"이라며 "결론적으로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전혀 옳지 않을 뿐더러 불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직 두 대통령의 사면은 그들이 주도한 크나큰 범죄를 사면하자는 것이고, 그 범죄를 실행한 하수인들에게도 면죄부를 주자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님, 박근혜를 사면하면 최순실은 어떻게 하시겠나. 박근혜를 사면하면서 최순실은 용서하지 않을 도리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명박을 사면하면서 국정원 댓글공작 범죄자 원세훈은 풀어주지 않을 방법이 있나"라며 "범죄의 총 책임자를 풀어주면서 그 하수인들은 가둬두겠다면 이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권력자에게만 관대한 법 적용'을 주장하는 것이다. 불의한 것은 불의한 것이다. 이낙연 대표께서는 입장을 철회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oonli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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