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새해에도 수주랠리..부활 신호탄 쏜다

송광섭 2021. 1. 1. 17: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선 빅3 작년 22.7조원 수주
올해 전세계 발주량 작년 2배
韓, 절반넘는 600척 수주기대
LNG선 100척은 이미 가계약
컨테이너·탱커선도 회복세
일각선 '저가수주 경쟁' 우려
신축년 새해에는 대한민국 조선업이 부활의 신호탄을 쏴 올릴 수 있을까.

지난해 막판 뒷심을 발휘한 국내 조선사들이 새해에도 '수주릴레이'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정책이 각광받으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및 추진선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딛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 올해 국내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수주 실적은 지난해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선 3사의 수주 실적은 총 209억1000만달러(약 22조7500억원)를 기록했다. 회사별로 보면 한국조선해양이 100억4000만달러(약 10조9000억원)로 가장 많았다. 삼성중공업이 55억달러(약 5조9800억원), 대우조선해양이 53억7000만달러(약 5조8400억원)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수주목표 달성률은 각각 91%, 65%, 75%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수주 가뭄'에 시달리다 11월부터 두 달간 총 12조원 이상의 계약을 몰아치며 수치를 끌어올린 것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선박 시장은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업체인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글로벌 누적 발주량은 1447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나타났다. 12월 발주량을 더해도 2019년(2529만CGT)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올해 선박 시장은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연된 발주가 재개되거나 지난해 쏟아진 각국의 부양책에 따른 경기 회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전 세계 발주량을 2019년을 웃도는 3000만CGT로 추산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올해 전체 발주량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098척에 이르고, 그중 절반 이상인 600척을 한국이 수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수주량은 내년 1663척 중 950척, 2023년 2235척 중 1500척까지 증가할 것으로 봤다.

올해 예상 수주 건 중에서는 단연 LNG 운반선이 최대 관심사다. 그중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이 언제 발주할지가 핵심이다. QP는 지난해 6월 국내 조선 3사와 총 100척의 LNG 운반선 건조 가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계약 규모는 23조6000억원에 달한다. 발주는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이후 LNG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보고 지난해 가계약을 진행한 것이어서 2~3년간의 건조기간 등을 감안하면 시기상 올해에만 최소 수십 척을 발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50척만 수주해도 10조원 이상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QP는 현재 50척의 LNG 운반선을 운영하고 있다"며 "생산량 증가 시 60척의 선박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에는 컨테이너선과 탱커선 시황이 살아날 것"이라며 "신규 발주량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그리스 선사인 마리나키스와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추후 추가 발주할 수 있는 옵션을 포함해 각 사당 최대 10척씩(옵션 5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이미 4척은 지난해 말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은 물량을 고려한 예상 수주액은 최대 2조원 안팎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유럽 지역 선주와 LOI를 체결한 LNG 연료 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최대 10척(옵션 포함)에 대한 수주가 예상된다. 또 독일 하파크로이트로부터 컨테이너선 6척을 추가로 수주할 가능성도 있다. 하파크로이트가 지난해 말 대우조선해양과 체결한 컨테이너선 6척 건조 계약에는 옵션 6척이 담겼다고 한다.

최근 잇단 성과에도 업계에서는 저가 수주 경쟁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적 채우기에만 급급해 저가 수주가 심화되면 결국 장기 불황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사들의 최근 수주 증가에도 선가가 하락하고 있는데, 이는 조선사들이 저가 수주에 나섰다는 방증"이라며 "이러한 저가 수주는 결국 수익성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광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