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장마저 배송 최전선으로"..대형유통 반격 시작됐다
상품 주문하면 2시간내 배송
이마트 점포에 PP센터 구축
하루 배송 물량 20% 늘어나
현대백화점도 새벽배송 시작
'아마존고' 콘셉트 매장 도입
◆ 2021 신년기획 Rebuild Korea 유통 ③ 기존 유통社 처절한 생존경쟁 ◆
롯데, CJ, 신세계 등 대형 유통그룹은 온·오프라인 사업을 통합해 규모의 경제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유통 부문을 구조조정하고 시스템을 통합해 운영하는 게 핵심이다.
신세계그룹도 이마트와 SSG닷컴을 결합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 매장은 신선식품 역량을 강화하고, 온라인몰인 SSG닷컴은 물류망을 본격 확장한다는 것.
향후 이커머스 기업 인수·합병(M&A)에 이들 유통 대기업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 아시아태평양 유통부문 대표는 "오프라인 기반에 익숙한 대형 유통업체들은 내부적으로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어렵기 때문에 M&A로 시장 변화에 대응할 것"이라며 "패션·뷰티·리빙 등 신흥 사업자들이 진입하면서 경쟁이 시작된 온라인 전문몰 시장은 기존 유통업체가 참여할 공간이 남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통그룹들은 기존 매장을 배송 기지로 전환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쿠팡, 마켓컬리 등 신생 이커머스 업체들이 혁신적인 새벽배송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대형마트의 강점인 신선식품 시장 점유율을 빼앗고 있다. 오프라인 업체는 점포 기반 배송 시스템을 통해 당일배송, 즉시배송 등 특화된 서비스로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그 핵심이 '스마트스토어'다. 스마트스토어는 직원들이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점포에서 장바구니에 담은 뒤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보내면 후방에서 포장 과정을 거쳐 배송할 수 있도록 만든 자동화 점포다. 지난해 중계점과 광교점에서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2곳에서 추가 운영할 계획이다. 배송 전 단계인 포장에 주안점을 두고 자동화 패킹 설비를 설치한 '다크스토어'도 올해 29개 점포로 확대해 점포의 물류창고화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새벽배송은 별도 온라인 전용센터에서 진행해 배송 사각지대를 없애고 있다.
이마트도 온라인몰인 SSG닷컴에서 새벽배송을 전담하고, 점포에서는 피킹앤드패킹(PP)센터를 구축해 당일배송에 대응하는 이원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전국 이마트 매장 110여 곳에 PP센터가 설치돼 하루 최대 배송 처리 물량이 1년 새 20% 늘어난 6만건으로 확대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중순 '현대식품관 투홈'으로 새벽배송 시장에 진입했다. 백화점 식품관 상품을 새벽에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가입자가 약 15만명까지 늘었고, 매출도 목표치를 20% 넘게 달성했다. 특히 30대 여성 고객 중심으로 관심을 모아 재구매율이 69%를 기록했다.
오프라인 점포의 매력을 되살리기 위한 점포 구조조정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마트는 점포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객 체험형 공간으로 리뉴얼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리뉴얼한 월계점은 전체에서 마트가 차지하는 면적을 30%대로 줄였다. 그 대신 패션, 서점, 가전 등 전문점과 인기 식음료 브랜드로 공간을 채웠다. 온라인 장보기가 대세가 되면서 마트만으로는 집객 효과를 높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음달 문을 열 예정인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은 아예 완전 무인 자동화 매장인 '아마존고(GO)' 콘셉트 매장을 들여왔다.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은 지난해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주최한 '2020 유동산업전망' 세미나에서 "매장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PP센터 등 온라인과 접목하는 방식으로 리뉴얼하고 있다"며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를 테넌트(임차)로 유치해 상품 신선도를 높이고 MZ세대(밀레니엄+Z세대) 등 신규 유입을 촉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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