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MB·朴 사면 건의'에 유승민 "文 조속한 결정 기대" 하태경 "여야 합의로 하자" 환영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그런 이야기 들어본 적 없다"며 말아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국민의힘에서 적극 찬성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지난달 15일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과 탄핵에 대해 공식 사과한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말을 아꼈다.

유승민 전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전직 대통령 사면 제안에 적극 동의하며 환영한다”고 반겼다. 

이어 “전직 대통령 두 분의 사면은 국민통합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며 “대한민국이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도 전직 대통령 문제는 이제 정리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나는 수차 사면을 주장해왔으며 여당 대표의 오늘 발언이 진심이길 바란다”며 “문 대통령의 조속한 사면 결정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역시 국민의힘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적극 주장해온 하태경 의원도 이날 “이 대표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며 ”여야 합의로 사면을 공식 건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한발 더 나가 적극 환영했다.

그러면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법적 심판과 정치적 평가는 이미 명백하게 내려졌다”며 “사면을 받는다고 해서 죄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평가가 바뀔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다음 정권에 넘기지 말고 문 대통령 임기 내에 이 문제를 매듭짓는다면, 극심한 사회갈등을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15대 대선 과정에서 김대중 후보를 비롯한 여야의 유력주자들이 전두환, 노태우 사면을 공식 건의했고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인 바 있다”고 과거의 예를 끌어들였다.

계속해서 “여야가 당장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당략을 떠나 국민통합을 위한 통 큰 결단을 내리자”고 다시 한번 제안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의 사면 제안과 관련해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지난번에 (이 대표와) 만났을 때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만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