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 데이터업계 취업과 비대면수업 난관 풀어줄까

박용하 기자 2021. 1. 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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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새해 정부의 최대 역점 사업은 단연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취업난에 근심하는 청년들에게 첨단산업 분야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코로나19로 갑작스레 맞이한 ‘비대면’ 시대의 불편함도 해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멀게는 미래의 환경 문제를, 가까이로는 일상을 바꾸겠다는 한국판 뉴딜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높은 이유다.

다만 일각에선 한국판 뉴딜이 아직 계획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등 현실의 벽도 굳건하다는 점에서 성공 여부를 확신하기 이르다고 보고 있다. 한국판 뉴딜은 과연 국민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새해를 맞아 한국판 뉴딜에 대한 각계 각층의 목소리를 들었다.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 가영우(왼쪽), 김대기씨. 두 사람은 ‘응용데이터사어언스’ 연계 전공을 통해 데이터전문가를 꿈꾸고 있다 | 강윤중 기자


■데이터 전문가 꿈꾸는 청년 가영우·김대기씨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에 재학 중인 가영우(24), 김대기씨(25)의 꿈은 ‘데이터 전문가’다. 두 사람은 현재 학교에 개설된 ‘응용데이터사이언스’ 연계 전공에 참여해 데이터를 다루는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고 있다. 미래산업인 데이터 분야를 공부해 향후 다가올 취업난을 돌파하는 것이 두 사람의 바람이다. 김씨는 “데이터 공부를 하면 졸업 뒤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나 빅데이터 연구부서가 있는 대기업 등에 진출할 수 있어 이 분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에게 지난해 발표된 ‘한국판 뉴딜’ 계획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정부는 이번 계획에서 데이터 경제를 촉진해 2025년까지 29만5000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씨는 “한국판 뉴딜의 큰 틀 중 하나가 데이터 산업이니 이 분야 취업 전망은 앞으로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씨도 “2025년까지 준비만 잘하면 취업 시장에서 좀 숨통이 트일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최근 데이터 분야 취업을 위한 취업준비생들의 움직임이 한층 분주해졌다고 전했다. 김씨는 “최근에는 내 주변에서도 ‘빅데이터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여기에 국비로 지원되는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들이 늘어난 덕분인지, 전공생이 아니면서도 데이터 전문가를 꿈꾸는 이들이 늘어난 상태”라고 말했다.

데이터 분야는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다른 분야의 경우 코로나19로 취준생들의 한숨이 여전히 깊다고 두 사람은 전했다. 가씨는 “어렵게 계약직으로 들어갔는데 코로나19로 재계약에 실패했다거나, 실업급여 기간이 끝났는데도 일자리를 못 구했다는 등 걱정스러운 이야기가 들리곤 한다”라며 “그나마 데이터 분야는 비대면 사업이라 큰 타격을 입은 것 같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새해에도 바쁜 나날을 보낼 생각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가씨는 스포츠 데이터 분석가를 지망하고 있다. 그는 “특정 팀의 점유율이나 특정 선수의 활동량 등을 데이터로 분석하는 작업에 관심있다”며 “최근 국내에서 이 분야 채용이 늘어나는 분위기인데, 졸업할 때쯤엔 채용이 더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데이터 분야 IT 스타트업에 취업하는 것이 꿈이다. 그는 “졸업 전 휴학을 해 취업을 준비하며 데이터 분석 공부를 더 해볼 생각”이라며 “우선 인턴으로 들어가 현업에서의 경험을 쌓고, 그 뒤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 하루 빨리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 삼산초등학교 박찬 교사 | 강윤중 기자


■‘비대면 교육 길잡이’ 삼산초등학교 박찬 교사

지난해 대한민국을 강타한 코로나19는 교육 현장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았다. 박찬 교사(51)가 근무하는 인천 삼산초등학교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이들의 소리가 가득해야 할 교실은 격일 등교 속에 적막했고, 교사용 책상 위에는 마이크와 웹캠 등 원격수업용 장비가 즐비했다. 교실을 안내하던 박 교사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교육은 이제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박 교사는 교육계에서 비대면 교육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그는, 2010년 교사 연수차 방문했던 미국에서 미래교육의 모습을 목도한 뒤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교육 방법을 연구했다. 그 뒤 ‘에듀테크’(정보통신기술 활용 교육)를 소재로 한 4편의 책을 저술했으며, 최근에는 강연 등을 통해 미래교육의 방법론을 전파하고 있다.

그는 비대면 교육에 적응하기까지 학교 현장의 고충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지역의 미비한 기반(인프라)에 아쉬움을 전했다. 정부가 기반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예산 활용 권한이 각 학교에 있다보니 PC 등이 여전히 낡은 곳이 있다는 것이다. 박 교사는 “교사의 PC가 낡으면 화상 교육 프로그램에 연결이 안되고, 연결돼도 동영상이 자주 끊기게 된다”며 “비대면 교육에서는 학생들이 교육을 잘 따라오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기본적인 수업조차 힘들면 아이들의 학습 동기는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사는 ‘디지털 인프라 강화’를 내건 정부의 한국판 뉴딜 계획이 교육 현장의 어려움을 덜어줄 것이라 기대했다. 그는 “학교에 성능 좋은 PC나 태블릿을 확충하고 무선인터넷까지 갖춰주면 디지털 교육 콘텐츠 활용이 편해지고, 학생들의 학습 관리도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부가 하드웨어적인 지원에만 머무르면 안된다는 지적도 전했다. 소프트웨어 지원이나 미래교육이 안착될 수 있는 교육과정 운영, 교사역량 강화, 학급인원 수 감축 등이 병행돼야 의미있는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은 있지만, 정부에서 하라고 내려오는게 많아 코딩이나 AI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해 볼 기회를 마련하기 힘들 때가 있다”고도 설명했다.

박 교사는 코로나19 이후 교육 현장이 빠른 속도로 변화에 적응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사들이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역량을 키우는 속도가 놀라울 정도”라며 “사회적인 IT 기반도 훌륭한 만큼, 올해부터는 한국의 디지털 교육이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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