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는 없었고, 삼성-두산-SK는 웃었다..2021 FA 시장 중간점검

고봉준 기자 2021. 1. 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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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 우규민이 31일 삼성과 1+1년 최대 10억 원 재계약을 맺었다. ⓒ곽혜미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한파 예상됐던 FA 시장

-그러나 중대형 계약 나오면서 열기 상승

-삼성과 두산, SK가 먼저 웃었다는 평가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예년보다 늦게 막을 올린 FA 시장이 어느새 반환점을 돌았다. 코로나19 여파와 대어급의 부재로 전례 없는 한파가 예상됐지만, 비교적 순탄한 분위기 속에서 준대형 계약이 속속 체결됐다.

올 시즌 종료 후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는 모두 16명이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과 최형우,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두산 베어스 김재호, LG 트윈스 차우찬, 삼성 라이온즈 우규민과 이원석이 생애 두 번째로 FA 자격을 얻었고, 키움 히어로즈 김상수, SK 와이번스 김성현, LG 김용의 그리고 두산 최주환과 오재일, 허경민, 정수빈, 유희관, 이용찬이 처음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게 됐다.

지난달 29일 FA로 공시된 이들 16명 중 현재까지 계약을 완료한 선수는 9명이다. 이달 1일 김성현이 SK와 2+1년 총액 11억 원으로 재계약하면서 첫 테이프를 끊었고, 이후 김용의(LG 잔류), 허경민(두산 잔류), 최주환(SK 이적), 오재일(삼성 이적), 최형우(KIA 잔류), 정수빈(두산 잔류), 이원석(삼성 잔류) 순으로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올해의 마지막 날인 31일 우규민이 삼성과 1+1년 최대 10억 원 재계약을 맺으면서 뒤를 이었다.

일단 개장 전부터 예상된 FA 한파는 없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구단 수입이 급감하고, 내년 전망 역시 불투명한 상황. 대다수 구단이 지갑을 쉽게 열지 않으리라고 내다봤지만,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이를 가볍게 비웃었다.

▲ 두산으로 잔류한 FA 허경민(왼쪽)과 정수빈. ⓒ두산 베어스

첫 대형 계약의 주인공은 허경민이었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최대어로 평가받았던 허경민은 외부 러브콜을 뿌리치고 두산으로 남았다. 선수 옵션이 포함된 4+3년 총액 85억 원이라는 보기 드문 형태의 계약과 함께였다.

치열한 영입전의 결과였다. 허경민을 둘러싸고 두산을 비롯해 몇몇 구단이 눈치싸움을 벌인 가운데 두산이 최대 7년이라는 계약기간을 보장하면서 허경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계약 직후 FA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바로 다음 날, 최주환이 SK와 4년 42억 원 계약을 맺었고, 오재일이 4년 총액 50억 원을 안고 삼성으로 향했다. 또, 4년 전 FA 시장 역사상 최초로 100억 원 시대를 열었던 최형우가 KIA와 3년 47억 원 재계약을 체결했고, 이어 정수빈도 두산과 6년 총액 56억 원으로 합의를 보고 잔류했다.

이처럼 뜨거운 FA 시장의 중심에는 두산이 있었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두산은 허경민과 최주환, 오재일, 정수빈, 김재호, 유희관, 이용찬까지 모두 7명의 FA 선수들을 배출했다. 그러나 모기업의 재정 악화로 적극적인 참전이 어려우리라고 예상됐지만, 지갑을 화끈하게 열면서 허경민과 정수빈을 잔류시켰다. 내년에도 두산은 김재호와 유희관, 이용찬과 계속해 협상 창구를 열어둘 전망이다.

두산 못지않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낸 구단은 삼성이다. 2015년 페넌트레이스 우승 이후 계속해 내리막길을 걸은 삼성은 이번 이적시장에서 큰손을 자처했다. 첫 타깃은 오재일. 거포의 부재로 공격력이 약화됐던 삼성은 일찌감치 맞춤 전략을 짰고, 오재일에게 4년 50억 원을 안기면서 중심타선을 강화했다.

또,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과 사이드암 우규민 잔류도 이끌어냈다. 둘 모두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아직은 전력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평가다. 삼성은 이원석과 2+!년 20억 원, 우규민과 1+1년 10억 원이라는 합리적인 계약을 체결하면서 전력 손실을 최소화했다.

▲ SK로 이적한 FA 최주환(왼쪽 2번째). ⓒSK 와이번스

SK 역시 이번 이적시장에서 전력을 알차게 보강했다. 먼저 기존 내야수 김성현을 2+1년 11억 원으로 잔류시켰다. 양측이 쉽게 합의점을 찾으면서 1호 FA 계약을 성사시켰다.

다음 타자는 최주환이었다. 중장거리형 2루수가 필요했던 SK는 최주환을 일찌감치 눈여겨봤다. 몇몇 구단에서도 최주환에게 관심을 표했지만, SK가 발 빠르게 만족스러운 조건을 제시하면서 한발 앞서갔다. 또, 주전 2루수를 원하는 최주환의 개인적인 욕구도 함께 맞아떨어졌다.

예상보다 뜨겁게 전개된 FA 시장은 그러나 연말 들면서 조금은 주춤해진 모양새다. A등급으로 분류된 선수들이 대부분 계약을 마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해 연휴가 끝나면 시장 상황은 또다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직 이대호와 차우찬 등 여전히 가치가 높은 FA들이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고, 또 양현종이 해외로 진출하지 못할 경우 국내에서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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