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노트]KBO 신임 정지택 총재, '군림하는 말로만 총재가 아닌 직접 현장 챙기는 행동하는 총재가 되기를'

정태화 2021. 1. 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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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된 제23대 정지택 KBO 신임 총재
불혹(不惑)은 40살을 이르는 말이다. 불혹은 세상일의 이곳 저곳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지 않고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1982년 3월 27일 힘겹게 6개 구단으로 출범한 KBO가 어느새 불혹의 맞았다.

장년의 KBO는 새로운 총재와 함께 신축년 새해를 시작한다. 지난달 14일 KBO 구단주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제23대 총재로 선임된 정지택 총재(70)가 2021년 새해부터 앞으로 3년 동안 한국프로야구를 이끌게 됐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세계의 각종 스포츠들이 격심한 타격을 받은 가운데서도 KBO 리그는 한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10개 구단의 처지로서는 성공적이라고 자평하기에는 너무나 상처가 컸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에 따라 무관중으로 시작하면서 각 구단의 손실액은 거의 2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각 구단의 수익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여기에 경기내적으로는 비디오판독의 확대로 인한 심판의 공정성 문제가 항상 도마에 오르는가 하면 경기외적으로는 수년째 구단과 선수들의 일탈이 반복되면서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프로야구 구단과 선수들에 대한 신뢰도도 많이 추락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구단의 사유화와 팬 사찰 논란까지 야기되는 등 그야말로 프로야구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이런 위기의 시대에 취임한 정지택 신임 총재가 발휘해야 할 능력에 거는 기대가 어느때보다 높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 신임 정 총재는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리그 산업화', '수익성 개선' '클린베이스볼 실현' 을 화두로 내 세웠다. 두산그룹의 요직을 두루 거친 경영 전문가이자 2007년부터 2018년까지 두산 베어스 구단주 대행을 지내 한국프로야구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 총재가 신년사로 던진 화두는 그 어느때보다 시의적절해 보인다.

신임 정 총재는 먼저 "출범 40년을 맞은 KBO 리그가 지속해 성장하려면 숙원 과제인 리그 산업화와 적극적인 수익성 개선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며 강조했다. 이를 위해 "KBO 리그 방송 중계 허브인 미디어센터와 퓨처스리그에서 시범 운영된 자동 볼 판정 시스템이 '로봇 심판' 등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혁신적인 콘텐츠를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며 "시대 흐름과 팬들의 눈높이에 맞춘 리그 산업화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각종 제도 보완과 개선방향에 대한 언급도 관심을 끌었다. "경기력 향상은 KBO 리그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핵심가치"라는 정 총재는 "우수 유망주를 발굴해 이른 시기부터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질적 성장 중심의 육성 정책과 함께 리그의 전력 평준화를 위해 각종 제도의 보완점과 개선 방향을 지속해서 살피겠다"고 말했다.

경기력 향상과 전력 평준화는 맥을 같이 한다. 그리고 이는 또 다른 의미에서 리그 산업화, 수익성 개선과도 맞물린다. 노후된 경기장 시설 개선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전향적으로 새로운 신축 구장 건설에도 나서야 하고 방송을 비롯한 미디어와의 꾸준한 소통, 다양한 협력관련 업체들과의 통합 마케팅 등을 통해 새로운 고객 창출에 앞장서는 총재가 되어야 한다.

2020시즌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무관중으로 개막을 하는 바람에 328,317명의 관중에 그쳐 그렇다고 하지만 2017년 처음으로 관중 8백만명 시대를 연 뒤 3년이 지난 2019년에 거의 80만명의 관중이 줄어들어 7백만명 초반대로 떨어진 연유도 곰곰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또한 클린베이스볼 실현은 조금도 늦출 수 없는 리그의 최우선 과제이자 사회적 과제이기도 하다.

2020년에는 선수들끼리의 폭행도 있었다. 강력한 징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음주운전은 매년 되풀이되는 연례행사가 되어 버렸고 개인 SNS에 자신의 팀과 선배, 코치들을 폄훼하고 미성년자 성희롱을 암시하는 어쩌구니 없는 일도 일어났고 여기에 동조하는 동료선수들도 있었다.

이틀간의 해프닝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KBO의 징계에 정면으로 반발하는 사례도 나왔다. 이는 그만큼 KBO가 권위를 잃었고 선수들과 구단에게 마저 신뢰를 잃어간다는 반증이나 마찬가지다.

2021시즌도 프로야구는 힘든 한해가 예상된다.

코로나19가 여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2020시즌처럼 무관중으로 정규리그를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 개최여부가 불투명하기는 하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승 우승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도쿄올림픽 야구도 준비를 해야 한다.

그야말로 신임 정 총재의 발등에 떨어진 불만 해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군림하는 총재가 아닌 행동하는 총재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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