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나의꿈]"봄은 다시 오겠죠..제아무리 코로나가 무섭다해도"

정다움 기자 2021. 1. 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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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고단한 지난 한 해였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초유의 사태에 많은 국민들이 불안, 단절, 이탈, 분리, 상실로 점철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지난해 2월부터 매출은 급격히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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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광주 1913송정시장 '역서사소' 문구점 대표
매출 90% '뚝' 영업난 속 취약계층 온정나눔은 지속

[편집자주]참 고단한 지난 한 해였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초유의 사태에 많은 국민들이 불안, 단절, 이탈, 분리, 상실로 점철된 한 해를 보냈습니다. 많은 분들이 새해 덕담으로 “잘 버텼다”는 말을 하시더군요. 공감이 갔습니다. 버티고 지켜내고 앞만 보고 묵묵히 걸어가는 인생들이 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건재한 것이겠지요. 2021년 신축년을 맞아 뉴스1이 시민들의 새해 포부를 들어 봤습니다.

김진아 광주 1913송정시장 역서사소 청년 상인./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고통은 나누고, 희망을 더하면…다시 봄은 오겠죠."

광주 1913송정역시장 '역서사소' 문구점에서 만난 사장 김진아씨(38·여)의 표정은 종잡을 수 없었다. 애써 담담한 척 했지만 막연히 '슬프다'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발길이 끊겨 텅 빈 시장 거리를 바라보던 그는 매장 한편에 앉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1년의 시간을 되새김질 하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김씨는 1913송정역시장이 개장한 지난 2016년, 문구점을 창업한 터줏대감 청년상인이다.

사업수완과 넉살이 좋아 매장 인근 어르신들에게는 '싹싹한 청년 사업가'로 불렸고, 100여개 점포 중 청년상인이 운영하는 17개 점포의 대표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전라도 사투리를 문구류에 접목, 호남의 문화를 알리겠다는 그의 당찬 포부는 내리 3년 동안 유효했다.

시장 내 유일한 비요식업 점포라는 사실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고, 하루 평균 100여명이 매장을 방문했다. 매출도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만 갔다.

"그야말로 승승장구했죠. 낮에는 영업을, 밤에는 사업 아이템을 준비하며 쉴 새 없는 나날을 보냈어요."

하지만 행복은 잠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지난해 2월부터 매출은 급격히 떨어졌다. 한 달 사이 매장 방문객 수가 0명을 기록하는 날이 있나싶더니,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내기도 했다.

건물 임대료 80만원과 인건비 200만원을 충당하기에도 벅찼다. 매장에 출근했지만 방문객은 끊겨 일과 중 많은 시간을 '폐업 고민하기'에 할애해야 했을 정도였다.

김진아 광주 1913송정시장 역서사소 청년 상인./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텅 빈 시장을 보면 한숨만 나왔다. 코로나가 발병하기 이전, 이용객들이 붐비는 시장의 모습을 홀로 상상한 적도 있다."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매장 인근 청년상인들과 함께 대책회의를 하기도 여러번. 난생 처음 겪어보는 코로나19에 어느 누구도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영업난에 허덕였고 연거푸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는 그는 폐업을 결정하려던 찰나 '아직은 젊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돌렸다고 했다.

김씨는 "한번 놓아버리면 모든 것을 내려놓을까 두려웠다"며 "코로나19도 지나면 추억일 텐데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이 없다고 해서 하릴없이 매장에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생각보다는 일단 뭐든 행동으로 옮기자고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장 초기부터 이어왔던 기부와 봉사활동부터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 아픔을 나누며 극복하자는 생각에서 비롯된 결심이었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팔리지 않은 문구류 제품을 지역 내 취약계층과 미취학 아동들에게 전달했다. 어린이재단을 찾아 봉사활동을 이어갔고, 장학재단에는 적은 금액이지만 기부를 이어갔다.

김씨는 신축년 올해도 기부와 선행 등 지역사회에 온정의 손길을 나눌 예정이다.

그는 "한 해 동안 코로나19로 고된 시간을 보냈지만 나 혼자 잘해서 먹고사는 것이 아니라 다 함께 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올해는 시민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나눔을 통해 극복하는 사회가 되길 염원한다. 고통은 나누고, 희망은 더하면 언젠가는 봄이 올 것이다"고 말했다.

ddaum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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