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잡느라 놓친 '노·도·강', 아파트값 1년새 30% 폭등

이소은 기자 2021. 1. 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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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강북구였다. 강북구와 노원구가 30%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중저가 아파트가 잇따라 거래되면서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고가주택이 밀집한 서초구는 7% 오르는 데 그치며 서울 최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17.37% 상승해 전국 평균 밑돌아
1일 KB리브온 월간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아파트 3.3㎡ 당 매매시세는 2888만원에서 3389만원으로 평균 17.37% 상승했다. 전국 평균 상승률 18.3%를 밑도는 수치다.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가팔랐으나 초고가주택을 집중 겨냥한 부동산대책 영향으로 강남권의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전국 상승률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3개구는 일명 '노·도·강'으로 불리는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였다.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강북구는 상승률이 31.66%를 기록했다. 1월 3.3㎡ 당 1647만원 수준이었던 강북구 아파트 가격은 12월 2168만원까지 오르며 2000만원을 넘어섰다.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은 노원구로 31.43% 올랐다. 3.3㎡ 당 시세는 1795만원에서 2359만원까지 뛰었다. 도봉구 역시 3.3㎡ 당 1531만원에서 1973만원으로 28.87% 오르며 3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상승률 높은 지역이 거래량도 많아"
아파트 거래량 역시 상승률과 비례했다.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 4곳 중 3곳이 '노·도·강'에 위치했다. 중저가 주택들이 밀집한 외곽지역인 만큼 목돈이 적게 들고 서민지원 대출상품 이용도 가능해 거래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많이 팔린 아파트는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로 361건(30일 기준) 거래됐다. 1월 초까지만 해도 5억1500만원(10층)에 거래됐던 전용 84㎡가 12월 1일에는 7억6500만원(17층)에 거래됐다. 1년 사이 2억5000만원 가량 뛴 가격으로 상승률을 따지면 약 49%다.

다음으로 많이 거래된 아파트는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1단지'로 285건 거래됐다. 전용 84㎡ 매매 실거래가가 1월 3억9500만원(9층)에서 12월 15일 5억9000만원(8층)으로 2억원(49%) 뛰었다. 노원구 중계동 '중계그린'도 250건 거래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전용 59㎡ 실거래가는 4억 초반대에서 6억 초반대로 폭등했다.

'노·도·강'에 이어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은 강동구(26.21%), 성북구(26.08%), 중랑구(25.81%), 금천구(25.34%), 관악구(25.51%) 순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서울 외곽지역에 위치한 지역들이다. 구로구, 동대문구, 은평구, 서대문구도 각각 23.03%, 22.84%, 22.63%, 20.48%로 20%대 상승을 기록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강남권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서울 아파트값은 강남4구인 송파(-0.17%) 강남(-0.12%) 강동(-0.06%) 서초(-0.04%)를 비롯해 용산(-0.01%) 등 고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 위주로 떨어졌다.사진은 31일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강남권 상승률은 서울 평균에도 못미쳐
지난해 가장 적게 오른 지역은 서초구로 상승률은 7.97% 수준에 머물렀다. 서울 평균 대비 10%포인트 가량 낮은 수치다. 정부가 2019년 12·16 대책에서 규제지역의 시가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등 초고가주택을 겨냥한 규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상승세가 주춤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12월 기준 서초구 아파트 3.3㎡ 당 평균 시세는 5722만원, 전용 84㎡ 기준 19억4548만원으로 주택담보대출 금지선인 15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상승률은 타지역에 비해 높지 않았지만 자산가들의 고가주택 거래는 이어졌다. 서초구에서는 반포동에 이어 잠원동에서까지 3.3 ㎡ 당 1억원에 거래된 아파트가 나왔다.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 84㎡는 지난달 23일 34억5000만원(30층)에 거래됐다. 전용 84 ㎡가 3.3㎡ 당 1억원에 거래된 것은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에 이어 두번째다.

'나인원 한남' '한남더힐' 등 최고급 주택과 프리미엄 주상복합이 밀집한 용산구 역시 아파트값 오름세가 타지역에 비해 완만했다. 상승률은 10.95%로 서초구 다음으로 낮았다. 이어 강남구(11.21%), 송파구(11.54%) 순으로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집값 급등에 전세가까지 상승하면서 30대 영끌 매수세력이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등 정부지원 대출 상품을 이용해 중저가 지역 시세를 끌어올렸다"며 "올해도 '영끌'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강북권 아파트 상승세가 강남권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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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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