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사건' 결말과 김경수의 '운명'..대법원 판단만 남았다
김 지사·특검, 상고..경남지사 재보궐선거 여부도 달려

(경남=뉴스1) 강대한 기자 = 새해 경남의 중요한 현안들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결말이라 할 수 있다.
경남도정의 정책 방향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도지사인 그의 거취에 따라 경남 살림과 도민에 끼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이제 마지막 남은 대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후보시절부터 드루킹 족쇄…아직도 발목 잡혀
2018년 4월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이 열렸다. “대단히 유감스럽습니다.” 회견장 단상에 오른 이가 뱉은 첫마디였다. 그가 바로 김경수 경남도지사다.
기자회견의 골자는 당시 불거진 댓글 조작 사건이 자신과 무관하다는 취지였다. 그리고 출마 기자회견 예정일이었던 19일에는 돌연기자회견을 취소한다고 알렸다가, 다시 진행한다는 등 여당에서도 어수선한 모습이 비쳤다.
문재인 대선 후보(현 대통령)에 대한 여론을 조작했다는 내용이라 여당 내 부담이 이만저만 아닌 모양새였다. 그러나 끝내 김 지사는 출마를 강행했고, 경남도지사에 당선됐다. 지방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댓글조작 사건’이라는 족쇄를 찬 출발이었다.
도민들의 걱정을 뒤로하고 김경수 지사는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무죄에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최근 진행된 2심에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받기도 했다. 다만, 댓글을 조작했다는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형이 선고됐다.
김 지사는 블로그 닉네임 ‘드루킹’으로 활동한 김동원씨 등과 공모해 2016년 1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기사 7만6000여개에 달린 댓글 118만8000여개에 총 8840만여회의 공감·비공감(추천·반대) 클릭신호를 보내 댓글순위 산정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또 자신이 경남지사로 출마하는 6·13지방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김씨의 측근 도모 변호사를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있다.

◇킹크랩 시연 “못 봤다”vs“봤다”…재판 쟁점은?
재판의 쟁점은 김 지사가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을 봤는지에 집중됐다.
김 지사 측은 2심 과정에서 닭갈빗집 사장의 포장주문 증언과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개발자의 노트북에서 발견된 ‘더미데이터’ 파일 등을 증거로 제출하며,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를 볼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먼저 닭갈빗집 사장의 포장주문 증언은 1심에서 나오지 않았다. 2심에서 닭갈빗집 사장이 김씨 일당이 가게에서 포장주문 한 것이 맞다는 증언을 했다.
이는 오후 7시에 산채를 방문해 1시간 가량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들과 식사를 하고 8시부터 9시까지는 경공모 브리핑을 듣고 산채를 나갔다는 김 지사 측 주장에 부합한다는 것이었다.
즉, 로그기록상 ‘킹크랩’이 작동된 오후 8시7분에서 8시23분 사이에 경공모 브리핑 시간이었기 때문에 김 지사가 시연을 볼 수 없었다는 것.
그러나 재판부는 드루킹 일당이 애초 닭갈비를 포장한 것을 인정하고 있었다며 닭갈빗집 사장 진술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중요한 부분은 이 닭갈비를 김 지사도 함께 먹었는지였고, 재판부는 드루킹 일당만 닭갈비를 먹었다고 봤다.
그리고 지난해 7월 증거로 새롭게 제출된 ‘킹크랩’ 개발자 강모씨의 노트북에 담긴 ‘1030 더미데이터’도 김 지사의 무죄를 입증할 자료라고 주장했다.
강씨 노트북에 담긴 ‘더미데이터’에 따르면 이미 드루킹 일당이 10월30일에 아이디 3개를 개발에 이용하기로 예정했기 때문에, 김 지사의 산채 방문이 결정된 11월4일 이후에 3개 아이디로 테스트를 했더라도 이는 자연스러운 개발 과정이지, 시연회를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말이다.
재판부는 “개발 과정에 비춰보면 일련의 테스트 기록이라고 볼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김씨 일당이 김 지사가 방문한 11월9일에 맞춰 킹크랩 시연을 준비했다고 보면서 김 지사가 시연회에 참석했다고 판단했다.

◇3월8일 이전 직 상실형 선고 시 4월7일 도지사 재보궐선거
결국 김 지사는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2심에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일각에서는 대법까지 가더라도 판결이 뒤집히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다. 1·2심에서는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사실심’인 반면 대법원은 법리를 심리하는 ‘법률심’이기 때문이다.
1·2심에서 판단한 사실관계를 근거로 대법원은 법리 해석이 적절했는지만 따지기에, 그동안 확보된 증거에 큰 변수만 없다면 2심 선고가 그대로 유지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일단 한쪽 발의 족쇄는 풀었다.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던 김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무죄를 내렸다.
김 지사는 자신이 출마할 6·13지방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김씨의 측근 도모 변호사를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추천해주겠다고 제안한 혐의를 받았는데, 항소심 재판부는 후보자가 누군지가 특정되지 않아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즉, 김 지사가 센다이 총영사직에 도 변호사를 추천해주겠다고 제안을 한 것은 맞지만, 당시 지방선거 후보자가 정해지지도 않았기 때문에 선거운동과 관련된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허익범 특별검사 측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상고장을 제출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무죄 역시 대법원에서 다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김 지사 측도 상고장을 냈다.
만약 대법원에서 재보궐선거 30일 전인 3월8일 이내 김 지사에 대해 직 상실형 선고를 확정짓는다면, 4월7일 재보궐선거를 통해 새 경남지사를 뽑게 된다.
공직선거법 위반은 1심에서 6개월, 항소심·상고심에서는 3개월 내 사건을 처리하도록 하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라 그 전에 확정이 안 나올 가능성도 있다.
김 지사는 “그동안 도민들이 걱정해주신 문제를 풀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전체를 다 털어내지 못하고 절반의 진실만 밝혀졌다”며 “마지막 남은 절반의 진실을 밝히고 도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rok18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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