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되나요] 나라가 관리하는 시설인데..코로나에 방치된 재소자 인권

김지선 2021. 1.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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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살려주세요"

서울 동부구치소 한 재소자가 창문을 통해 손피켓을 내밀고 호소한 내용입니다.

지난달 27일 첫 사망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환자가 자고 일어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달 31일 기준 동부구치소 관련 누적 확진자 수는 918명으로 단일 시설 최대 규모.

다른 교정시설로 이감된 수용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갈수록 상황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동부구치소 첫 코로나 환자는 작년 11월 27일 확진된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지 3주 후에야 1차 전수검사를 하는 등 법무부가 시기와 방법 등에서 실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교정시설을 책임지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9일에서야 현장 점검에 나서 빈축을 샀는데요.

심지어 법무부는 집단 감염 대응이 늦어진 것에 대한 책임을 서울시와 송파구에 미루는 듯한 발표를 해 갈등을 빚기도 했죠.

뒤늦게 이용구 차관이 공식 사과하고 전 교정시설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비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감염증 전문가들은 법무부가 초기 방역의 골든 타임을 놓쳤다고 지적합니다.

전수검사 전 무증상자를 통해 'n차 감염'이 확산했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

박소연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처음 환자가 나오고 다른 직원들이 확진됐을 때 광범위하게 검사가 시행됐어야 하는데 밀접 접촉자만 검사한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수용자들에게 마스크가 충분히 지급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지난해 7월 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의뢰인을 접견하고 돌아온 고윤기 변호사는 "면 마스크를 빨아 쓰고 있었다"고 전했는데요.

법무부는 예산상 수감자 전원에 매일 마스크를 주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이 같은 마스크 부족은 동부구치소의 구조적 특성과 맞물려 감염병이 빠르게 퍼지는 주범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신축된 동부구치소는 아파트형 건물로 운동장 등이 없어 대부분의 생활이 실내에서 이뤄지고 있는데요.

윤옥경 경기대 교정보호학과 교수는 "사각형으로 빌딩을 짓다 보니 통풍, 환기가 취약해 전반적으로 위생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과밀수용'으로 인해 밀집도까지 높아져 밀집·밀접·밀폐, 즉 '3밀(密)'의 특징이 더 두드러졌는데요.

물품을 공동 사용하는 교정시설 특성상 이를 통한 전염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권수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좁은 혼거실에서 7∼8명이 하루종일 함께 생활하다 보니 가족보다 더 장시간 밀접접촉한다"며 "식사는 물론 취침 시간에도 현실적으로 마스크 착용이 어렵다"고 설명했는데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정 당국의 안이하고 미숙한 대응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수용자 가족 등에 따르면 동부구치소는 지난달 19일 밤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의 방을 옮기는 과정에서 180여 명을 강당에 모아놓고 새벽까지 영화를 보여주며 대기시키는 등 방역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는데요.

관련 인터넷 카페에는 '서울남부교도소로 이감된 첫 이틀간 6명이 한방을 쓰다 이후 독방으로 이전됐다','가족에게 이야기도 하지 않고 이송됐다'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구치소 측의 관리 소홀만 문제는 아닌데요.

구속 상태인 미결수들은 검찰을 왔다 갔다 하며 조사를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외부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윤기 변호사는 "검사나 수사관 본인들도 마스크를 안 쓴 경우가 많았고, 우리에게도 마스크 벗고 편하게 조사받자고 해 적잖게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해외에서 교도소 집단감염 사태로 인해 폭동까지 일어났던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을 피해 가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아무리 구치소 수감자라도 형이 확정되기 전까진 죄인이 아니고, 처벌을 받을지언정 엄연히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

지금이라도 하루빨리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지선 기자 홍요은 박서준 인턴기자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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