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봉 20주기..'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이수지 2021. 1.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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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은 작가 정채봉이 짧은 생을 마감한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이 책은 마음('슬픔 없는 사람 없듯'), 생의 의지('별빛에 의지해 살아갈 수 있다면'), 사람('흰 구름 보듯 너를 보며'), 자연('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등 그의 문학을 관통하는 네 가지 테마를 선정하고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은 청명한 글, 누구나 공감하고 위로받을 만한 글을 선별했다.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는 정채봉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 남긴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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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계 20주기 기념 산문집·개정증보판 시집 출간
[서울=뉴시스] 첫 마음 (사진=샘터 제공) 2020.12.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2021년은 작가 정채봉이 짧은 생을 마감한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평생 소년의 마음으로 순수를 잃지 않고 살다 2001년 1월9일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났다.

'성인 동화'라는 새로운 문학 용어를 뿌리내리며 한국 문학사에 깊은 발자취를 남긴 그는 동화라는 장르적 틀을 넘어 놀라운 창작열로 소설, 시, 에세이 등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소설가 조정래는 정채봉을 일컬어 ‘그 누구도 따르기 어렵게 뛰어난 작품을 쓰는 탁월한 작가’이며 그의 문장들을 ‘아름다움을 넘어선 샛별처럼 빛나는 보석’이라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법정 스님, 이해인 수녀, 장영희 교수, 피천득 수필가, 정호승 시인 등 당대 많은 문인과 호흡했다.

◇첫 마음

동화 작가로서뿐만 아니라 에세이스트로서 손색이 없었던 정채봉 타계 20주기 기념 산문집 '첫 마음'에는 그의 작품 세계를 동화에 국한하지 않고 보다 넓은 스펙트럼으로 비춰 보고자 한다.

각박하고 고된 현실에서 많은 사람이 본래 마음, 순수함을 잃어버리고 세속적 욕망에 사로잡혀 고통 빠지게 된다고 여긴 아동동화작가 정채봉은 자신의 글로써 삶에 그을린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고 위로하고 싶어 했다.

이 책은 마음('슬픔 없는 사람 없듯'), 생의 의지('별빛에 의지해 살아갈 수 있다면'), 사람('흰 구름 보듯 너를 보며'), 자연('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등 그의 문학을 관통하는 네 가지 테마를 선정하고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은 청명한 글, 누구나 공감하고 위로받을 만한 글을 선별했다.

첫 장 '슬픔 없는 사람 없듯'에서는 살면서 얻게 되는 마음의 생채기를 보듬으며, 단단하면서도 겸허한 마음을 가꾸는 일에 관해 이야기한다.

두 번째 장 '별빛에 의지해 살아갈 수 있다면'에서는 간암 판정을 받은 후 병상에서도 삶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며 여전히 형형한 필체로 삶을 반추하는 자기 성찰적 면모를 만날 수 있다.

세 번째 장 '흰 구름 보듯 너를 보며'에서는 김수환 추기경, 법정 스님, 이해인 수녀, 피천득 수필가 등 당대 거목들과의 교감에서얻은 인생의 지혜를 섬세하게 붙들어 놓는다. 더불어 유년 시절을 지켜주었던 할머니, 그리고 곰보 영감님, 문경의 농바윗골 사람들 등 주변 사람들의 평범한 순간에도 감동하는 인간 정채봉의 마음이 실렸다.

마지막 장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에서는 자연 앞에 한낱 인간으로서 겸양과 자연스러운 삶을 추구하는 그의 태도가 담겨 있다. 196쪽, 샘터, 1만3000원.

[서울=뉴시스]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사진=샘터 제공) 2020.12.31. photo@newsis.com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는 정채봉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 남긴 시집이다. 정채봉의 20주기를 맞아 출간된 이 시집은 그가 남긴 산문시를 추가하여 개정증보판이다.

정채봉은 퇴원 후 이사를 도와주던 친구 정호승 시인의 "이 집에서 건강도 되찾고, 시도 좀 써서 나랑 공동 시집 한번 냅시다"라고 던진 말을 잊지 않고, "어느 날 메모지에 또는 찢어진 종이쪽지에 연필이나 볼펜으로 쓴 시 뭉치를" 정호승에게 건네주었다. 그렇게 묶인 시집이, 첫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이 되고 말았다.

정호승은 책의 발문에서 이 시집은 "삶과 죽음의 세계를 넘나들었던 한 동화 작가의 삶에 대한 통찰의 결정체"이며 "염부들이 염전에서 소금이 나는 것을 '소금이 내렸다'고 말"하는 것처럼 이 시를 두고 하늘에서 "'시가 내렸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적었다. 샘터, 108쪽, 1만원.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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