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성공→플랫폼 다각화, 방송가는 '격변의 시대'[SS방송]

정하은 2021. 1.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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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방송가는 격변의 시대를 맞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방송가의 흐름도 많은 것이 뒤바뀌었다.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을 채웠지만, 모바일 기기를 통한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시청률을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수혜를 입은 넷플릭스 등 각종 OTT(인터넷 영상 서비스)는 이제 방송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모두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다.

막대한 자본과 자유로운 방송 환경을 등에 업은 넷플릭스는 코로나19 시국과 맞닿으며 성장세에 날개를 달았다. 코로나19로 인해 1년간 이어진 집콕 문화는 OTT 수요 급증에 일조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방송 생태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성장했다. 넷플릭스 국내 유료 가입자는 330만명을 넘었고, 넷플릭스는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세 달 연속 방문자 700만명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었던 8월에는 역대 최고치인 755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킹덤’과 ‘인간수업’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들로 세계적인 팬덤을 확보하고, 넷플릭스로 유통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등이 새로운 한류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그 영향력을 키웠다. 넷플릭스 자체 조사결과, 뉴욕타임즈 선정 ‘2020년 최고의 인터내셔널 TV쇼 톱10’에 이름을 올렸던 ‘킹덤’ 시즌2와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각각 국내 스릴러 및 로맨스 부문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타격은 곧바로 지상파 드라마들에 미쳤다. KBS ‘한번 다녀왔습니다’ 등 주말극이나 일일극은 여전히 굳건했지만, 미니시리즈는 침체기를 맞았다. ‘낭만닥터 김사부2’부터 ‘스토브리그’ ‘하이에나’ ‘펜트하우스’ 등 히트작들을 꾸준히 배출해낸 SBS를 제외하면 KBS와 MBC는 10% 넘는 드라마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사이 TV드라마 콘텐츠의 패권 경쟁은 비지상파 채널이 우위를 점했다. JTBC는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 단 두 작품으로 존재감을 과시했고 tvN은 ‘사랑의 불시착’으로 21.7% 최고 시청률을 찍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는 미디어 업계에서 지상파 영향력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채널보다는 콘텐츠 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플랫폼 다변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새로운 플랫폼도 봇물처럼 생겨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국내 방송시장에 주류로 정착한 후 시청 패턴이 본격적으로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겨갔다. 이러한 시장 재편을 틈타 웹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플랫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의 뒤를 이어 디즈니와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 허스트의 합작사인 에이앤이네트웍스도 TV와 유튜브 등 플랫폼을 넘나들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 디스커버리도 20년간 재전송만 하던 한국 시장에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를 새롭게 개국하고 3년간 500억원을 투자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선보이겠다고 나섰다.

국산 OTT 카카오TV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다국적 기업이 대표하는 OTT 업계에 도전장을 냈다. 종합콘텐츠 기업 카카오M이 선보인 카카오TV는 웨이브, 왓챠 등과 달리 모바일에 특화된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공략 중이다. 또한 지상파와 SK텔레콤이 손잡은 웨이브(wavve)와 KT의 시즌(seezn) 등이 후발주자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힘을 쓰고 있다. 최근엔 수백만 회원을 보유한 이커머스 강자 쿠팡이 OTT를 출시했다. 넷플릭스 등 해외사업자와 국내사업자로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OTT 시장에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꼽히는 콘텐츠 기업 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도 내년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내년에는 애플의 애플TV플러스나 아마존프라임비디오도 국내 진출 본격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콘텐츠 시장에도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플랫폼 다각화는 앞으로 더 가속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OTT 관계자는 “지금도 이미 업계 1위로 독주 중인 넷플릭스에 대항하고자 방송사와 토종 OTT, 통신사들이 합종연횡 전략을 펼치고 있다. 내년엔 디즈니 플러스와 손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할 것”이라고 봤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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