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반도체 수퍼사이클이 돌아온다..메모리·시스템 호황 전망

권구용 기자 2021. 1. 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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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전망] 코로나에도 성장한 메모리..올해도 두자릿수 성장
수요 넘치는 파운드리 시장..삼성전자와 TSMC 누가 웃나 관심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2회 반도체대전(SEDEX 2020)에서 관람객들이 SK하이닉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0.10.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권구용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중 갈등으로 인한 화웨이 제재 등으로 다사다난했던 2020년을 보낸 반도체 산업이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에 메모리와 시스템 양대 분야에서 모두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메모리반도체는 장기적인 호황을 뜻하는 '수퍼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코리아'의 주력상품인 D램의 2021년 전체 시장 규모는 매출기준 812억3900만달러로, 2020년 656억4300만달러에 비해 23.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주력 상품인 낸드플래시 시장은 올해 649억9500만달러로 지난해 568억8800만달러에 비해 13.4% 성장할 것으로 옴디아는 전망했다.

◇모바일·서버·PC 시장 강세…메모리 올해 두 자릿수 성장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성장 전망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촉발한 비대면 경제와 일상이 2021년에도 계속되고, 이에 따른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할 클라우드나 각 기업의 서버 증설, PC 수요의 강세가 유지된다는 전제를 배경으로 한다. 여기에 5세대 이동통신과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량의 확대로 인한 정보량의 증가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PC와 서버, 스마트폰 등은 메모리반도체의 핵심 수요처다. 메모리반도체를 제품과 응용처별로 세분화해 비중을 살펴보면 D램은 Δ모바일향 46% Δ서버향 31.5% ΔPC향 14.5% Δ소비자향 5% 등이고, 낸드플래시는 Δ모바일향 36.7% ΔPC향 22.6% Δ서버향 18.9% Δ소비자향 18.4% Δ전장 1.8% 등이다.

이순학 한화투자 증권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론의 대만 공장 정전 사고로 일부 공급 차질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낸드의 컨트롤러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낸드 패키지 제품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2021년 1분기 D램의 평균판매가격은 3.0% 상승하고 낸드는 (당초 예상보다 적은) 6.0% 하락에 그쳐 우호적인 가격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수요가 늘어나고 공급은 부족할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업계에서는 지난 2018년 이후 메모리반도체의 호황기가 다시 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메모리반도체는 24시간 공장이 가동되기 때문에 수요가 줄어든다고 바로 감산에 들어가기 힘들다. 또 수요가 늘어난다고 바로 투자를 단행해 공급을 늘릴 수도 없다. 이런 업의 특성상 2년에서 3년마다 수요와 공급의 어긋남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맞이하게 되는 장기적인 반도체 호황기를 수퍼사이클이라고 부른다.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의 매출기준 시장 전망 추이(자료=옴디아)2021.01.01/뉴스1 © 뉴스1

수퍼사이클이 호황기에 접어드는 시점에 예측하지 못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일반적인 호황기를 넘어서는 초호황기가 온다. 2009년에서 2011년에는 스마트폰이라는 제품이 탄생하면서 수요를 이끌었고, 그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데이터양이 늘어남에 따라 2016년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폭발해 초호황기를 이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2021년 메모리반도체의 호황이 올 것이란 게 중론인 것 같다"면서도 "AI나 언택트의 수요가 과거 데이터센터 수요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은 있지만, 시장이 예측하지 못한 신규 수요가 폭발적으로 생길지는 신중하게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D램과 낸드 제품의 업황이 긍정적으로 전망됨에 따라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도 1000억달러에 이를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 1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 우리나라의 반도체 누적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늘어난 897억달러(약 98조원)다. 같은 기간 총수출액에서 반도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9.4%다.

앞서 2017년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액은 979억 달러, 2018년 1267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달성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다가 2019년 952억달러로 감소한 바 있다.

전세계 반도체 매출액과 증가세 추이(자료=WSTS)2021.01.01/뉴스1 © 뉴스1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코리아' 대표기업의 실적 호조도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D램의 전체 시장에서 매출기준 42%를 차지하는 1등이고 뒤를 잇는 SK하이닉스도 30%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한다. 양사가 전 세계 D램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도 삼성전자가 매출기준 점유율 33.8%로 1등, SK하이닉스는 11.4%로 5등이고 양사의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절반에 육박한다.

2017년, 2018년 초호황기 당시와 같이 영업이익률이 50%를 넘길지도 관심이다. 2020년 3분기 삼성전자 DS부문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은 5조54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9%였다. SK하이닉스의 2020년 3분기 영업이익은 1조2996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6%다.

올해 메모리시장은 매출 성장과 함께 극자외선(EUV)을 적용한 1a(10나노 4세대) D램의 출시와 낸드플래시의 고층화 경쟁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1z(10나노 3세대)제품을 성공시킨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2021년 초 EUV를 이용한 1a나노 D램 양산을 목표로 공정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SK하이닉스는 지난 12월 마이크론에 이어 현존 최고 층수인 176단 낸드플래시 개발을 발표하기도 했다.

옴디아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올해 본격적인 호황기에 들어서면서 2022년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D램의 경우 2022년에 28.2% 성장해 매출기준 1041억5900만달러로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낸드도 26.6% 성장한 816억42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 뉴스1

◇파운드리 시장도 성장…삼성전자·TSMC 경쟁 가열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장규모가 두배 가량 큰 시스템반도체 시장도 2021년 성장이 예상된다. 시스템반도체는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와 위탁 생산을 맡는 '파운드리'로 사업분야가 크게 나뉜다. 삼성전자와 같이 설계와 생산을 다 할 수 있는 경우를 종합반도체기업(IDM)이라고 하고 글로벌 1위 파운드리인 TSMC처럼 위탁생산만 전문으로 하면 순수파운드리(Pure Play Foundry)라고 한다. 팹리스로는 퀄컴과 브로드컴 엔비디아 등이 있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체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2020년 대비 6% 증가한 897억달러로 예상됐다. 옴디아 또한 올해 전체 파운드리 시장 매출 규모를 지난해보다 8.3% 늘어난 738억3400달러로 전망했다.

파운드리 시장은 2020년에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급성장을 보였다. 성장세의 이유는 코로나로 인한 전자기기의 수요 증가, 5세대 이동통신의 본격화 등 메모리반도체와 유사하다. 이에 10나노대 공정의 자체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인텔의 외주 물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EUV(극자외선) 전용 파운드리 생산 'V1 라인' 전경(삼성전자 제공) © 뉴스1

파운드리 시장의 절대 강자는 대만의 TSMC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0년 4분기 TSMC의 매출기준 시장 점유율은 55.6%로 2위인 삼성전자(16.4%)와 격차가 큰 편이다. 전체 점유율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지만, 이는 양사의 생산능력의 절대치 차이에서 오는 격차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윤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10나노 이하 공정에서 TSMC 와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생산 캐파는 풀 부킹 상태로 알려져 있으며, 5나노 이하 공정을 찾는 퀄컴, 애플, 엔비디아, AMD, 삼성전자 시스템 LSI 등 대형 팹리스에 하위 공정 외주 파운드리를 시작한 인텔까지 엄청난 수요가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14나노 이하의 선단 공정으로 파운드리 시장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TSMC의 점유율 격차는 줄어든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가 인용한 트렌드포스의 자료에 따르면, 5나노에서 14나노 공정의 2020년 4분기 점유율은 TSMC 70%·삼성전자 30%이고, 2021년 4분기 점유율 전망은 TSMC 65%·삼성전자 35%다.

올해 파운드리 시장의 왕좌 경쟁은 결국 선단 공정 개발과 제품 양산에 누가 먼저 성공할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TSMC와 삼성전자는 5나노 기반 제품을 두고 경쟁 중이다. TSMC는 이미 7나노 기반 제품을 양산하고 있고, 2024년 양산을 목표로 2나노 공정 개발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2020년 2분기부터 5나노 기반 양산에 착수했으며, 아울러 4나노 1세대 공정 개발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4나노 기반 제품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12인치(300㎜) 웨이퍼를 주력으로 하는 상위업체의 파운드리 생산능력(캐파)이 전부 차면 상대적으로 공정개발이 덜 된 파운드리의 8인치(200㎜) 공정에도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최근 중국의 파운드리 업체 SMIC를 제재 대상 기업 목록에 올린 것도 파운드리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SMIC의 공정이 삼성전자나 TSMC 등이 하는 선단공정과는 달라 해당 기업에 직접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파운드리 전체 시장의 요금이 올라가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파운드리 시장 규모와 시장 점유율 전망(자료=트렌드포스)2021.01.01/뉴스1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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