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눈물의 폐업 아빠, 무급휴직 승무원 딸..지원이 절실

김주현 기자 2021. 1.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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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대한민국]②
실업률이 2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11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고용복지플러스센터가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사진=뉴스1



#. 서울 노원구에 사는 김장덕씨(가명·62)는 유통회사에서 11년 동안 대표이사로 근무했지만 지난해 4월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회사가 폐업했다. 갑작스럽게 경제 활동이 중단된 그는 서울북부고용센터를 통해 노원50플러스센터를 찾았다.

김씨는 센터의 도움으로 지난해 6월 서울시 50플러스재단이 주최하는 건설안전감시단 무료 교육에 참여하게 됐고 한달 뒤 충남 아산 삼성물산 디스플레이현장 감시단으로 채용됐다. 오전 7시 출근해 저녁 6시 퇴근하는 '직장인'으로서 월 270만원의 급여가 보장됐다.

김씨는 "무료 교육은 25명의 교육생 모집에 300명 이상이 지원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지만 결국 취업까지 성공했다"라며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상황까지 갔지만 지금은 만족스러운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상담 받아 재취업 성공한 아버지…정상 출근날 만을 기다리는 딸
실업률이 2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11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가 할퀴고 지나간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회사가 문을 닫아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의 경우 당장 살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회복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미 여러 지원책을 펴고 있다. 김씨가 찾아갔던 서울시 산하의 서울50플러스재단은 만 50~64세 은퇴 전후 중년층을 대상으로 재취업과 노후생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중장년층의 실업이 늘면서 재취업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재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실직자들은 당장 실업급여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실업보험제도는 고용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기본적인 제도로 우리나라 실업급여는 퇴직 전 평균임금의 60%를 지급한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절반 가량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구직 활동 중인 실업자에게 주는 구직급여 총 지급액은 9138억원이다. 2019년 보다 54% 가량 늘었다. 구직급여 총액은 지난해 5월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 5개월을 지속하다 10월부터 9000억원대로 떨어졌다.

3년 동안 카페 바리스타로 일하다 지난해 10월 해고된 50대 김모씨도 구직급여로 생활비를 메꾸고 있다. 김씨는 "6개월 동안 유급휴직으로 쉬다가 결국 카페가 문을 닫으면서 실업하게 됐다"라며 "50대라 카페에 재취업하기도 힘든 상황인데 구직급여를 받으며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다"라고 했다.

지난해 3월부터 비행을 쉬고 있다는 승무원 조모씨(29)는 "이전에는 무급휴직으로 3개월을 쉬었고 7월부턴 정부에서 일부를 지원해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월마다 받으며 쉬고 있다"라며 "빨리 코로나19 상황이 끝나서 정상적으로 비행을 다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직 기간동안 한시적으로 국민내일배움카드를 발급해줘서 카리스타 자격반 수업을 듣고 있는데 고용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는 것 같다"라며 "수업 지원이 3월이면 끝나는데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연장을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고용보험 커버리지가 근로자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프리랜서와 자영업자들의 소득지원이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2021년) 상반기까지는 고용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며 "실업자 지원보다는 파견근로자 등 고용유지 지원제도 수혜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집합금지 조치가 얼마나 지속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에 맞게 프리랜서와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소득지원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아빠도 아들도 지원이 필요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취업자는 2724만1000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7만3000명 감소했다. 취업자수는 지난해 3월부터 9개월째 감소세다. 이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월부터 16개월 연속 취업자가 감소했던 시기 이후 최장 기간이다.

연령대로별로 살펴보면 20대 취업자수는 20만9000명 줄어들며 전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30대는 19만4000명, 40대는 13만5000명, 50대는 7만4000명이 각각 감소했는데 60세 이상에서 37만2000명이 증가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취업자는 줄어드는데 실업자는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실업자는 2019년 보다 10만1000명이 늘어난 96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는 특히 20대 청년층에게 가혹했다. 실업률은 20·30·40·50대 등 모든 연령층에서 상승했는데 특히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8.1%를 기록,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1%p(포인트) 올랐다.

전문가들은 특히 청년층 취업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점을 문제로 꼽으면서 청년들의 고용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경직된 기업 구조를 풀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층 고용지표가 개선되기 위해선 기업들의 경직된 고용구조를 풀어내야 한다"라며 "높은 연차에게 높은 연봉을 주는 기존의 경직된 기업구조로는 청년층 취업률을 높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장년층의 재취업과 관련해선 정부 차원의 노인일자리 창출 등 정책이 있다"라며 "청년 취업문제는 단순히 지원금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인력 양성을 위한 수업 지원 등이 더 필요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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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기자 naro@mt.co.kr, 이정현 기자 goro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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