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막장 드라마'도 뭉클하게 만드는 프랑스식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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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 부부 사이를 갈라 놓아줘."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의 한 장면.
당황한 콘스탄스는 "3개월 월세를 안 내도 된다"는 앙리의 제안에 "6개월로 해달라"며 협상(?)에 나선다.
작품은 30여년 전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살아온 70대 독거노인 앙리, 40대가 됐지만 여전히 아버지와 관계가 껄끄러운 아들 폴과 어딘가 엉뚱한 아내 발레리, 그리고 호기심 많은 20대 대학생 콘스탄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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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아들 부부·대학생의 소동극
세대 갈등과 소통 속 웃음·감동 담아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즐길 작품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의 한 장면. 고집 센 노인 앙리가 자신의 집에서 하숙 중인 20대 대학생 콘스탄스에게 말한다. 당황한 콘스탄스는 “3개월 월세를 안 내도 된다”는 앙리의 제안에 “6개월로 해달라”며 협상(?)에 나선다. 첫 만남부터 삐걱거렸던 두 사람이 처음으로 한마음이 되는 순간이다.
설정만 놓고 보면 ‘막장 드라마’를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원작이 프랑스 희곡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황당한 설정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작가 이방 칼베락이 쓴 ‘앙리 할아버지와 나’는 2015년 프랑스 바리에르 재단 희곡상을 수상하고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된 작품. 국내서도 2017년 초연에서 유료 객석점유율 92%를 기록한 뒤 꾸준히 무대에 올라온 흥행작이다.
작품은 30여년 전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살아온 70대 독거노인 앙리, 40대가 됐지만 여전히 아버지와 관계가 껄끄러운 아들 폴과 어딘가 엉뚱한 아내 발레리, 그리고 호기심 많은 20대 대학생 콘스탄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들 부부를 늘 탐탁치 않게 여겨온 앙리가 콘스탄스에게 이들 부부의 이혼을 도와달라고 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이 극을 이끈다.
이들의 소동은 점점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콘스탄스의 유혹 아닌 유혹(?)에 폴과 발레리 부부는 결국 헤어질 위기에 처한다. 앙리는 그런 아들 부부를 보며 안도하지만, 콘스탄스는 뜻하지 않은 결과에 어쩔 줄은 모른다.
파국으로 치달을 것 같던 소동은 예상 밖 반전과 함께 마무리된다. 극 후반부로 접어들면 ‘막장 드라마’ 같은 설정이 사실은 세대 간의 갈등과 소통을 이야기하기 위한 장치였음이 드러난다. 어떻게 보면 억지스러운 마무리지만, 뭉클한 감동을 거부하기는 힘들다. 무엇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앙리 할아버지와 나’의 가장 큰 미덕이다.
초연부터 앙리 역으로 함께 해온 배우 신구, 이순재가 이번에도 번갈아 무대에 올라 웃음과 감동을 전한다. 콘스탄스 역에는 권유리, 박소담, 채수빈이 캐스팅됐다. 조달환, 김대령, 이도엽이 폴 역을, 김은희, 유담연, 강지원이 발레리 역을 맡았다. 오는 2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한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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